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는 방랑자 홍대광의 백패킹 노하우

리빙센스 2024. 4. 10.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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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ring Outdoor Lifestyle Guide -Part 1.

노래하는 방랑자

부드러운 음색이 매력적인 싱어송라이터 홍대광의 오랜 취미는 의외로 거친 오지로 떠나는 백패킹. 자연에서 치유받는 11년 차 백패커 홍대광과 나눈 캠핑 이모저모.

 자연과 함께할 때 행복한 홍대광.
가방 하나만 챙기면 어디든 떠날 수 있다는 게 백패킹의 매력.

어쩌다 백패킹에 빠지게 됐나요?

음악 작업 중에 받는 스트레스도 풀 겸 20대 시절 여행을 참 많이 다녔어요. 자연스레 '나는 화려한 도시보다 날것 그대로의 자연에 더 끌리는 사람이구나'라는 걸 알게 됐죠. 뉴질랜드, 스위스처럼 경관이 아름다운 해외 여행지를 다니다 국내에서 자연과 가깝게 있을 수 있는 여행지가 어디일까 찾아 봤어요. 그때 우연히 친구가 백패킹을 권유하더라고요. 그렇게 떠난 첫 여행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10년 넘게 취미로 이어오고 있습니다.

첫 캠핑은 어디로 떠났어요?

인천 굴업도요. 굴업도가 한국의 갈라파고스라고 불리는 거 아세요? 당시 백패커들 사이에서 한참 핫한 여행지였어요. 인천으로 향하는 길에 도로변 노점에서 팔던 캠핑 장비를 잔뜩 사서 곧바로 섬으로 떠났죠. 덕적도에서 굴업도까지 다시 배로 2시간. 배에서 내리니까 사슴이 지나가고 나무는 울창 하니, 어느 외국의 섬에 도착한 것처럼 이국적인 풍경이 펼쳐졌어요. 바다 가까이에 텐트를 쳤는데 밤이 되니 혼자라서 좀 무서워졌거든요. 근데 하늘을 바라보니 별이 쏟아질 것처럼 가득한 거예요. 두려움은 금세 가시고 그 풍경에 완전히 취해 버렸죠. 도심에서 받은 스트레스와 고민이 씻기듯 내려 가면서 해방감까지 느껴졌어요.

10년 전에는 캠핑이 지금처럼 대중적인 취미는 아니었잖아요. 주로 어디서 정보를 얻었나요?

맞아요. 워낙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사람들 자체가 적다 보니 캠핑을 떠나더라도 누군가와 함께 가기보다는 혼자 떠나는 마니악한 취미에 가까웠죠. 정보는 주로 '초보캠핑', '차박은 내친구'라는 네이버 카페에서 얻었습니다. 요즘에는 인스타그램에서 정보를 주로 얻어요. 캠핑은 날씨를 타니깐요. 실시간으로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사진을 보고 옷과 장비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참고하는 편이에요.

고도가 높은 설산에서만 볼 수 있는 장엄한 풍경.
자연과 음악은 그의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2가지다.

많고 많은 것 중에 캠핑을 취미로 삼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백패킹은 준비 없이 훅 떠날 수 있는 글램핑보다는 준비하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 장비를 능숙하게 다루려면 연습도 꽤 필요해요. 그 대신 들인 노력만큼 완수했을 때 그에 비례하는 보상을 받죠. 저는 캠핑에서 하프 마라톤 하나를 완주했을 때 받는 정도의 성취감까지 느끼거든요. 스트레스를 풀며, 다시 본업으로 돌아왔을 때도 원동력이 되어줄 수 있는 이만한 취미가 또 있을까요? 그러니 굳이 취미로 고생스러운 일을 자처해야 하냐고 생각하는 분들은 지금이라도 자연을 벗 삼아 캠핑을 떠 나보세요. 힘든 만큼 나에게 돌아오는 기쁨도 클 겁니다.

캠핑은 '돈 많이 드는 취미'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은데요. 정말 그런가요?

백패킹은 욕심만 버리면 정말 저렴한 비용으로 즐길 수 있어요. 혼자 오지로 떠나다 보니 누군가에게 과시하기 위해 비싼 장비를 사야 할 필요도 없죠. 오토캠핑 역시 초반에는 장비 욕심을 버리고 저렴한 제품들로 캠핑을 제대로 경험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아요. 가까운 다이소도 좋고, 네이처하이커처럼 제품력 대비 가격이 괜찮은 브랜드도 많고요.

10년간 떠났던 캠핑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을 꼽자면요?

