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활란'에 갈라진 이대생…"이미지 실추" vs "자타공인 친일파"

장한지 기자 2024. 4. 9.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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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혁 더불어민주당 경기 수원정 국회의원 후보의 과거 '김활란 이화여자대학교(이화여대) 총장 성상납' 발언에 이화여대가 강력 반발하는 가운데, 학생들 사이에선 엇갈린 반응이 터져 나왔다.

이화여대생과 학교 이미지가 실추됐다는 의견과 김 총장의 친일 행적을 회피하지 말아야 한다는 견해가 교차하고 있다.

논란이 일자 이화여대 측은 지난 2일 "김 후보의 발언은 본교와 재학생, 교수, 동창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본교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키고 있다"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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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김준혁 '김활란 총장 성상납' 발언에
학생들 "이대생들 이미지 실추될까" 우려
"김활란 자타공인 친일파" 비판 목소리도
[서울=뉴시스] 장한지 기자 = 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정문 앞에는 '이대총장, 이화여대생 미군 성상납 망언! 김준혁은 사퇴하라'고 적힌 국민의힘 측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hanzy@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장한지 기자 =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경기 수원정 국회의원 후보의 과거 '김활란 이화여자대학교(이화여대) 총장 성상납' 발언에 이화여대가 강력 반발하는 가운데, 학생들 사이에선 엇갈린 반응이 터져 나왔다. 이화여대생과 학교 이미지가 실추됐다는 의견과 김 총장의 친일 행적을 회피하지 말아야 한다는 견해가 교차하고 있다.

9일 오후 뉴시스가 찾은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정문 앞에는 '이대총장, 이화여대생 미군 성상납 망언! 김준혁은 사퇴하라'고 적힌 국민의힘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캠퍼스를 거니는 재학생들은 각양각색의 목소리를 내놨다. 신입생을 중심으로 학교와 이화여대생의 이미지가 실추될까 우려된다는 의견이 많았다.

24학번 김모씨는 "김 후보의 발언이 실례라고 생각한다. 이화여대생들의 이미지가 실추되는 것 같다"며 "역사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이고 확정적인 사실이 아니라서 이화여대생으로서 자존심이 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총선 투표에 대해선 "김 후보 발언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지만 그럼에도 정당을 보고 뽑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신입생 A씨는 "발언이 논란이 된 이후 학교 과잠(학과 점퍼)을 입고 다니면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워졌다"며 "다른 학교 친구가 저에게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길래 이것에 대해서 알고 있긴 하지만 별로 말하고 싶지 않다고 얘기했다"고 말을 아꼈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이화여대 동문들이 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정문 앞에서 김활란의 친일-반여성 행각을 직시하며 역사 앞에 당당한 이화인을 바라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04.08. kch0523@newsis.com

김 총장의 친일 행적을 부인할 수 없다는 반응도 나왔다. 중앙광장 계단에 앉아 있던 임모(24)씨는 "발언 자체가 굉장히 모욕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김 총장은 자타공인 친일파다. 성 상납을 했다는 것은 역사적으로 밝혀진 자료가 있는 건 아니지만 정신대에 보낸 것은 맞다고 알고 있다"고 했다.

이어 "2016년에 학생들이 김활란 동상을 없애지 않을 거면 친일 행적을 동상 밑에 적어 놔야 한다고 운동했는데 학교 측에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학교는 김활란을 사랑한다. 김활란이라는 이름으로 4년 전액 장학금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총장을 둘러싼 친일파 논란이 있더라도 정치권에서 이를 정쟁거리로 삼을 자격이 있는지는 의문이라는 반응도 있었다.

이모(32)씨는 "이것을 정쟁거리로 삼는 집단이 진짜로 여성 인권에 대한 의식이 있는가, 진짜로 여성을 존중해서 문제 삼는 것인가. 그들의 평소 발언과 전혀 일치되지 않는다"며 "이럴 때(총선)만 갑자기 페미니스트가 된다"고 비꼬았다.

수업을 하러 강의실로 향하던 한 교수는 "역사적인 사실관계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며 "이화 커뮤니티에서 그런 것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1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안에 있는 김활란 초대총장 동상이 평생교육 단과대학 '미래라이프대학' 설립에 반대하는 학생들에 의해 훼손돼있다. 이화여대 학생들은 직장인 대상의 단과대학 설립 반대와 미래라이프 대학 사업 전면 폐지를 주장하며 1일까지 닷새째 농성을 하고 있다. 2016.08.01. bluesoda@newsis.com


김 후보는 지난 2022년 8월 유튜브 채널 '김용민TV'에서 '조선임전보국단'을 언급하며 "전쟁에 임해서 나라에 보답한다며 종군 위안부를 보내는 데 아주 큰 역할을 한 사람이 김활란"이라며 "미군정 시기에 이화여대 학생들을 미 장교에게 성상납시키고 그랬다"고 말했다.

그는 발언의 근거로 이임하 성공회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 교수의 '한국전쟁과 여성성의 동원'(2004) 학술자료를 제시하기도 했다.

논란이 일자 이화여대 측은 지난 2일 "김 후보의 발언은 본교와 재학생, 교수, 동창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본교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키고 있다"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이화여대 총학생회도 전날(8일) 김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는 동문 1만여명의 서명을 받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 전달했다.

같은 날 이화여대 재학·졸업생으로 구성된 '역사 앞에 당당한 이화를 바라는 이화인 일동(이화인일동)'은 공동 성명을 내고 "김 총장은 친일반민족행위자"라며 김 총장의 동상 철거를 주장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anz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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