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의석수에 따른 정국 예상 시나리오 [4월9일 뉴스뷰리핑]

권태호 기자 2024. 4. 9.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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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경제, 사회, 국제 분야를 두루 취재하고 워싱턴 특파원을 지낸 권태호 논설실장이 6개 종합일간지의 주요 기사를 비교하며, 오늘의 뉴스와 뷰스(관점·views)를 전합니다. 월~금요일 평일 아침 8시30분, 한겨레 홈페이지(www.hani.co.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오늘(4.9) 은 선거 하루 전날입니다. 모든 신문들이 선거 전망과 막판 유세 현장 등을 자세하게 보도하고 있습니다. 선거결과에 따른 향후 정국 시나리오를 거칠게 살펴봤습니다.

① 차이의 발견 : 총선 시나리오
② 시선, 클릭!
- 채소, 금, 휘발유 안 오르는 게 없어
- 부동산 증여 늘어
- 화석연료 한국이 세계 2위
- 아이 줄어도 학원비는 늘어
- 햄버거 2제
③ Now and Then : 좋니(수지, 2017)

① 차이의 발견

# 총선 의석별 시나리오

- 내일(10일, 수)이 투표일이고, 내일 밤이면 그 결과가 드러납니다. 지금까지 대체적 전망은 기존 ‘여소야대’는 그대로 이어지면서, 더불어민주당 단독과반 여부가 주목되는 정도입니다. 좀더 나가면 ‘야권 180석’ 여부도 초점입니다. 국민의힘은 선거 막판에 “개헌 저지선(100석)을 막아달라”며 호소하고 있습니다. ‘엄살’이 심해 보이긴 합니다. 이와 관련해 유시민 작가는 이번 선거와 관련해 “여당이 과반을 차지하면 법안을 단독처리할 수 있어 마음대로 할 것이다. 여당이 100석 밑으로 떨어지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어 마음대로 못한다. 여당이 100~150석이면, 지금과 달라지는 건 없을 것이다”라는 간단명료한 설명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 상상가능한 모든 시나리오는 크게 3가지로 나눠볼 수 있겠습니다. 여당(국민의힘) 의석을 기준으로 △과반(151석) 확보 △100석 이하 △100~150석 등입니다.

1. 국민의힘 과반 확보

-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장악력이 극대화됩니다. 여당이 단독법안 통과 능력을 갖게 돼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려는 각종 감세·규제완화 법안이 계속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장관급 인사 등에서 윤 대통령 친위 인사를 더욱 많이 보게 될 것입니다.

- 윤석열-한동훈 관계가 주목되나, 일반가정도 그렇듯 여유로우면 사이도 좋아집니다. 한동훈 위원장의 당내 지위가 단숨에 탄탄해 지면서, 비대위원장이 아니라 전당대회를 통해 명실상부한 당 대표로 자리잡을 수 있습니다. 당내 다른 대선 후보들은 당분간 숨을 죽이고, 한 위원장 후계 구도가 점점 가시화될 수 있습니다. 당분간 원만한 당-정 관계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현재로선 ‘국민의힘 과반’을 예상하는 이들이 많지 않으나, 지난 2월까지만 해도 ‘국민의힘 과반’ 전망이 꽤 많았습니다.

2. 국민의힘 100석 이하

- 정반대 상황입니다. 범야권 200석 상황을 말합니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이후, 여소야대 상황이었던 적은 꽤 많으나, 야권이 200석을 차지했던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겪지 못한 정치적 상황인 셈입니다.

- 우선 대통령 거부권이 무력화됩니다. 지금까지 윤석열 대통령은 9번의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2년차 기준으로, 직선제 이후 역대 대통령 중 최다입니다. △양곡관리법 △간호법 △노란봉투법 △방송3법(3건) △쌍특검법(2건, 김건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대장동 50억원 클럽) △이태원참사 특별법 등입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야권 200석이 되면 김건희가 법정에 출두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 했는데, 정말 그렇게 될 수도 있습니다.

- 국회의 탄핵소추도 가능해집니다. 야권이 200석을 넘겼다 하더라도, 탄핵이란 명백한 불법 사실이 있을 때에야 가능하기에, 그런 일이 당장 현실화될 순 없습니다. 그러나 정국경색 국면마다 대통령은 직을 걸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됩니다. 만일 윤 대통령이 이를 타개하기 위해 검찰권에 기댈 경우, 정말 위험한 상황이 닥칠 수 있습니다.

- ‘용산’의 관가 영향력이 급속도로 와해됩니다. 지금도 다소 그렇지만, 이후에 문제가 될 수 있는 지시는 따르지 않을 뿐 아니라, 그대로 공개될 수 있습니다. ‘용산’이 부처에 별도의 지시 자체를 내리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 있습니다. 아울러 ‘용산’에도 ‘국민의힘’에도 더 이상 아무런 인재가 모이지 않을 것입니다.

