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도성과 북한산성 잇는 ‘탕춘대성’, 국가 사적으로 지정

고희진 기자 2024. 4. 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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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산 기차바위~북한산 향로봉 아래 ‘5km’
조선 후기의 독특한 방어체계 보여주는 산성
북한산 일원 탕춘대성 모습. 서울시 제공

서울시는 조선시대 한양도성과 북한산성을 연결하기 위해 지은 성인 ‘탕춘대성’이 9일 문화재청에 의해 국가지정문화재인 사적으로 지정됐다고 밝혔다.

탕춘대성은 한양도성의 서북쪽인 인왕산 기차바위에서 시작해서 북한산 향로봉 아래까지 이어지는 길이 약 5㎞의 산성이다. 1976년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됐고 2022년 사적 예비문화재로 선정됐다.

탕춘대성은 조선 후기 독특한 방어 체계를 엿볼 수 있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성곽유산으로 1702년(숙종28년) 우의정 신완의 건의를 받아 1715년부터 건설이 시작돼 영조 시대인 1754년 완성됐다. 임진왜란 이후 도성 방어 체계의 완성이라고 볼 수 있다.

탕춘대성은 도성 서쪽을 방어하면서 군량을 보관하고, 전쟁 시에는 한양도성과 북한산성에 보급하는 중요한 기지로 활용됐다. 국내에서 유일한 인근 성곽의 군량 보급과 지휘를 담당하는 배후 성이다.

홍지문과 오간수문. 서울시 제공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차단성이자 연결성의 역할을 하는 성곽으로 홍지문과 오간수문, 암문 등 성곽 부속 시설이 있다. 성 내부에 총융청 터, 평창 터 등 국방 관련 시설이 있다.

영조는 탕춘대성 내부에 북한산성과 서남부를 방어하는 총융청을 옮기면서 국가 변란에도 도성을 지키겠다는 계획인 ‘수성절목’을 반포해 조선 후기 도성 방어체계를 구축했다. 탕춘대성의 축성은 영조가 벌인 청계천 하천 준설 사업과 함께 수도 한양 정비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서울시는 탕춘대성 원형 파악을 위해 2022년, 2023년 두 차례 발굴조사를 해 숙종~영조 대에 이르는 조선 후기 축성술이 쓰였다는 것을 확인했다. 2022년 ‘탕춘대성 사적지정 승격을 위한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하기도 했다. 사적 지정을 위해 성곽 보수 및 탐방로 인근 수목 정비도 추진했다.

최경주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탕춘대성은 18세기 이후 확립된 도성 방어체계 개선의 마침표를 찍은 유산이자 한양도성과 북한산성을 연결하는 관문 장성의 성격을 지닌다”라며 “앞으로도 서울에 숨겨진 보배 같은 문화유산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가꿔나가겠다”고 밝혔다.

고희진 기자 go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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