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생명 걸렸다”…안철수·원희룡·조국, 총선에 다 건 잠룡들 [선택 4·10]

2024. 4. 9.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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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대선에서는 ‘노련한 정치인’ 지도자상 주목받을 것” 관측
안철수·원희룡·나경원 거론…‘책임론’ 자유로운 오세훈·홍준표도
민주당 텃밭 계양을 ‘명룡 대전’ 관심…원희룡, 오차 범위 내 접전
야권에선 조국 언급…“실형 선고 받을 경우 목소리만 낼 수도”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잠룡들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대선까지 3년의 시간이 남았지만 22대 국회에 입성해야 대권 가도에 힘이 실린다는 이유에서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우 총선 결과에 따라 책임론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다음 지도부’를 바라봐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문재인→윤석열 그 다음은? “노련한 정치인 원할 것”

9일 정치권에서는 4.10 총선에서 당선되어야 대권 주자로서 입지가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윤석열 정부 임기가 반환점도 채 오지 않은 영향도 있지만 차기 대선에서는 국회의원 출신 대권 주자가 유리하다는 분위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됐던 큰 이유 중 하나는 국민들이 ‘정치인 출신’이었던 문재인 전 대통령 대신 ‘정치인 출신이 아닌’ 지도자를 원했기 때문이었다”며 “다음 대선에서는 노련한 정치인을 원할 가능성이 크다. 당에 속해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있거나 직을 맡아야 대권 주자로 (국민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명룡 대전’ 원희룡, 대권 주자 입지 굳힐까

국민의힘에서는 원희룡, 안철수, 나경원 등 수도권 중진이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된다. 국민의힘 자체 판세 분석에 따르면 이들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경기 성남분당갑, 서울 동작을은 접전 지역으로 분류됐다. 경기 성남분당갑과 서울 동작을은 ‘정권 심판론’으로 인한 당 지지율 하락 탓에 비교적 ‘우세’한 지역구에서 ‘접전’ 지역구가 됐지만 막판 반등세를 타면 충분히 당선 가능하다고 국민의힘은 보고 있다.

특히 ‘명룡 대전’이 벌어지는 계양을에 관심이 집중된다. 계양을은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5선을 지낸 뒤 이 대표에게 물려준 민주당의 전통 텃밭이다. 정치권에서는 원희룡 후보가 이 대표와 맞선 것으로 차기 대권 주자로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원 후보의 경우 당초 국토교통부 장관 경험을 살려 고양 등 국민의힘이 노릴 만한 지역구에 출마할 수 있었는데 계양을 택한 것”이라며 “다른 주자들과 달리 근소한 차이로 아깝게 패배해도 당 대표 등에 나설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실제 원 후보는 오차범위 내 경합을 벌이고 있다. 지난 8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경인일보 의뢰로 지난 2~3일 계양을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5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이재명 후보 49.2%, 원희룡 후보 44.0%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5.2%포인트(p) 차이로 오차범위(±4.4%p) 내 접전이다(휴대전화 가상번호를 이용한 무선 ARS 자동응답 조사 방식.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서 ±4.4%p. 응답률 8.3%.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저녁 인천 계양구 한 식당에서 원희룡 후보와 만난 후 이천수 전 국가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도 꾸준히 대권 주자로 소환된다. 지방자치단체장이라 총선에서 적극적 목소리는 내지 못했지만 ‘총선 책임론’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오히려 총선 이후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평가다. 만약 국민의힘이 지난 총선보다 못한 100석 내외 성적표를 받는다면 유승민 전 의원 등 비주류 역할론이 대두될 가능성도 있다.

‘비명횡사’ 공천으로 적 얻은 이재명…조국은 ‘사법리스크’ 치명적

민주당에서는 ‘비명계 연대’를 주목한다. 민주당 내에서는 이 대표가 이번 공천으로 ‘이재명의 민주당’ 구성을 완성했지만, 노골적인 친명계 공천으로 적을 얻었다는 평가도 많다. 민주당 관계자는 “공천 국면에는 모두 이 대표 눈치를 보기 바빴지만 22대 국회가 시작하고 이 대표 재판이 마무리되면 다음 전당대회는 ‘이재명 심판’ 등이 언급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김부겸 민주당 선대위원장이 22대 국회에서 이 대표와 어떤 관계 설정을 할 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임 전 실장은 ‘비명횡사’ 공천의 대표적 예로 언급되는데 이번 원내 입성은 어렵지만 민주당 차기 당권은 노릴 만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공천 파동을 겪으면서 친문계 구심점으로서 입지를 단단히 했고 반대급부를 얻었기 때문이다. 세 번의 ‘비명횡사’를 당한 박용진 의원도 직전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와 맞붙었던 만큼 ‘비명계 대표’로 차기 당권을 노릴 가능성이 있다.

한편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제3지대 잠룡으로 언급된다. 조 대표는 비례당 창당 이후 차기 대권 주자 3위로 이름을 올리는 등 정치인으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정권 심판론 ‘바람’을 타고 우뚝 선 조 대표는 두터운 팬덤을 거느린다는 점에서 이 대표와 비슷하지만 사법리스크가 치명적이다. 조 대표는 자녀 입시비리 및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 등으로 지난 2월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 받았다. 최종심이 항소심 결과를 뒤집는 경우는 드물어 대법원에서 실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정치권에서는 조 대표가 올해 안에 국회의원직을 상실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조 대표가 실형을 선고 받을 경우 조 대표 자체는 대권 주자로서 역할을 상실하겠지만 당을 통해 충분히 목소리는 낼 수 있다”며 “조국혁신당이 ‘민주당의 대체재’로 인식되는 만큼 22대 국회에서 10석 이상을 확보하면 여야 협상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다음 대선까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newk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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