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원대' 분양가 놓고 경쟁… 고가주택 매매가 향방은

정영희 기자 2024. 4. 9.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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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락 요인 적지만 가능성 있어
강남권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고가주택과 고급주택의 경계가 점차 허물어지고 있다. 일반 아파트(공동주택)에도 대형 평형, 복총형 구조나 나펜트하우스가 많아지고 이유에서다. 사진은 서울 용산 나인원한남 아파트의 모습./사진=뉴시스
유명 연예인 스포츠 선수, 스타 강사 등이 매수했다는 서울 주요 입지의 고급주택이 화제다. 구매력 갖춘 초고액 자산가의 증가와 강남· 용산, 한강변이나 공원 조망 지역을 중심으로 공급이 꾸준하게 이어지며 고급주택 영역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NH투자증권은 9일 '2024 고급주택 트렌드 변화와 전망'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지방세법'상 고급주택은 ▲주택가액 9억원 초과 ▲연면적 331㎡ 초과 ▲대지면적 662㎡ 초과 ▲엘리베이터 (적재하중 200kg 초과) 설치 ▲에스컬레이터 설치 ▲수영장(67 m 이상) 설치 ▲공용면적 제외 연면적 245㎡(복층은 274m) 초과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실제로는 세금 중과를 피하기 위해 연면적(전용면적)을 기준 미만으로 하고 테라스 등의 서비스 면적을 제공, 분양면적은 지방세법상 고급주택 면적을 초과하는 경우가 많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전국 아파트 상위 20%(5분위) 매매평균가격은 157%, 하위 20%(1분위) 주택은 14% 상승하며 격차가 커졌다. 서울의 경우 5분위 176%, 1분위 120%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 5분위 아파트 매매평균가격은 2017년 6월 12억7000만원을 기록한 이후 2018년 4월 15억6000만원을 기록하며 법령과 사회적 기준의 고가주택 금액을 초과했다.

지난해 한남더힐 233㎡(이하 전용면적)과 반포자이 244㎡, 압구정 신현대 183㎡의 평균 매매가격을 비교한 결과 한남더힐(95억원)이 가장 높았다. 2019년 대비 107% 오르며 상승률도 가장 컸다. 2021년 고급주택 호황기에는 동일 평수 기준 반포자이가 한남더힐보다 가격이 높았으나 2022년 시장 침체와 함께 반포 신축 아파트가 다수 공급되며 역전됐다.

주요 고급 아파트는 최근 1~2년 이내 신고가가 속출하고 있다. 한남동 파르크한남(268㎡)이 지난해 8월 180억원에 거래되며 아파트 중 역대 최고 매매가를 기록했다. 단지형 아파트인 나인원한남(206㎡), 아크로서울포레스트(198㎡)도 최근 1년 동안 100억원 안팎의 금액으로 거래됐다.

주요 고급 연립주택(빌라)은 가구수가 많지 않아 거래가 빈번하게 일어나지 않는 편이지만 거래될 때마다 신고가를 기록하는 모습이다. 청담동 마크힐스(193㎡)는 지난 2월 85억원의 신고가를 갱신했다. 같은 면적 직전 거래가 2021년 8월 55억원으로 3년이 채 되기 전에 30억원이 오른 셈이다. 2021년 9월 서초동 트라움하우스5차(274㎡)는 185억원에 거래되며 연립주택 중 최고 매매가를 썼다.

2023~2024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보면 더펜트하우스청담, 나인원한남. 한남더힐 등 고급 주택이 상위 10위권에 포진됐다. 올해 상위 10개 주택 공시가격은 전반적으로 지난해보다 상승했다. 1위는 더펜트하우스 청담 407.71㎡(164억원)로 지난해 대비 1억6000만원 올랐다. 2위는 올 초 입주한 에테르노 청담(464.11㎡)으로 128억6000만원을 기록했고 3위는 지난해보다 순위가 낮아졌지만 가격은 9억3000만원 오른 나인원한남(244.72㎡)이 차지했다.

올해 표준 단독주택 상위 10개의 순위는 달라지지 않았으며, 공시가격은 2023년대비 소폭 상승했다. 상위 10개 중4개가 이태원동 소재이고 그 다음으로 한남동(3개) 삼성동(2개) 방배동(1개) 순이다. 1위인 용산 한남동 소재 단독주택(연면적 2862㎡) 공시가격은 지난해보다 1.9% 상승한 285억7000만원이었으며 2위는 강남 삼성동에 위치한 연면적 2617㎡의 단독주택이다. 공시가격은 전년 대비 2.5% 오른 186억5000만원으로 알려졌다.

국내 아파트 최고 분양가 기록을 세웠던 에테르노 청담은 최근 29가구 모두 입주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하 4층~지상 20층 1개 동으로 구성, 244~497㎡로 공급됐다. 단층형(244㎡) 분양가가 130억원부터 시작하고 슈퍼펜트하우스(497㎡) 분양가는 300억원인데 2020년 당시 분양 완판되면서 고급주택 분양시장의 판도를 바꿨다는 평가다. 2022년 하반기 강남 논현동에는 브라이튼 N40 84~-248㎡의 148가구가 입주했다. 임대 후 분양 방식으로 공급됐으며 올해부터 3.3m당 8000만원 이상에 양도 전환 중이다.

워너청담, 에테르노 압구정, 마제스힐 등 추후 공급예정 단지는 주로 30가구 미만의 아파트(단독형)가 대부분이고 지역은 청담동이 많다. 분양가는 기본 100억원대부터 시작하며 최고 분양가는 800억원에 달했다.

올 1월 분양된 포제스한강의 평균 분양가는 3.3m당 1억1500만원으로 정해졌다.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84㎡의 분양가는 44억원이었으며 최고가인 펜트하우스(244㎡)는 160억원으로 정해졌다. 일반분양 106가구 모집에 전체 1062건이 신청하며 평균 경쟁률은 10 대 1로 집계됐다. 국민평형의 경우 1순위에서만 25.4 대 1의 경쟁률을 보인데 이어 펜트하우스 2가구도 각각 16 대 1, 1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고급주택 선호 현상이 소비 양극화로 인한 베블런 효과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베블런 효과란 상류층 소비자들이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기 위해 가격이 오르는데도 수요가 줄어들지않고 오히려 증가하는 현상을 가리키는 말이다. 고액 자산가들이 증가하며 희소성과 다른 사람들과의 차별화 욕구 등 고급주택만의 특성이 베블런 효과를 불러일으킨 셈이다.

정보현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원은 "고급주택은 가치 반영과 가격형성원리, 수요와 시장의 작용 면에서 일반적인 주택시장과 다른 차이를 보인다"며 "기본적으로 고가주택이어야 하지만 질적으로도 양호해야 하는데 사생활 보호와 유사사회 계층 간의 커뮤니티 형성 등 수요층이 중시하는 소비 가치가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급주택은 일반 아파트와 달리 대출 영향이 적고 재건축 사업성 등 시황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데다 시장 침체기에 거래가 없어 하락폭이 가시화되지 않는 반면, 활황기에는 상방의 캡이 없어 상승 탄력이 클 것"이라며 "주수요층도 경기나 금리 등 거시적 환경 변수에서 자유로울수 없고 수요 일부는 강남 고가주택 시장으로 흡수되는 등 하락요인 또한 상존하고 있어 향후 공급량, 분양가격과 함께 특히 유효수요의 변화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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