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조한 SI 4총사, 미래 먹거리 발굴에 사활… 희망 있을까

양진원 기자 2024. 4. 10.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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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리포트 - 그룹 전산실로 전락한 SI]②계열사 실적에 흔들리고 신사업 성장성 의문
[편집자주] 그룹 전산실에서 출발해 주식시장에도 상장한 주요 시스템통합(SI) 대기업들이 여전히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어 관심이 모인다. 매출 대부분을 계열사 내부거래에 의존하며 해마다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안정적인 사업 구조는 자체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오히려 걸림돌이 되고 있다. 주주가치 제고에도 나서야 하지만 그룹 내 자회사 상황에 따라 실적이 흔들린다. 해당 SI 기업들은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을 추진해 새로운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지만 투자 대비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황성우 삼성 SDS 대표이사. /사진=삼성 SDS
▶글 쓰는 순서
①내부거래로 먹고 사는 SI… 매출 호조에도 웃을 수 없는 이유
②초조한 SI 4총사, 미래 먹거리 발굴에 사활… 희망 있을까
③갈고 닦은 SI 역량, 글로벌 진출 외치지만 여전히 안방 장사
대기업 시스템통합(SI) 기업들이 미래 먹거리을 찾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룹 계열사의 시스템 통합(SI)과 운영·유지보수(SM)에 의존해 수익을 창출하던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주요 고객이 계열사다 보니 이들 기업의 실적이 부진할 경우 타격이 크다. 대기업 SI 업체들은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등 신사업을 고리로 리스크를 줄여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는 데 사활을 걸었다.


신사업 사활 건 SI기업들… 사명까지 바꿨다


고두영 롯데이노베이트 대표(왼쪽에서 두번째)가 임원들과 함께 현판 제막식을 가지고 있다. /사진=롯데이노베이트
LG CNS는 지난해 10월 'DAP 젠AI(GenAI)'을 출시한 데 이어 지난 1월 기업용 AI 기술 연구와 사업을 총괄하는 'AI 센터'를 신설했다. 현재 200여명이 근무 중인 AI 센터는 ▲언어·비전·데이터·AI엔지니어링 등 4대 AI 랩(LAB)으로 이뤄진 'AI연구소' ▲생성형 AI 사업 발굴을 담당한 '생성형 AI 사업단' ▲AI 사업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AI사업담당'을 한데 모은 조직이다. LG CNS는 금융·제조·유통·공공 등 산업분야 기업과 AI 적용을 논의하면서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삼성SDS는 지난해 하반기 삼성SDS연구소 안에 신사업 관련 선행 기술을 연구하는 조직인 '엑스테라랩'을 별도로 세웠고 올해 1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에서 자사 생성형AI '브리티 코파일럿'을 공개했다. 현장 물류 과정에 IT 기술을 적용, 세부적인 업무 과정이 체계적으로 완성될 수 있게 디지털전환을 추진 중이다.

포스코DX도 로봇을 강도 높은 위험한 산업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 컨설팅, 설계, 시스템 구축 등 로봇 자동화를 전담하는 로봇자동화센터를 올해부터 가동하고 지난 1월 기술연구소에서 AI 기술센터를 분리 신설한 후 철강, 2차전지 등 포스코그룹에 적용할 수 있으면서 제조 현장에 특화된 AI 기술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AI, 디지털 트윈, 로봇 기술을 융합해 생산현장의 스마트팩토리를 선도적으로 구축하겠다는 의지다.

롯데정보통신은 사명까지 바꿨다.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글로벌 혁신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의지를 담은 '롯데이노베이트'로 새롭게 출발한다. 롯데이노베이트는 자회사 이브이시스를 통해 전기차 충전 사업을 영위하고 있고 자회사 칼리버스와 CES 2024에서 메타버스 플랫폼 '칼리버스'를 공개하는 등 글로벌 메타버스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신사업 외연 확장 구조상 불리… 아직까진 성과 미지수


개발자의 코딩 업무를 지원하고 있는 LG CNS AI를 연출한 모습. /사진=LG CNS
공격적으로 신사업을 나섰지만 성공 가능성엔 의문부호가 달린다. 삼성SDS를 제외하면 신사업 매출 비중이 10% 미만인 탓이다. 태생이 대기업 그룹 전산실이었던 만큼 독립적인 외연 확장은 한계가 뒤따른다는 지적이다.

계열사 상황에 좌지우지되는 경영 환경이 걱정거리다. 포스코DX는 주 매출처인 포스코퓨처엠 등 이차전지 업계 시장 상황이 악화하면서 새로운 성장 요소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LG CNS 역시 LG화학, LG생활건강의 실적 부진이 이어진 여파를 피하기 힘들다.
자체 동력이 떨어지고 기업 경쟁력이 외부 사정에 의해 흔들린다면 기업 가치를 제고하는 길은 요원하다.

내부거래에서 벗어나기 위해 추진 중인 신사업도 성과를 찾아보기 어렵다. 롯데이노베이트 메타버스를 맡은 칼리버스의 당기순손실은 2022년 28억3000만원, 지난해 27억6000만원으로 적자를 거듭했다. 전기차 충전 자회사 이브이시스도 같은 기간 2022년 29억5000만원, 작년엔 28억3000만원을 기록했다.

삼성SDS는 물류 사업에서 고전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이 전년과 견줘 23% 준 13조2768억원,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1.8% 감소한 8082억원에 머물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특수로 글로벌 운임과 물동량이 크게 올라 물류 사업이 반짝 성과를 냈지만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에 접어들면서 이익이 급감했다.

기대와는 달리 신사업을 통한 매출의 유의미한 성장은 당분간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SI업계 관계자는 "이제 막 신사업에 걸음마를 뗀 정도"라면서 "준비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경쟁이 치열해 성과를 낸다고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양진원 기자 newsmans1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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