- 당정 관계에서도 대통령은 ‘없는 사람’ 취급 당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선거 패배의 원인을 대통령에게 물을 것이고, 당내에서 친윤계는 힘을 잃게 됩니다. 아울러 한동훈 위원장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동안 뒤로 물러나 있던 비윤계 대선주자급들의 목소리가 커질 것이고, 유승민 전 의원에 대한 주목도도 높아질 수 있습니다.

- 국회 개헌도 가능해 집니다. 야권 200석을 확보하더라도, 서로 의견차가 커 개헌은 쉽지 않으나, ‘4년제 중임제’ 등 임기 조정 또는 ‘이원집정부제’ 등 그동안 폐해가 지적되어 온 대통령제에 대한 근본적인 수술 논의도 있을 수 있습니다. 만일 대체로 찬성하는 ‘4년 중임제’ 방안이 논의되면, 현재 대통령 선거 5년, 총선 4년 등으로 엇갈리는 선거기간을 고정시키기 위해, 총선이 중간선거처럼 대통령 임기 중간에 실시되도록 맞추기 위해, 현 대통령 임기 1년 단축 논의도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습니다.

- 한동훈 국민의힘 위원장은 야권이 200석이 되면, “사면권을 국회가 가져가도록 개헌해서, 이재명·조국이 ‘셀프 사면’할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이론상으로는 가능할 수도 있겠으나, 아무리 200석을 가졌다 하더라도 그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봅니다. 아무리 헌법을 바꾼다 하더라도 법 취지가 있는 것이고, 만일 200석 상황이 일어난다면, 그건 ‘이재명·조국 지지’라기보다는 ‘윤석열 심판’ 성격인데, 국민들이 그것까지 용인하진 않을 것입니다. 한 위원장도 이를 모를 리 없지만, 일종의 ‘겁주기’를 통한 지지층 결집용이라 생각합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뿐 아니라, 사실상 정국 전반을 주도하게 됩니다.

- 이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높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국민의힘 쪽에서 `공포 마케팅'으로 막판 선거전에 지지층 결집용으로 활용하는 구호 성격도 짙어 보이긴 합니다.

3. 국민의힘 100~150석

- 현재로선 가장 가능성이 높은 영역입니다. 이 영역 안에 또 세부적으로 3가지로 또 나누어질 수 있습니다. 현재 국민의힘 의석은 비례정당인 국민의미래를 합해 114석입니다. 지난 총선에서는 비례정당을 합해 전신인 미래통합당이 103석을 차지했습니다.

1) 100~113석

- 현재보다 의석이 줄어들어 ‘국민의힘 패배’입니다. 110석 이하면, 확실한 ‘참패’입니다. 간신히 개헌저지선을 확보하긴 했으나, 사실상 여권은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예산안과 인사권 행사를 야당 협조 없이 추진할 수 없고, 입법을 통한 국정운영도 불가해 집니다. 지난 2년도 이러했습니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은 ‘협치’와는 정반대로 여대야소 대통령처럼 나라를 운영해 왔습니다. 대통령 거부권 행사는 계속될 것으로 여겨집니다.

- 당정 관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음 총선에서 대통령은 공천에 영향을 못 미칩니다. 국민의힘이 여론을 지금보다 더 의식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정도로 패하면 국회에 국민의힘 의석은 TK 위주이고, 수도권 의원들은 전멸에 가까운 상태가 되기에 생각보다 변화가 더딜 수 있습니다. 국민의힘 TK지역정당화 할 가능성도 있고, 이때문에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중도보수당의 출현이 준비될 수 있습니다.

- 한동훈 위원장은 “본인 임기는 총선 이후까지”라고 했으나, 이런 결과지를 받으면 ‘패배 확인’ 뒤 사퇴 발표가 일반적입니다. 본인 뜻과 상관없이 정치권에 계속 머물기 힘들 것으로 봅니다.

2) 114~120석 + 민주당 과반

- 현재로선 이 구간을 예상하는 이들이 가장 많습니다. 애매합니다. 선전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참패도 아니고. 현재보다 의석이 늘어나는 상황에서는, 국민의힘이 의석을 얼마나 더 얻었느냐는 것보다 ‘민주당 의석이 과반이냐, 아니냐’가 국민의힘에 더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또 국민의힘 의석이 120석 아래가 되면, 조국혁신당이 아무리 선전을 하더라도 민주당도 과반을 차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 국민의힘이 현재보단 의석이 늘었더라도 110~120석대 초반으로 ‘민주당 과반’ 국회를 시작한다면, 조국혁신당의 등장 외에는 지금과 거의 같은 국회 상황입니다. 여야 갈등 국면은 여전하고, 이전보다 증폭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한동훈 위원장의 정치적 위상 유지 마지노선입니다. ‘선거 패배’라며 잠시 정치권을 떠날 수 있으나, ‘참패’ 상황과 달리 곧 복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 하지만 야권이 재적의원 3분의 2인 180석 이상을 차지하게 되면, 지난 2년처럼 야권 주도로 각종 법안이 신속처리안건 지정(패스트트랙) -> 단독 의결 -> 대통령 거부권 등의 상황이 계속될 것입니다.

