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출범 후 서울 아파트값 14% 하락” 속 타는 집주인들

이동준 2024. 4. 9.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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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A씨는 전날(8일) 서울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는 등 주택시장이 안정을 되찾았다는 기사를 접하고 씁쓸한 심정이다.

앞선 8일 윤석열 대통령은 "현 정부 출범 후 서울 아파트 가격이 14.1% 하락하는 등 주택시장이 안정을 되찾고 있다"면서 이번 정부 출범 이후 집값 안정화를 위해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했다며 성과를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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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아파트값, 19주 연속 하락세
뉴스1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A씨는 전날(8일) 서울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는 등 주택시장이 안정을 되찾았다는 기사를 접하고 씁쓸한 심정이다. 무주택자들은 환영할 만한 소식이지만, 서울에 내 집을 마련한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 구매한 집값이 구매 당시와 비교해 하락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아파트값이 소폭 오름세로 전환했지만, 집주인 입장에선 부동산 자산 하락이 탐탁지 않은 것이다.

A씨는 “내 집을 보유한 인구가 국민의 절반 가까이 된다”며 “모두가 투기를 목적으로 집을 산 건 아니다. 실거주 목적이 더 많다”고 했다. 이어 “전 재산은 아파트 한 채”인데 내 재산이 순식간에 줄어드는 건 고통스러운 일“이라고 푸념했다.

앞선 8일 윤석열 대통령은 “현 정부 출범 후 서울 아파트 가격이 14.1% 하락하는 등 주택시장이 안정을 되찾고 있다”면서 이번 정부 출범 이후 집값 안정화를 위해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했다며 성과를 자평했다.

반면 A씨처럼 고점에서 영끌로 집을 산 이들은 뼈아픈 말이다.

실제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영향으로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집주인들이 주택을 담보로 돈을 빌린 뒤 제때 갚지 못해 법원 경매로 넘어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3월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다세대주택 등) 임의경매 개시결정등기 신청 건수는 5289건으로 전달(4419건)과 비교해 19.6% 늘어났다.

임의경매는 저당권·질권·전세권 등 담보물권을 가지고 있는 권리자가 신청해서 실행되는 경매를 의미한다.

영끌족이 2년 넘게 지속되는 이런 상황을 버티지 못해 경매로 넘어간 주택이 급증한 것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부동산 경기 침체와 금리 장기화에 따른 영향으로 한동안 경매 물건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에만 집합건물 임의경매 개시결정등기 신청 건수는 총 4773건으로 전년도(2741건) 대비 74.1% 급증했다.

부동산 가격 하락이 누군가에겐 기쁜 일이 될 수 있지만 A씨와 같은 영끌족 등에겐 뼈아픈 일이 되는 것이다. 특히 부동산 가격 하락이 큰 지방 도시의 경우 전해지는 충격이 더 크다.

한편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이 소폭 올랐지만 경기 및 지방 아파트 가격은 계속 하락하면서 전국 기준 아파트값은 19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한국부동산원이 앞선 4일 발표한 ‘4월 첫째 주(1일 기준) 전국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15주 연속 이어진 하락세를 멈추고 지난주(0.01%) 반등한 서울 아파트 가격은 이번 주 0.02%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울에서는 전주 대비 매매가가 오른 구가 지난주 12개 구에서 이번 주 18개 구로 늘었다.

서울과 달리 전국 기준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3% 하락하면서 19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인천(0.00%)은 연수구(0.01%)와 남동구(0.01%) 등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21주째 이어진 하락세를 마감하고 보합으로 전환했지만, 경기 지역(-0.06%→-0.03%)과 지방(-0.05%→-0.04%)에서는 하락세가 이어졌다.

다만 하락 폭은 다소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가운데 지방에서는 신규 입주 물량의 영향을 받은 세종(-0.35%)을 비롯해 대구(-0.06%), 부산(-0.06%) 전북(-0.06%), 제주(-0.05%), 충남(-0.05%) 등 대부분 지역이 하락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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