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의 기준을 제시하는 가구 디자이너

매거진 2024. 4. 1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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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하고 편안한 삶을 위한 기준이 되는 가구를 만든다.

목재 가구 스튜디오 스탠다드에이의 류윤하 대표를 만났다.

류윤하 대표는 홍익대학교에서 가구디자인과 목공예를 공부한 뒤 디자인 회사에 다녔다.

류 대표에게 좋은 가구, 좋은 공간은 무얼까 질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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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 만드는 사람들 : 스탠다드에이 류윤하

지속가능하고 편안한 삶을 위한 기준이 되는 가구를 만든다. 목재 가구 스튜디오 스탠다드에이의 류윤하 대표를 만났다.

Ⓒ변종석
#기준을_지키되_하나를_더한다

지난 2011년도에 시작한 스탠다드에이. 류윤하 대표는 홍익대학교에서 가구디자인과 목공예를 공부한 뒤 디자인 회사에 다녔다. 그때 직접 디자인한 물건이 판매되는 것에 재미를 느꼈다. 하지만, 아이디어 상품은 오래 사용되지 못하고, 쉽게 휘발되는 것 같아 이 일을 지속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생겼다. 그렇게 독일 베를린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났다. 저녁 6시만 되면 모든 상점이 문을 닫았다. 자연스레 집에서 ‘생각’할 시간이 많아졌다. 베를린에 살아보니 중고 시장이 매우 많았다. 현지 사람들은 물건 하나를 사더라도 오래 고민한 뒤 구매했고, 구매한 물건은 오래 썼다. 그 물건을 못 쓰는 상황이 되면 다시 중고 시장에 보냈다. 이 모습을 보고 한국에 돌아가면 ‘긴 흐름의 가구’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번뜩였다.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제품은 테이블 02, 03과 체어 02, 03이다. 아무래도 우리나라는 아파트 거주 인구가 대다수이고 최근에는 붙박이 가구가 많고 스탠드형 TV도 늘어났기에 다른 품목의 가구는 살 일이 많이 줄었다는 것도 이유가 될 것이다.
스탠다드에이를 세상에 각인시킨 서울 회현동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Piknic 프로젝트. Piknic 1층에 자리한 커피하우스 겸 와인바 Kafe Piknic을 위한 가구를 담당했다. 특히 16장의 상판을 하나로 연결하여 18m 길이의 테이블을 제작해 화제가 되었다.

가구 디자인을 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은 ‘이 제품이 얼마나 오랫동안 쓰일까’이다. 오래 쓰이려면 유행을 타거나 과한 디자인이면 안 되므로, 기준에 충실하고자 했다. 브랜드명도 기준, 표준이 되는 물건이라는 뜻의 ‘스탠다드(Standard)’에 ‘알파(α)’를 더한다는 의미로 지었다. 기준이 되는 물건에 더하기 하나. 더하는 것은 역사와 스토리일 수도, 디자인이나 위트일 수도 있다.

매스스터디스와 함께한 원불교 원남교당 프로젝트. 오직 하나의 종교 건축물을 위한 가구와 집기 전반을 디자인하고 제작한 건 처음이었고, 규모를 포함해 난이도 면에서도 스탠다드에이의 지난 10여년의 기록을 수월하게 뛰어넘었다. 류 대표는 이 프로젝트를 하면서 건축물의 기초 공사와 동시에 가구 작업에 들어가 공간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고 이 경험이 무척 값졌다고 소회를 밝혔다.
Standard, For a Stable Life
단단하고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인 삶을 위한 기준
한국 현대 건축의 선구자인 건축가 김중업의 대표작이자, 한국 현대 건축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주한프랑스대사관 업무동은 지난해 4월, 6년여의 리모델링 끝에 건축가 김중업의 설계 원형으로 복원되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스탠다드에이는 건물로 이어지는 계단의 난간과 손스침의 복원을 맡았다. 현장에서 볼트 조립만으로 설치를 완성해야 했기에, 수십 번의 가상, 실물 모델링 작업을 진행하며 결과물을 조금씩 다듬어 나가는 과정을 거쳤다.
스탠다드에이는 늘 어떻게 하면 ‘다르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 왔다. 류 대표는 그 다름의 가장 큰 부분이 바로 ‘팀원들’이었다고 전한다. 어떤 창작물이든 만드는 사람의 기분이 퀄리티에 영향을 준다는 말에 동감하므로 직원들의 기분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우리는 즐겁게 일하고 있고 그렇기에 좋은 제품이 만들어진다는 것을 고객분들께도 보여드리고 싶어서 직원들 화보도 찍고 아카이빙 작업, 각종 사내 행사를 개최해 직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한다.
우아한형제들 헤드 오피스 프로젝트는 스탠다드에이가 이렇게 넓은 면적을 채울 규모의 가구 자체 제작을 소화해낸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이다. 부서별 혹은 개인별 업무 공간 및 휴게 공간, 회의실, 임원실 가구를 모두 스탠다드에이에서 제작 및 설치했다. 이후로 2~300평대 이상 큰 규모의 프로젝트 의뢰가 많아졌다.
한국의 가구 브랜드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표 브랜드로 나아가고 싶다는 스탠다드에이의 서울 마포구 서교동 쇼룸. 따뜻한 분위기의 단독주택처럼 꾸며진 큰 규모의 쇼룸에서 스탠다드에이의 가구들을 직접 만나볼 수 있다.
#좋은_가구란_버려지지_않는_가구

류 대표에게 좋은 가구, 좋은 공간은 무얼까 질문했다. 류 대표는 이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아봤고, 그만큼 많이 고민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좋다는 것은 버려지지 않는 것”이라고 말한다. 버려지지 않으려면 우선 기능이 중요하다. 그런데 기능이 다해도 버려지지 않는 것들이 있다. 그건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란다. 좋은 것 이상의 애정이 생긴 거다. 가구에 애정이 생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스탠다드에이 류윤하 Ⓒ변종석

먼저 할머니가 쓰시던 의자, 어머니가 물려주신 책상 등 사용자 스스로 애정이 붙은 경우가 있다. 다음으로는 제작자가 이야기를 제공해 사용자로 하여금 애정이 생기게 만드는 경우이다. 제작자가 가구를 왜 이렇게 디자인했는지, 어떤 연구와 과정을 통해 만들었는지 등을 상세히 설명하는 것이다. 스탠다드에이도 이를 위해 노력한다.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스탠다드에이 구성원들의 사진이 나온다. 이야기들이 모이면 저절로 브랜딩이 되고, 서사가 모인 가구와 공간이 좋은 것이라고 여기는 까닭이다.


브랜드 정보_ 스탠다드에이 인스타그램 standard.a_furniture | http://standard-a.co.kr

기획_ 오수현 | 사진_ 변종석, 브랜드 제공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4년 4월호 / Vol.302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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