- 다만, 당정관계는 당으로 옮겨집니다. ‘패배 원인은 용산, 그래도 한동훈과 당이 나서 이만큼이라도 막았다’는 정서가 국민의힘 내에 공유되면서 국정운영 기조 전환 목소리가 잦아질 것입니다. 당내 혁신 목소리도 높아질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대권 주자들이 고개를 들면서, 대권 다툼이 조기에 일어날 수 있습니다.

3) 120~150석 + 민주당 과반 미만

- 국민의힘이 130석 가까이 얻는다면 ‘민주당 과반’이 불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국민의힘의 ‘사실상 승리’가 됩니다. 2당이 되고도 `승리'라 할 수 있는 다소 우스꽝스러운 상황이긴 합니다. 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못 얻는다면, 그 원인으로 공천을 다시 돌아보게 될 것입니다. 이재명 대표 책임론이 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위주로 재편되었기에, 이 상황에서도 당장은 이재명 대표의 위상이 크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회에서는 조국혁신당 등 다른 야당과의 협력이 필수불가결해 집니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한동훈 위원장의 당내 위상은 흔들리지 않고, 오히려 ‘패배를 막아낸 1등 공신’ 대접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용산'은 약해지고, `당'으로 중심추가 기울게 됩니다.

- 다만, 이 경우 여당인 국민의힘이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2개의 교섭단체를 마주하게 되는 상황을 맞게 된다면, 국회 협상 과정 등에서 무척 애를 먹게 될 것입니다.

(*) 결론 : 어떤 경우든, 투표해야 결과가 있습니다.

② 시선, 클릭!

# 채소, 휘발유, 금 안 오르는 게 없어

- 이번 선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은 이재명, 한동훈, 조국도 아닌 ‘대파’일지도 모릅니다.

## 부동산 증여 늘어

- 채소·과일값 걱정하는 사람도 있지만, 증여세 걱정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 화석연료 한국이 세계 2위

- 화석연료 투자액 1위는 캐나다, 2위가 한국. 캐나다는 땅이라도 넓지요.

#### 아이 줄어도 학원비는 늘어

##### 햄버거 2제

- 쉐이크쉑(뉴욕), 파이브가이즈(버지니아) 다음, 이젠 인앤아웃(캘리포니아)만 남았나요?

- “거 장난이 너무 심한 거 아니오”(영화 ‘신세계’의 이정재)

③ Now and Then

매일 마지막에 이처럼 노래 한 곡씩을 전합니다. 오늘 선곡으로 떠오르는 게 양희은의 ‘하얀 목련’(1984, ‘하얀 목련이 필 때면 다시 생각나는 사람~’), 엄정행의 ‘목련화’(‘산에 사는 목련화야~’), ‘4월의 노래’(‘목련꽃 피는 언덕에~’) 등이었으나, 선거 하루 전날 적절치 않다고 판단돼 가볍게 골라 봤습니다. 노래 들으며 잠시 쉬어가시죠. 지난 10년 간 노래방에서 가장 많이 불린 곡입니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노래방 차트 분석 결과, 가장 많이 불린 노래가 윤종신의 ‘좋니’(2017)였다고 합니다. 윤종신 작사·작곡의 이 노래는 ‘오래 전 그날’(1993) 분위기를 24년 뒤 그대로 재연한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 이 노래가 노래방 애창곡 1위라는 사실을 들었을 때, 전혀 이상하지 않았습니다. 40~50대(50대도 있을까요?) 남성들이 옛날 생각하며 눈 지그시 감고 부를법한 노래, 찌질한 감성, 너무 쉽지도 너무 어렵지도 않은 익숙한 리듬과 멜로디, 읊조리듯 시작했다가 중간에 입 크게 벌리고 소리질러 합창도 가능한 구간 등 노래방 애창곡이 갖춰야 할 거의 모든 것을 다 구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윤종신은 노래가 히트하자, 곧이어 가사만 바꾼 여자 화답 버전인 ‘좋아’를 내놓았습니다. 요즘 ‘골 때리는 그녀’에서 활약중인 가수 민서가 불렀습니다. 첨부한 영상은 윤종신이 아닌, 한 쇼프로그램에서 수지가 부르는 ‘좋니’입니다. 아마 어제 여기저기에서 윤종신의 ‘좋니’가 엄청 많이 나왔을 것이기에, 다른 버전으로 골라봤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노래방에서 ‘좋니’를 열창해도 그 사람은 내 생각 안합니다. 사랑이 아니었으니까요.

(p.s. 선거일인 내일 10일(수)에도 뉴스뷰리핑을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대신 선거 다음날인 11일(목)에는 보내지 않겠습니다. 그날은 똑같은 개표 결과 기사가 쏟아져 별도의 뷰리핑이 큰 의미가 없을 듯합니다.)

(*일부 포털에서는 유튜브 영상이 열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유튜브 영상을 보시려면, 한겨레 홈페이지로 오시기를 권합니다. 기사 제목 아래 ‘기사 원문’을 클릭하시면 됩니다.) (끝)

권태호 기자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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