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해품달' 우주쇼에 열광한 미국 [밀착취재]

박영준 2024. 4. 9.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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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텀 라이트 코너!(Bottom right corner)."

북미 개기일식이 진행된 8일(현지시간) 오후 2시5분쯤, 인파 속에서 "시작됐다", "오른쪽 구석"을 외치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일식 시작이 예고된 2시 이전부터 사람들은 박물관 주변 잔디밭에 돗자리를 펴거나 캠핑 의자를 설치하고 일식을 기다렸다.

이날 버지니아의 '우주쇼'는 오후 2시5분부터 4시30분까지 약 2시간25분간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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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만의 개기일식 ‘들썩’
버지니아 국립우주박물관 등
관측 ‘핫 스팟’에 시민들 모여
2시간 반 동안 장관… 박수·환호
호텔·식당 붐… 8조 부양효과
바이든도 동참 “경탄할 만”

“바텀 라이트 코너!(Bottom right corner).”

북미 개기일식이 진행된 8일(현지시간) 오후 2시5분쯤, 인파 속에서 “시작됐다”, “오른쪽 구석”을 외치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일식 관측용 안경을 쓰자 태양 오른쪽 밑부분이 달에 까맣게 가려진 모습이 선명했다. 사람들은 고개를 치켜들고 “대단하다”, “멋지다”라고 연신 소리를 질렀다.

8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블루밍턴에서 관측된 북미 개기일식의 시간대별 모습. 다음 일식은 2026년 유럽에서 관측될 전망이다. 블루밍턴=AFP연합뉴스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 챈틀리의 스미스소니언 국립항공우주박물관에 일식을 보기 위해 1000명이 훌쩍 넘는 인파가 몰렸다. 일식 시작이 예고된 2시 이전부터 사람들은 박물관 주변 잔디밭에 돗자리를 펴거나 캠핑 의자를 설치하고 일식을 기다렸다.

가족들과 함께 일식을 관찰하며 연신 감탄사를 외친 대런 브런스태드(56)는 미 북동부 코네티컷주에서 버지니아까지 6시간30분을 운전해 왔다고 말했다. 아들 봄방학을 맞아 워싱턴으로 여행을 오면서 일식 행사 관람을 계획했다고 했다. 대런은 “아이들과 일식을 함께 볼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다”면서 “앞으로 20년 뒤에도 오늘처럼 가족들과 함께 일식을 볼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며 웃었다. 대런의 아들 데클란(12)은 “정말 일식을 볼 수 있을 줄은 몰랐다”면서 “아빠에게 설명을 들은 것보다 더 신기하다”고 했다.

챈틀리 인근 센터빌에서 왔다는 조슬린 알바라도(37)는 딸에게 “빛나는 부분이 해냐, 달이냐”고 물었다. “달처럼 보이지만 해가 맞다”고 똑 부러지게 답한 딸 델라니(9)는 기자에게 “과학자가 돼서 일식을 더 자세히 볼 수 있는 안경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북미 개기일식이 관측된 8일(현지시간)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 챈틀리의 스미스소니언 국립항공우주박물관에서 대런 브런스태드(56·오른쪽)와 아들 데클란(12)이 일식을 보고 있다.
이날 버지니아의 ‘우주쇼’는 오후 2시5분부터 4시30분까지 약 2시간25분간 펼쳐졌다. 버지니아 지역에서는 3시20분이 일식의 절정으로 해가 89% 정도 가려졌다. 3시20분쯤이 되자 태양 왼쪽 상단 부분에 손톱 끝만큼 해가 남았고, 구름이 해를 가린 것처럼 햇볕이 누그러졌다. 일식을 보던 사람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워싱턴과 버지니아를 포함 미 전역에서 2017년 8월 이후 약 7년 만에 찾아온 일식을 만끽했다. 이날 북미 일식은 서남부 텍사스주 이글패스에서 시작돼 샌안토니오, 오스틴, 댈러스 등을 거치며 북동부를 향해 대각선 방향으로 이동했으며 3시32분 메인주에서 끝났다.

버지니아주 대부분의 학교는 오후 수업을 일식 관측으로 대체하거나, 학부모들에게 일식 관측을 위해 조퇴가 가능하다고 공지했다. 일식 관측용 안경은 일찌감치 동이 나 편의점과 안경점 등에는 ‘일식 안경 품절’이라고 써 붙이기도 했다. 북미에서 관측되는 일식은 이날 이후에는 20년 뒤인 2044년 8월에 관측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8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일식 티셔츠'를 맞춰 입은 커플이 보호안경을 쓰고 활짝 웃고 있다. 오스틴=AFP연합뉴스
이번 일식 관측 최적지로 선정된 캐나다 온타리오주 나이아가라폴스시는 100만명이 관광객이 몰릴 것으로 추산하고 지난달 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경제분석회사 페리먼그룹은 이번 일식 경로상에 있는 미국 10여개 주의 호텔, 레스토랑, 여행 등 산업에 붐을 일으키면서 총 60억달러(약 8조1180억원)에 달하는 재정적 부양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고 추정하기도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일식 관측 행렬에 동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일식을 관측하는 영상과 함께 “일식은 경탄할 만한 가치가 있다. 하지만 어리석게 굴지 말고 보호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당부했다.

챈틀리=글·사진 박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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