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개 하나 가격이 100만원? …'슬립 테크' 바람에 수십만원 '플렉스'

김민석 기자 2024. 4. 9.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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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화+수면 질 강조' 맞물려 '침실 플렉스' 가속
'AI 모션필로우' 1Q 판매량 전년比 2.5배…할인가가 86만원
텐마인즈 AI 모션필로우 연출 사진(텐마인즈 제공) 2024.4.8/뉴스1 ⓒ News1 김민석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소비 양극화의 심화와 수면의 양과 질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는 트렌드가 맞물리면서 베개 하나 가격이 수십만 원에서 달하기도 하는 '슬립 테크' 제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수면 장애를 겪는 사람들 경우 숙면하기 위해서라면 매트리스·베개·침구 등의 가격이 기존 대비 수십 배 높더라도 지갑을 여는 경우가 늘고 있어서다.

9일 글로벌 브랜드 씰리(Sealy)가 최근 발표한 '슬립 센서스 2023'에 따르면 '아침에 개운함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한 한국인은 95%(글로벌 응답자 92%)에 달했다. 평균수면 시간은 우리나라 응답자 절반(48%)이 '4~6시간'라고 답해 글로벌(4~6시간 41%) 대비 짧았다.

건강보험공단의 '수면장애 환자의 건강보험 진료 현황' 조사에서도 국내 수면장애 환자는 2018년 85만 5025명에서 지난해 109만 8819명으로 4년 만에 28.5% 급증했다.

많은 사람이 일과 시간 피로감을 호소하지만, 밤에는 잠을 깊이 자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뿐 아닌 현대 사회의 세계적 현상이기도 하다.

최근 기업들이 수면의 질 문제를 기술로 해결하려는 슬립 테크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투자를 확대하는 배경이다.

텐마인즈 'AI 모션필로우' 팝업스토어 현장(텐마인즈 제공) 2024.3.15/뉴스1 ⓒ News1 김민석 기자

국내 기업 중에서는 'AI 모션 필로우'를 개발한 텐마인즈가 꼽힌다. AI 모션필로우는 인공지능 모션시스템이 코골이 소리를 감지하면 베개 속 에어백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수면 자세를 바꿔줘 코골이 완화에 도움을 주는 제품이다. 2022년 11월 출시했다.

회사는 자체 사용자 테스트 결과 사용자 대부분(97.3%)이 코골이 감소 효과를 경험했다고 설명했다.

텐마인즈 관계자는 "모션필로우 제품은 론칭 직후부터 CES(세계가전전시회) 혁신상을 받아 현재까지 총 4회 수상했다"며 "올해 1월 열린 세계가전전시회에선 AI 모션필로우에 수면 중 생체 신호를 감지하는 '모션링'을 더한 '모션슬립'을 선봬 스마트홈 부문에서 최고혁신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AI 모션필로우 1개 정상가(미할인 기준)는 100만 원으로 높다. 상시할인가 86만 4000원 기준으로도 일반적인 베개(1만~2만 원) 40~80여 개를 구매할 수 있는 가격이다.

상대적으로 고가임에도 많은 소비자가 지갑을 열면서 AI 모션필로우의 올해 1분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5(142%) 증가했다고 텐마인즈는 밝혔다.

텐마인즈 관계자는 "올해 1분기 'AI 모션필로우 앱'(구글플레이·앱스토어) 다운로드 수도 전년 동기 대비 338% 급증했다"며 "AI 모션필로우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지난달 서울 성수 '스페이스 257'에서 운영한 'AI Sleep Pharmacy' 팝업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브자리 슬립앤슬립 대표 기능성 베개 '슬립핏 PT'(이브자리 제공) 2024.4.8/뉴스1 ⓒ News1 김민석 기자

국내 침구 브랜드 이브자리는 슬립테크 스타트업 에이슬립과 손잡고 AI 기반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최근엔 한국과학기술원(KAIST)와 '수면과학 공동 연구·제품 개발' 업무협약을 맺었다.

에이슬립은 수면 분석 인공지능(AI) 모델을 기반으로 사용자별 수면단계, 무호흡증 여부 등을 측정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수면 패턴을 감지한 후 기상 알람 기능도 수행한다.

이브자리의 수면전문 브랜드 슬립앤슬립은 베개 등에 에이슬립의 수면무호흡·코골이 측정 소프트웨어(슬립루틴)를 탑재해 프리미엄 제품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가격대는 30만~50만 원대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브자리는 2003년 국내 침구업계 최초로 수면환경연구소를 설립하고 21년간 수면의 질을 연구해 왔다.

조은자 이브자리 수면환경연구소 부소장은 "좋은 잠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는 사람들이 증가하며 프리미엄 침구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다자간 협업을 통해 IT 기술을 접목한 슬립테크 제품을 개발하겠다"고 전했다.

ideae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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