한겨울에 떠난 강원도 정선의 두이봉이요. 당시 영하 20˚C 밑으로 내려갔던 터라 만반의 준비를 하고 떠났는데도 살을 에는 추위가 이거구나 느꼈죠. '와 내가 이런 눈 위에서 죽지 않고 살아남았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웃음). 겨우 추위를 참고 잠이 들었다가 새벽에 눈을 떴는데, 그때 눈앞에 펼쳐진 설산의 설경이란...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발자국이 하나도 남지 않은 깨끗한 흰 눈을 밟으면 나는 뽀드득거리는 소리가 얼마나 좋았는지 몰라요. 많은 백패커들이 겨울 설산에서의 백패킹이 난도는 높지만 만족감도 그만큼 크다고 말하는 이유가 있더라고요.

봄에 떠난 캠핑 중에 좋았던 순간도 있을까요?

봄 캠핑은 벚꽃의 유무가 정말 중요한데, 그게 운이 따라줘야 하는 일이에요. 어떨 때는 시기를 맞춰 간다고 떠났는데도 그 전날 폭풍이 와서 벚꽃이 다 떨어져 있을 때도 있었어요. 그런데 운 좋게도 한 번은 만개한 벚꽃이 이제 막 지기 시작할 때 캠핑을 떠난 적이 있어요. 바람이 한 번 불 때마다 분홍색 꽃잎이 비처럼 우수수 쏟아지는데.... 마침 캠핑장 이름이 '꿈꾸는 캠핑장'이라 진짜 꿈꾸는 것 같은 기분마저 들더라고요(웃음).

인생 첫 백패킹이었던 굴업도에서 찍은 사진. 장비도이날 새롭게 구매한 것이다.

편한 호텔 두고 번거롭게 캠핑을 왜 가냐는 사람들에게 백패킹의 매력을 전파해 주세요.

국내에서는 보통 경치가 아름다운 곳 주변에서 묵으려면 '바다 뷰'다 뭐다, 그 경치를 보기 위한 비용을 더 지불하잖아요. 정작 도착하면 자연을 그저 창문 너머로 바라만 볼 뿐인데요. 백패킹은 가방 하나만 있으면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아 훼손 되지 않은 자연과 온전히 하나가 될 수 있어요. 사람은 반드시 자연과 친해져야 한다고 믿거든요. 과정은 힘들어도 막상 자연 안에 발을 들이면 그 시간 동안 값으로 매길 수 없는 치유를 받게 되죠. 그게 백패킹의 매력이에요.

'초보 캠퍼'에게 꼭 지켜야 하는 캠핑 매너를 알려주신다면요?

백패킹을 떠나보면 알겠지만, 일상 소음이 곁에 늘 함께하는 도시와 달리 자연은 정말 적막해요. 자연스레 몇 킬로미터 반경에 있는 소리도 들릴 만큼 청각이 예민해지죠. 멀리서 등산하며 휴대폰으로 재생하는 음악조차 귀에 닿을 정도로요. 고요함을 즐기러 떠나는 분들도 많기 때문에 저는 음악은 꼭 이어폰으로 들으려고 해요. 다만 돌발 상황이 일어날 수 있는 만큼 커널형이 아닌 오픈형 이어폰으로. 그리고 야생동물이 음악 소리를 듣고 사람이 있다고 인식하면 도망가 버려서 동식물 보호 차원으로도 스피커보다는 이어폰이 좋죠. 또 하나 중요한 캠핑 매너가 있다면, '왔던 자리가 티 나지 않게 다시 돌아가자'. 어떻게 보면 가장 중요한 매너라고 할 수 있어요.

장기간 캠핑을 즐긴 만큼 보유한 캠핑 장비도 어마어마하겠어요.

이미 장비 욕심을 부릴 시기가 지나기도 했지만 더 이상 구매할 필요성을 못 느껴요. 작업실 한쪽에도 캠핑 장비가 입구를 막을 정도로 쌓여 있어 볼 때마다 한숨이 나오기도 하고(웃음). 텐트만 10개가 넘어요. 그중에서 가장 아끼는 장비를 꼽자면 영화 <윌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에서 주인공 이 착용한 가방이기도 한 잔스포츠의 캠핑 전용 가방 스카우트64이예요. 이제는 시장에서 구할 수도 없는 한정판 아이템이죠. 얼마나 소중하냐면, 개봉도 못 하고 품고 있을 정도 입니다(웃음).

