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플랫폼톡]없던 시장을 만드는 숙명, 창업

2024. 4. 10.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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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은 코딧 대표.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시장을 만들거나 없던 제품을 특정한 방식으로 판매하기 시작한 기업을 '카테고리 크리에이터'라고 부른다. 대표적으로 아마존웹서비스(AWS), 세일즈포스(Salesforce), 드롭박스(Dropbox), 에어비앤비(Airbnb) 등이 있다. 카테고리 크리에이터는 복잡하고 비싼 서비스를 많은 고객들이 쉽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접근할 수 있는 기술을 활용한다.

코딧은 기업이 겪는 규제 리스크를 기술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B2B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이 분야의 카테고리 크리에이터가 되기 위해 약 4년 전, 인공지능(AI) 하이라이팅 서비스인 라이너의 CTO와 함께 창업했다. 입법, 규제, 정책, 언론 등 다양한 데이터를 자동으로 수집한 후 맞춤형 알림을 주는 것으로 시작해 주요 인사이트를 포함한 리포트 생성, 핵심 이해관계자들과의 네트워킹 그리고 20년 이상의 전문가 풀을 활용한 전략 컨설팅을 통해 액션까지 도출할 수 있는 원스톱 플랫폼으로 진화해가고 있다.

규제 영역의 새로운 서비스 카테고리를 만들어가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해내야 하는 이유는 분명했다. 규제는 생각보다 다양한 사이즈의 모든 기업이 마주하게 되는 영역이다. 자주 변경되는데 놓치기도 쉬운 구조라 천문학적인 과징금을 물어야 할 수도 있고 투자 유치 및 IPO가 무산되기도 한다. 규제 및 대외정책 영역은 범위가 넓고 제어하기 어려운 여론 등이 갑자기 생겨 사업을 접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기업이 영위하는 비지니스 영역은 점점 다양하고 복잡해지고 있어 내부에 훌륭한 전문인력이 있을지라도 모든 리스크를 커버한 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이 영역에 기술을 접목해 고객들의 문제를 더 합리적이고 효과적으로 해결하자는 미션으로 시작했다.

포천 비즈니스 인사이트(Fortune Business Insight)는 규제에 기술을 결합한 서비스인 레그테크 시장이 2032년까지 1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 예측했다. 채용, 고객관리, 커뮤니케이션 등에 기술을 적용한 성공적인 기업용 서비스가 많이 나왔다면 이젠 규제 관리 영역이 그 차례가 됐다고 본다. 과거엔 규제 리스크 관리를 옵션으로 생각했다면 이제는 선제적인 관리가 필수다. 문제가 더 커진 후에 해결하려면 훨씬 많은 비용을 써야하고 기업의 평판이 회복하기 힘든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코딧의 고객사들은 컴플라이언스에 진심인 기업들이다. 사업적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고객을 보호하고 규제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선제적인 투자를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기업들이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더 크게 성장한다. 그리고 이젠 이런 기업들에 투자하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더 큰 이익을 가져온다는 것이 증명돼 투자 유치와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럼에도 없던 시장을 만들어가는 것은 어렵고 외로운 여정이다. 이것이 창업가의 숙명이기도 하다. 개척하는 시장의 문제를 꼭 풀어야만 하는 이유가 있어야만 이 길을 계속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창업은 매우 고통스럽고 어렵기 때문에 하지 말라고 막는 사람들이 주변에 더 많을 것이다. 특히,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서 포기하라는 말을 더 자주 듣게 될 것이다. 연쇄 창업가인 일론 머스크조차 창업은 매우 어렵다면서 “응원이 필요하다면 창업하지 말라(If you need inspiring words, don't do it)”는 명언을 남겼다.

다행히 대부분의 정답은 고객에게 있다. 그래서 막막할 때마다 찾아가야 하는 사람은 고객이다. 고객이 가진 문제를 해결하는 데 미쳐있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 스타트업이다. 화려한 타이틀이나 멋진 사무실 그리고 자유로운 분위기 등 남들이 바라보는 스타트업의 모습은 모두 허상일 뿐이다. 창업의 길에 들어섰다면 실제로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어야 한다. 고객들은 그 노력에 기꺼이 비용을 지불할 것이며 이런 노력이 쌓여 어느새 없던 시장이 만들어지고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길이 당연한 길이되는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

정지은 코딧 대표 june@thecodi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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