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8명 "본사 가기 싫어"… LH 직원 처우 나빠졌다
[편집자주]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정부의 공공기관 지방이전 정책에 따라 수도권에 위치한 153개 공공기관이 10개 혁신도시로 이전했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목표로 했던 지역 경제 활성화나 일자리 창출, 수도권에 집중된 경제력 및 인구 분배 효과가 미흡한 것을 증명하는 지표들이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오히려 수도권 집중현상이 더 심화하는 양상이다. 공공기관 지방이전의 그림자를 들여다봤다.
①지방으로 간 공공기관… "지역 경제 살아났나요?"
②나주 이전 10년 '한전'… "만년 과장으로 남겠습니다"
③부산 생활 19년차 '거래소'… 처참한 금융중심지
④'부산行' 산업은행, 젊은 직원 줄퇴사에 10년간 7조 손실 추정
⑤10명 중 8명 "본사 가기 싫어"… LH 직원 처우 나빠졌다
⑥HUG, 부산 정주 만족도 높지만 잦은 출장에 피로도 높아
⑦고시원에 상사와 동거 중… '신의 직장' 공공기관 직원
#2 또 다른 LH 직원 B씨는 수도권 현장에 근무하며 초등학생 자녀 두 명을 키운다. 사내 부부인 배우자는 진주 본사에서 일하고 거주한다. 한 달에 한 번도 만나기 어려운 주말 가족이자 독박 육아를 하는 그는 이렇게 회사 생활을 버티는 게 맞는 건지 하루에도 수십 번 고민을 한다고 토로했다.
수도권 과밀을 해소하고 국토균형발전을 이루겠다는 취지로 시작된 공공기관 지방 이전은 이렇듯 구성원 개개인의 삶의 질을 하락시키고
가족 집단을 붕괴 위험에 노출시켰다. 여야를 막론 정책의 본질에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혁신도시'라는 허울 아래 고통받는 이들을 외면한 정책이 과연 국가와 국민을 위한 것인가란 의문이 끊임없이 제기된다.
국토교통부 산하 최대 공공기관 LH는 진주혁신도시로 이전 10년을 맞았다. 정부의 혁신도시 정책에 따라 2015년 4월 경기 분당신도시에서 진주혁신도시로 본사를 옮겼다.
국토부 혁신도시발전추진단이 발표한 이전 대상 기관의 이전 현황에 따르면 진주혁신도시로 이전한 기관은 총 11개, 인원은 4241명으로 조사됐다. 이 중 LH 소속 직원 수가 1660명으로 가장 많았다. LH 직원 수는 8000여명으로 10개 준정부기관·기타공공기관보다 많지만 이를 감안하면 이전 직원 수가 상대적으로는 많지 않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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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는 바꿔 말하면 진주 경제의 LH 의존도가 크고 불균형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표 사례가 2021년 LH 직원들의 수도권 3기 신도시 투기 사태다. 정부는 LH 구조조정 방안을 내놨지만 지역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의 반대로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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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에 따르면 신규 공채 채용이 없는 2021년 외 목표제 미적용 대상을 제외한 의무채용 비율은 ▲2019년 22% ▲2020년 24% ▲ 2021년 0% ▲2022년 35% ▲2023년 32%다.
지난해 12개 혁신도시 가운데 경남의 지역 인재 채용률은 33.2%로 최하위에서 두 번째였다. 최근에는 의무채용 혜택이 지역거점 국립대 졸업생에 쏠림 현상도 지나치다는 지적마저 나왔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공공기관 지역 인재 의무채용제 시행 6년, 지역거점국립대학으로 쏠림현상 발생'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문제점을 제기했다. 2018~2023년 LH 대졸 지역 인재 입사 사원 중에 경상국립대 졸업자는 190명(67%)이었다.
지난해 LH 직원 10명 중 7명은 진주 본사에 근무를 기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8년 이후 입사자 가운데 본사 근무를 기피하는 비율은 80%에 달했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수도권과 거리가 너무 먼 문제는 직원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유진 기자 yujin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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