유튜브 채널에서 캠핑장을 콘셉트로 촬영한 라이브 상을 봤어요. 캠핑을 콘텐츠로 하는 상을 본격적으로 찍을 계획이 있나요?

경치 좋은 곳으로 제대로 백패킹을 떠나고, 그곳에서 라이브 로 영상을 찍으며 올려보고 싶어요. 백패킹에서 풍경을 더 잘 담고 싶어 드론 자격증까지 땄거든요? 저 드론 날리는 데 재능이 좀 있더라고요. 기왕이면 그 재능을 활용해 보려고 합니다(웃음). 사진 찍는 걸 좋아해서 카메라도 꽤 있고, 캠 핑 장비는 이미 충분하니깐 정말 촬영만 하면 되겠네요.

백패킹 장비에서 가격을 좌지우지하는 건 결국 무게의 차이. 컵, 수저와 같은 경우는 0.5g 차이로 10만~20만원이 훌쩍 올라가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어요. 그러니 기왕 돈을 투자한다면 텐트와 가방에 힘을 쏟으세요. 백팩은 미스테리랜치를, 텐트는 원티그리스의 제품을 추천합니다.

BACKPACKING ITEM

10년차 백팩커가 추천하는 백팩&텐트

원티그리스

원티그리스의 백패킹 전용 텐트 '부쉬크래프트'를 추천한다. 텐트 하나로 그늘막까지 칠 수 있기 때문에 짐을 가능한 가볍게 싸야 하는 백패커에게는 특히 더 유용한 제품.

문의 moonrivermountain.kr

미스테리랜치

백패킹용 가방으로 추천하는 캠핑 브랜드. 미스테리랜치의 백팩은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되어 편안하면서도 수납력이 뛰어나고 내구성도 좋다. 군용 가방처럼 무심한 디자인이 멋스럽기도.

문의 mysteryranch.co.kr

CAMPING FOOD IDEAS

캠핑의 정취를 살려줄 먹거리

하리보 샤말로우

캠핑 푸드에서 빠질 수 없는 마시멜로. 하리보의 샤말로우는 마시멜로에 달콤한 초콜릿이 더해진 제품으로 한번 먹어보면 멈추기 힘들 정도로 필수 캠핑 간식이다. 해외 배송으로 한 박스 정도는 구비해 놓고 캠핑을 떠날 때마 다 꼭 가져가 보길.

문의 haribo.co.kr

AUTO–CAMPING ITEM

오래 보아도 좋은 오토 캠핑 아이템 추천

노르디스크

가격대가 높아도 오래 쓸 만한 텐트를 찾는다면 덴마크의 아웃도어 브랜드 노르디스크의 텐트를 추천한다. 디자인도 훌륭하지만 특히 면 텐트 아스가르드는 무겁긴 해도 온도와 습도 유지가 잘되기 때문에 쾌적한 사용감을 자랑한다.

문의 nordisk.co.kr

BEGINNER–CAMPING SPOT

시작하는 캠퍼를 위한 캠핑장

꿈꾸는 캠핑장

벚꽃 캠핑지로 캠퍼들 사이에서 특히 입소문 난 곳. 경남에 있어 서울에서 무척 멀 것 같지만 길이 막히지 않으면 자동차로 3시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다. 울창한 소나무 숲과 1급수의 청정 계곡을 끼고 있어 사계절 내내 자연경관이 뛰어나다.

위치 경남 합천군 봉산면 서부로 4324(김봉리)

문의 cafe.naver.com/artandcamping

모곡밤벌유원지

홍천강을 끼고 있어 여름철에 특히 사람이 몰리는 캠핑장. 부드러운 모래가 아닌 자갈밭에서 즐기는 캠핑은 또 다른 매력이 있다. 야영장 안에 샤워가 가능한 화장실과 마트까지 있어 이곳에서는 캠핑의 난이도가 확 낮아진다.

위치 강원도 홍천군 서면 밤벌길 133(모곡리)

문의 033-434-0454

CREDIT INFO

editor권새봄

캠핑 푸드에서 빠질 수 없는 마시멜로. 하리보의 샤말로우는 마시멜로에 달콤한 초콜릿이 더해진 제품으로 한번 먹어보면 멈추기 힘들 정도로 필수 캠핑 간식이다. 해외 배송으로 한 박스 정도는 구비해 놓고 캠핑을 떠날 때마 다 꼭 가져

백패킹용 가방으로 추천하는 캠핑 브랜드. 미스테리랜치의 백팩은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되어 편안하면서도 수납력이 뛰어나고 내구성도 좋다. 군용 가방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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