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방 난무' 현수막서 싸우는 후보들…막판 '큰절'도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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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를 하루 앞두고 총선 후보자들의 '네거티브' 공방전이 치열해지며 선거 현수막이 게시된 거리 곳곳에서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지역 후보자들은 현수막을 위아래로 나란히 걸어 서로를 비방하는 내용으로 '맞불 작전'을 펼치는가 하면 선거와 무관하게 정부를 비하하는 내용을 넣어 비방전에 나서기도 했다.
본투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일부 후보자들은 선거 현수막을 '읍소' 전략으로 활용하며 현수막이 호소용으로 전락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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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현수막은 '선거법'…내용 규제 없어
총선 D-1, 현수막에 "살려달라" 읍소 전략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박민규 일가 48채 임대업자는 명백한 팩트! 공문서 증거 확보!’vs‘허위사실 고소 조치 완료!’
선거를 하루 앞두고 총선 후보자들의 ‘네거티브’ 공방전이 치열해지며 선거 현수막이 게시된 거리 곳곳에서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지역 후보자들은 현수막을 위아래로 나란히 걸어 서로를 비방하는 내용으로 ‘맞불 작전’을 펼치는가 하면 선거와 무관하게 정부를 비하하는 내용을 넣어 비방전에 나서기도 했다. 일부 후보는 막판 유세로 현수막으로 큰절을 하며 ‘읍소’ 전략에 돌입했다.
9일 서울 관악구의 서울대입구역 사거리엔 유종필 국민의힘 후보(관악갑)가 상대 후보인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폭로하는 현수막이 곳곳에 게시했다. 박 후보의 경우 일가 5명이 86개실 오피스텔을 보유했다는 의혹으로 투기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박 후보는 자신을 비방하는 현수막 인근에 ‘허위사실에 속지 마세요! 고소 조치 완료!’란 현수막을 게시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선거 현수막은 정책과 제도를 알리고 후보자 본인을 홍보하는 선거 방법 중 하나다. 정보 전달 기능이 주된 역할이지만 선거가 다가오면서 상대의 약점을 폭로하고 비난하기 위한 용도로 전락하고 있다.
현수막을 통한 상대 후보 깎아내리기는 지역구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신범철 국민의힘 후보와 문진석 민주당 후보가 출마한 충남 천안에선 후보자 본인보다 경쟁자의 이름을 크게 기재하며 비리 폭로전이 난무했다. 국민의힘은 “식품위생법 위반 전과자 문진석 ‘종업원들이 손님을 접대’”라는 내용을, 민주당에선 ‘출국금지, 해병대원 수사외압 신범철’ 이란 내용으로 현수막을 걸었다.
국회의원 선거와 무관한 ‘정부 까내리기’ 현수막도 적지 않다. 서울 용산구 후보로 출마했다가 사퇴한 구산하 국민주권당 후보는 “대통령 월급 875원이 합리적이다”란 현수막을 내걸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파 875원’ 발언 논란을 저격한 내용이다. 이 밖에도 서울 용산구의 한 거리엔 ‘윤석열을 대파하라’ 등 윤 대통령을 대상으로 한 현수막이 곳곳에 위치했다.
선거법상 내용 규제 없어…‘큰절’ 호소용 전락
통상 선거철이 아닐 때 게시되는 정당 현수막은 옥외광고물법 개정안에 따라 실명을 표시해 특정 개인이나 단체를 비방·모욕할 수 없다. 다만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 게시되는 선거 현수막은 공직선거법 규정을 따르는 탓에 내용에 별다른 규제가 없는 상황이다. 공직선거법에선 선거 현수막을 게시하는 설치·게시하는 방법과 설치 가능한 범위만 규정하고 있다.
본투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일부 후보자들은 선거 현수막을 ‘읍소’ 전략으로 활용하며 현수막이 호소용으로 전락하기도 했다. 서울 강동갑에 출마한 전주혜 국민의힘 후보는 흰 현수막에 ‘투표로 꼭 살려주세요’란 문구를, 서울 중·성동갑에 출마한 윤희숙 국민의힘 후보는 ‘윤희숙 지켜주십시오’란 문구로 유권자에 호소했다.
경남 창원성산에선 강기윤 국민의힘 후보와 여영국 녹색정의당 후보가 현수막에 ‘큰절’ 사진을 첨부해 각각 ‘더 잘하겠습니다. 도와주십시오’, ‘여영국을 지켜주십시오’로 막판 표심 잡기에 나섰다.
조민정 (jju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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