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고 닦은 SI 역량, 글로벌 진출 외치지만 여전히 안방 장사

이재현 기자 2024. 4. 10. 06:5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S리포트-그룹 전산실로 전락한 SI]③국내 SI 기업 수출 비중 여전히 낮아
[편집자주] 그룹 전산실에서 출발해 주식시장에도 상장한 주요 시스템통합(SI) 대기업들이 여전히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어 관심이 모인다. 매출 대부분을 계열사 내부거래에 의존하며 해마다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안정적인 사업 구조는 자체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오히려 걸림돌이 되고 있다. 주주가치 제고에도 나서야 하지만 그룹 내 자회사 상황에 따라 실적이 흔들린다. 해당 SI 기업들은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을 추진해 새로운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지만 투자 대비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내 시스템통합(SI) 기업들이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사업에 나서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글 쓰는 순서
①초조한 SI 4총사, 미래 먹거리 발굴에 사활… 희망 있을까
②내부거래로 먹고 사는 SI... 매출 호조에도 웃을 수 없는 이유
③갈고 닦은 SI 역량, 글로벌 진출 외치지만 여전히 안방 장사


그룹사의 시스템 구축 및 운영·관리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국내 시스템통합(SI) 기업들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으로 글로벌 진출 활로 개척에 나섰다. 단순한 클라우드 전환을 넘어 빅데이터, 생성형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지만 수출 비중은 제자리걸음이다.


국내 SI 기업들의 수출 비중은


국내 SI 기업들은 그룹 계열사의 사업을 수주하는 비중이 높아 안방장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대기업의 전산실'이라고 불리던 SI 기업들이 기존 역할에서 벗어나 AI와 클라우드 등 사업을 통한 수익 다각화에 나서고 있지만 안방 장사라는 지적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국내 매출 대비 수출 비중이 낮고 이마저도 계열사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

포스코그룹 SI 업체로 그룹 내 정보통신(IT) 솔루션 기반 디지털 전환 사업을 담당하는 포스코DX는 지난해 매출 1조4859억원 가운데 수출 비중은 6.0%(885억7137만원)에 그쳤다. LG그룹 계열 SI 서비스 기업 LG CNS는 지난해 전체 매출(5조6053억원)에서 18.6%(1조432억원)가 수출로 발생했다. 2022년 해외 매출 비중이 14.7%이었던 것과 견줘 소폭 늘었다.

IT 서비스(클라우드)와 물류가 주요 사업인 삼성SDS는 지난해 국외 매출 8조438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매출(13조2768억원)의 74%에 육박하지만 이는 IT 서비스보다 물류 서비스에서 발생한 매출로 보여진다. 롯데이노베이트(전 롯데정보통신)는 지난해 매출(1조1967억원) 중 수출 비중이 경쟁사와 견줘 가장 낮은 4%(371억6200만원)를 기록했다.

이마저도 현지 고객사 대상이 아닌 자체 그룹사 해외 법인의 SI 사업을 수주한 비중이 높다. SI 기업들의 매출 성장세는 독자적인 경쟁력보다는 그룹 전체의 실적에 달려 있는 셈이다. 실제로 지난해 IT 서비스 기업들의 계열사 매출 의존도는 각각 ▲포스코 DX 90.4% ▲LG CNS 58% ▲삼성 SDS 73.6% ▲롯데이노베이트 66.3%를 기록했다.


신성장동력 확보 잰걸음


IT 서비스 기업들은 클라우드나 AI 기술 확보를 통해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최근 IT 서비스 기업들은 비즈니스 영역 확대를 위해 글로벌 진출 및 해외 국가 프로젝트 수주를 따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SI 사업만으론 해외 경쟁력 떨어지는 만큼 클라우드나 AI 기술 확보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해 수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디지털 전환(DX) 속도가 빨라 클라우드 등의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포스코DX는 스마트팩토리 기술 등을 해외에 적용하면서 글로벌 진출을 노린다. 포스코퓨처엠을 통한 캐나다 퀘벡 양극재 1단계 SF 통합시스템 구축 사업이 대표적인 해외 수주 사례다. 이 밖에도 제조 현장에 AI를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려고 하고 있다. 포스코DX는 그룹사 고유의 특화 대규모언어모델(sLLM)을 개발하고 있으며 올해 말부터 실제로 작동하고 효용이 있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LG CNS는 지난해 기업 고객을 위해 선보인 생성형 AI 플랫폼 'DAP 젠AI'를 활용할 계획이다. 기업고객은 거대언어모델(LLM)을 활용해 데이터 학습·분석을 해서 기업에 알맞은 생성형 AI를 만들 수 있다. 현신균 대표는 "회사가 더욱 성장하기 위해선 비즈니스 영역 확대를 위해 글로벌 진출이 필수적"이라며 "기회가 있다면 글로벌로 진출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한다"며 해외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삼성SDS는 올해를 클라우드 기반의 통합 공급망 관리 솔루션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올해 클라우드 설비 투자를 5000억원 이상으로 늘려 클라우드와 AI 시장을 키운단 방침이다. 지난해 CES2024에서 선보인 AI 플랫폼 '패브릭스'와 협업 솔루션 '브리티 코파일럿' 사업을 본격화하며 수익을 내는 것도 목표로 삼았다.

롯데이노베이트는 CES 2024에서 주목 받은 초실감 메타버스 플랫폼 '칼리버스'를 하반기에 상용화할 계획이다. 또 전기차충전 자회사인 이브이시스를 바탕으로 북미와 일본, 인도네시아 등 본격적인 글로벌 사업 확장에 나선다.

업계 관계자는 "클라우드 서비스나 생산형 AI 기술 개발을 통한 생산성 향상은 이미 SI 기업들의 시대적 트렌드"라며 "해외 경쟁력은 아직 뛰어나지 않지만 기업간거래(B2B) AI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한 기업들의 수혜는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재현 기자 jhyunee@mt.co.kr

Copyright © 머니S & money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