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당 “입틀막 이어 파틀막까지…尹정권 압도적 심판해야”

박유빈 2024. 4. 9.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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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 안 된 정치·검찰세력에 다시는 나라 맡길 수 없어
국회서 노동자 대변할 것”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총선 역시 여야가 대립하는 상황에서 공약으로 경쟁하는 정책선거가 아닌 당과 인물을 보고 선택하는 ‘정쟁 선거’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양당을 필두로 각 당은 ‘정권수호’와 ‘정권심판’ 사이 어디쯤에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존재감을 드러내며 이낙연 새로운미래 대표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같이 사회적 인지도가 높은 정치인들이 새로운 정당을 만들기도 했다.  

21대 국회에 현역의원이 진출해 있는 9개 정당 중에서 이 같은 ‘거물’ 정치인의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약한 당은 두 곳, 자유통일과 진보당이다. 두 당은 정치적으로 지향하는 색깔도, 유권자들에게 약속한 공약도 전혀 다르다.
진보당 윤희숙 상임대표. 진보당 제공
진보당은 노동의 가치를 강조하면서 “노동자에게 유용한 정치적 수단이 되는 게 진보당의 사명”이라고 밝혔다.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는 9일 세계일보와 서면인터뷰에서 “‘입틀막’ ‘귀틀막’에 이어 ‘파틀막’까지 하는 윤석열정부는 잘한 일이 없다”며 “준비 안 된 정치세력, 검찰세력에 다시는 나라 운영을 맡길 수 없다고 뼈저리게 느꼈다”고 말했다.

다음은 윤 상임대표와 일문일답.

—진보당이 가장 지향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노동’이다. 국민의 절반은 노동이다. 그런데 국회에는 노동자를 대변하는 정당 자리가 거의 없다. 진보당 10만명 당원 중 3분의 2가 비정규직, 최저임금 노동자다. 노동자에게 정치개혁, 사회개혁의 수단이 되는 게 진보당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정권심판’을 강조하는데, 현재 정국을 어떻게 보나.

“검찰 정권의 공포통치가 공포사회를 만들었다. 정권의 폭정을 압도적으로 심판해야 한다는 민심이 뜨겁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태원참사 특별법마저 거부하는 모습을 보면서 거부권 통치를 막아야겠다는 절박함이 들었다. 노조법도, 양곡관리법도 모두 거부했다. 대안 없이 거부권만 고집하는 것은, 고통받는 국민을 거부하는 오만한 처사다.”

—진보당에서 지역구 후보 21명이 출마했는데 이번 출마 선거구들은 의미를 갖나.

“이번 총선에서 부‧울‧광‧전 진보벨트로 노동·인권·기후 가치가 구현되는 진보적 국회를 만들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노정현 후보의 부산 연제구, 윤종오 후보의 울산 북구, 강성희 후보의 전북 전주을, 윤민호 후보의 광주북구을, 이성수 후보의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이 주요 전략선거구다. 노 후보가 당선되면 진보정치 사상 최초 부산 지역구 국회의원 탄생이라는 점에서, 윤종오 후보의 당선은 진보정치 1번지 울산의 복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윤민호 후보와 이 후보의 당선은 광주와 전남에서 민주·진보세력이 함께 승리하는 총선을 상징한다. (21대) 국회에 들어가 있는 강 후보는 정권을 심판하고 정치·사회개혁을 실현할 적임자다.”
진보당 부산시당이 지난 3월 28일 진보당 노정현 부산 연제구 후보와 부산 연산교차로 일대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진보당 제공
—윤석열정부의 현재까지 활동을 어떻게 평가하나.

“잘한 일은 없다. 이태원참사 1주기 때 대통령이 참모들과 추모제가 아닌 교회에서 그들만의 추모제를 열었다. 사람 목숨이 위험에 처했을 때 구하지 않고, 남겨진 사람의 고통에도 무감각한 대통령에게 분노했다.”

—따로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않고 더불어민주연합에 연합하기로 한 결정을 어떻게 자평하나.

“국민이 힘을 합쳐서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라고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고심 끝에 야권의 연합정치에 참여했다. 총선에서 윤석열 정권을 압도적으로 심판하지 않는다면, 노동자 서민이 감내해야 할 고통이 너무나 클 것이라고 판단했다.”

—선거운동을 하면서 전과 다른 분위기를 느낀 점이 있다면.

“정권 심판 열풍이 부산 연제를 거쳐 돌풍이 됐다. 부산 연제구 주민들은 단 한 번도 연임을 허용한 적 없을 정도로 전략적 판단을 한다. 이들이 정권 심판의 도구로 노정현 후보를 택하고 있다.”

—원내 입성 시 22대 국회에서 첫 번째로 추진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사각지대 없는 전 국민 4대 보험’을 입법 1호로 준비 중이다. 사회보험은 노령, 실업, 질병 등의 사회적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제도지만, 현실에서는 소득 수준별 가입 기간 차이나 가입 제한이 커서 매우 역진적 제도로 변질됐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특수고용 노동자나 프리랜서 노동자도 보험을 들 수 있도록 하고, 국민연금에 국가 재정을 투입해 모든 국민이 가입 자격을 가질 수 있도록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는 취지다.”

—임금 삭감 없는 주4일제 도입이나 전 국민 4대 보험 가입 추진 시 법적·재정적 문제는 없나.

“그동안 간접고용 등으로 막대한 이익을 취해온 대기업이 더 많은 세금을 내고, 그것으로 임금을 보전하는 것이 공정하다. 300대 대기업의 법인세율을 30%로 인상해 주4일제 시행에 따른 임금 삭감이 없도록, 동시에 추가 고용도 가능하게 하겠다. 프리랜서나 예술인 등의 보험 가입을 위한 별도 재정은 필요 없다. 문재인정부 시절 ‘전 국민 고용보험’을 도입하며 노무제공자 등의 보험료를 사업주가 부담하도록 했다.”

—첫 번째 공약으로 검찰개혁, 정치개혁을 낸 이유는 무엇인가.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쥐고 무소불위 검찰권 때문에 ‘법 앞에 윤석열, 김건희, 한동훈 셋만 평등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대안으로 검찰청을 해체하고 기소청으로 전환, 수사청을 신설하는 방안과 검사장 직선제를 제시한다.”

—공공임대주택을 확대하고 횡재세를 도입해 현금 지원성 복지제도도 늘리겠다고 공약했다. 기존 임대인의 반대나 추가 과세 대상자의 반발에는 어떻게 대응할 생각인가.

“스웨덴은 과거 인구위기를 진단하고 시행한 대책이 살기 좋은 주택공급이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산하 토지주택연구원이 2020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공공임대주택 거주 가구의 평균 자녀수(1.12명)가 민간 전월세임대 거주 가구의 평균(0.99명)보다 많았다. 일상이 불안한데 어떻게 아이를 낳고 키우겠나. 현재 극단적 불평등에 더는 버틸 수 없는 절대다수의 서민을 보호하는 데 진보정치의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 진보당은 윤석열 정권의 부자감세를 전면 철회하고 상위 0.1%, 0.01% ‘슈퍼리치’에게 부유세를 부과해 공공임대주택, 무상교육, 공공의료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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