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해서 내가 포스터 만든다” 범야 200석론에 행동 나선 與지지층

이가영 기자 2024. 4. 9.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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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200석론 확산에 文까지 등판하자
포스터만들고, 투표 귀국 인증도
국민의힘 지지자인 한 자영업자가 직접 제작한 포스터. /온라인 커뮤니티

4·10 총선을 앞두고 범(汎)야권 200석론이 번지는 가운데, 여권 지지자들의 결집 현상이 행동으로 나타나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나서서 야당 선택을 독려하면서 위기감이 번지자, 여당을 지지하는 일반인들이 직접 정치 포스터를 만들고, 투표 독려에 나서는 것이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자신을 자영업자라고 소개한 국민의힘 지지자는 “핑계도 못 대고 두들겨 맞는 윤석열 정부가 답답해서 사실대로 말하려고 한다”며 직접 포스터를 제작했다.

포스터에는 큰 글씨로 “물가 상승 주범 문재인” “빚잔치 퍼주기로 지지율 관리하고 윤석열 정부에 빚더미 떠넘겨” 등의 문구가 적혔다.

그 근거로는 역대 정부별 국가부채 증가 폭을 담은 그래프가 삽입됐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2년 총지출 규모를 근거로 한 자료다. 이에 따르면 2017년 660조2000억원이었던 국가채무는 2022년 1068조3000억원으로, 408조1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박근혜 정부 4년간 나랏빚이 170조4000억원 늘어난 것과 비교해 두 배 넘는 수치였다.

이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국가 예산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2017년 편성된 본예산 총지출은 400조5000억원이었으나, 2022년에는 604조4000억원까지 늘었다.

포스터에는 이 밖에도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자 폭망” “국가개혁 손 놓고 정권 연장하려 검찰만 때려잡아” 등 문재인 정부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검경 수사권 분리 정책’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겼다.

포스터 작성자는 “긴급 처방을 하려 해도 나라 곳간이 텅텅 비었다”며 “뻔뻔하고 가증스러운 민주당에는 또 못 맡긴다”고 했다.

투표하려고 한국행 비행기표를 끊었다는 네티즌이 9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인증 사진. /디시인사이드

투표를 위해 일본에서 귀국한다는 이도 나타났다. 9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는 ‘일본사는데 고민고민하다가 비행기표 샀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일본에서 일하느라 정신없어서 재외투표 신청도 못하고, 어떻게 해야 하나 전전긍긍했다”며 “진짜 이대로 민주당이 이기고 나라 넘어가면 내 미래의 자식한테 떳떳할 수가 없을 것 같았다”고 했다. 이와 함께 9일 오후 8시 40분 일본 나리타 국제공항에서 출발해 선거 다음날인 11일 오전 7시 50분 돌아가는 비행기표 사진을 올렸다.

글쓴이는 “내일 휴가 쓴다고 말해야 하는데 벌써부터 위장이 쑤신다”며 “내 사정은 됐으니 꼭 국민의힘이 이기고 정의구현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글은 올라온 지 12시간도 되지 않아 600명 넘는 이들에게 추천을 받았다.

여성들이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경기 수원정 후보에 대한 글이 많이 올라와 있다. 김 후보는 과거 유튜브 방송에서 ‘이대생 미군 성 상납’ 발언 등으로 사퇴 요구를 받고 있다. 여권 지지자들은 김 후보의 과거 발언이 새롭게 논쟁거리가 될 때마다 적극적으로 커뮤니티에 이를 옮기고 있다.

그간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서 이른바 ‘밭갈이’로 불리던 ‘우호 여론 조성 활동’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나타나는 것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옛날 일 끌고 와서 밭갈이하려는 게 너무 뻔히 보인다” “의미 없다. 정권 심판이 먼저”라며 거부감을 보였다. 그러나 “유력 후보의 과거 부적절한 행실을 지적하는 게 왜 여론조작이냐” “저런 사람이랑 같이 일하는 사람들도 이해 안 가고 뽑을 사람들도 이해 안 간다” “강성 지지층이야 아무리 악재가 나와도 민주당 찍겠지만, 중도층은 안 그렇다” 등 야권에 대한 비판을 제기하는 의견도 많았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선거에서 야권이 우세할 거란 예측이 이어지자 여권 지지자들이 간절한 마음에 직접 온라인 선거운동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7일 기준 전국 지역구 254곳 중 90여 곳이 우세하다고 분석했다. 경합지역은 55~60곳이다. 비례대표 예상 수 20석을 더하면 경합지 결과에 따라 110석+α를 예상한다. 반면 민주당은 이보다 많은 110석을 우세 지역으로 본다. 경합지는 50곳, 비례는 10석 안팎으로 보고 있다. 한병도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8일 예상 의석으로 “153석 플러스알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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