일본, 전쟁가능한 ‘보통국가’ 전환…바이든·기시다 “동맹투사” 초밀착
양국, 한국도 중요하게 언급
기시다, WP와 인터뷰하면서
“尹, 약속·결단에 흔들림 없어”
1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미국 방문 전 일본 도쿄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동에서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동아시아의 안보 환경 속에서 지금 세계는 역사적인 전환점에 직면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일본계 미국인이 수작업으로 만든 다리 3개 탁자와 미국 유명 가수 빌리 조엘이 서명한 석판화와 미국을 상징하는 노래가 담긴 빈티지 레코드판을 선물했다.
기시다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지난 1월 강진이 발생한 혼슈 중부 이시카와현 노토반도의 전통 칠기인 ‘와지마누리(輪島塗)’를 선물했다. 일본 중요무형문화재인 와지마누리는 독자적인 색채와 광택을 내는 아름다운 칠기로 알려졌다.
10일에는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공동 기자회견과 국빈 만찬을 함께 했다. 만찬에 서 질 바이든 여사는 9일 언론에 만찬 콘셉트인 ‘활기찬 봄 정원’과 메뉴를 직접 공개했다.
이어 기시다 총리는 11일 의회 합동연설과 미·일·필리핀 첫 3국 정상회의, 12일에는 노스캐롤라이나주 도요타 전기차 배터리공장 예정지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일본 총리의 국빈 방미는 2015년 아베 신조 당시 총리에 이어 9년 만이다.
그는 인터뷰에서 “미일 동맹이 정상 간의 관계를 넘어 의회, 정부, 지방자치단체, 기업 사이 관계를 포함한다”고 강조했다. 기시다 총리는 또 바이든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동참하면서 “오늘의 우크라이나는 내일의 동아시아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강력히 대응하지 않을 경우 중국의 대만 공격을 대담하게 만들고 인도·태평양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번 방미중 한미일 3국 공조도 재확인했다. 기시다 총리는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언급하면서 “적어도 내 경험상으로 그의 약속이나 결단에 있어서 흔들림이 없었다”면서 윤 대통령과의 관계가 한일 간 신뢰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번 국빈방문을 계기로 미·일 관계를 ‘동맹 보호(protection)’에서 ‘동맹 투사(projection)’시대로 나아간다고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 동등한 입장에서 전략적 목표 달성을 위해 함께 힘을 투영한다는 의미다.
일본은 국내총생산(GDP)의 1%이던 국방예산을 2%로 증액했고, 대응 타격 능력을 확대했으며, 방위기술 수출을 허용하는 등 세계 2차대전 패전이후 70여 년간 ‘금기사항’으로 여겨지던 5가지 정책을 최근 변경했다. 이로써 일본은 전쟁을 할 수 있는 나라로 전환을 뜻하는 ‘보통국가화’에 한 발 더 다가섰다.
미 당국자는 “동맹투사는 신뢰할 수 있는 억지력을 확대하는 것”이라며 한미일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 미·일·필리핀 첫 정상회의, 대중국 견제를 위한 4개국 안보협의체인 쿼드 등에 일본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국 정상은 미국 내 반발로 인해 답보상태인 일본제철의 미국 US스틸 인수건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논의하지 않기로 했다. 미국 당국자는 “미일 관계는 하나의 상업적 거래보다 더 크고 중요하다”면서 철강 인수합병(M&A) 논쟁이 양국관계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11일 열리는 미국, 일본, 필리핀 첫 정상회의에서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에너지안보, 해상협력, 기술·사이버안보, 핵심인프라 공동 투자 등을 담은 새로운 이니셔티브(구상)을 발표한다. 미·일·필리핀 3국은 남중국해에서 해군 공동순찰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중국의 강압적 행동에 함께 대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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