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며 읽는 동시] 봄 숲

경기일보 2024. 4. 9. 19:19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봄 숲

                  진순분

온 누리 풀어놓은

따스한 봄 안개

숲속 나무 하품할 때

한 스푼 떠먹이면

연두 순

쏘옥 내밀고

빤히 보네

-나 예쁘죠?

이미지투데이

시조에 피어나는 봄 내음

리듬은 시의 매력이다. 시 가운데서도 시조는 더욱 리듬을 중요시한다. 동시조(童時調)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삼는 문학. 그러니 더더욱 리듬을 중요시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봄 숲」을 입안에 넣고 굴려보라! 얼마나 상큼한가. 얼마나 귀여운가. 시인은 봄과 숲을 하나로 묶어 생의 환희를 노래하고 있다. 아기가 잠에서 깨어나듯 봄기운이 대지를 깨우는 모습은 가히 거룩하고도 아름답다. 시인은 언어를 빌려 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림으로 보여주고 있다. 문학이 상상력을 키우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것을 증명해 준다고나 할까.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외래어를 적절히 사용하면 훨씬 작품의 맛을 낸다는 것이다. ‘스푼’은 ‘숟가락’의 외래어인데, ‘숟가락’하는 것보다는 ‘스푼’하는 것이 얼마나 어감도 좋을뿐더러 맛도 나는가. 그래서 하는 말인데, 외래어라고해서 다 밀쳐내는 것보다는 우리 것으로 애용하는 것도 좋다고 본다. ‘아리랑’이 한국을 넘어 세계어가 되었듯이 좋은 외래어는 굳이 배척하지 말고 우리말과 적절히 버무리는 것도 문화의 폭을 넓히는 게 아닌가 싶다. 진순분은 시와 시조를 함께 쓰는 수원이 자랑하는 시인이다. 제42회 가람시조문학상을 받은 바 있다. 윤수천 아동문학가

경기일보 webmaster@kyeonggi.com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