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통' 송호성이 이끄는 기아…이제 매출액 100조 시대 넘본다

강주헌 기자 2024. 4. 9.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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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 人]


송호성 기아 사장. /사진=기아 제공

"상품경쟁력 강화를 통해 중국 브랜드와 차별화를 유지하는 것."

송호성(62) 기아 사장이 지난 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24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밝힌 경영 전략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자동차 브랜드의 저가 공세가 거세지면서 자동차 산업 환경은 밝지 못하다. 지난해 중국 브랜드의 글로벌 점유율은 17.1%로 2019년 10.8 대비 큰 폭으로 커졌다. 같은 기간 수출은 50만대에서 171만대로 3배 늘었다.

또 다른 도전에 직면했지만 역시 해법은 차별화라는 걸 재확인했다. 그동안 기아가 시도했고, 성과를 거둔 전략이다. 송 사장이 2020년 취임한 이후 4년간 기아는 저가형 이미지에서 벗어나 세련되고 상품성이 좋은 브랜드로 이미지 쇄신을 이뤄냈다는 평가다. 같은 그룹사인 현대자동차와는 다른, 기아만의 정체성을 구축해내면서 내수·해외를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량 증가로 이어졌다.

송 사장이 이끄는 동안 기아의 외형은 배로 커졌다. 기아의 매출액은 2020년 59조4680억원에서 지난해 99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69조8624억원, 2022년 86조5590억원으로 해마다 늘었다. 올해는 '매출액 100조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다. 기아는 올해 목표로 △판매 320만대 △매출액 101조 △영업이익 12조 △이익률 11.9%를 설정했다.

송 사장은 연세대 불문과 출신으로 1988년 현대차에 입사해 부장까지 일했고 2007년 임원으로 승진하면서 기아로 적을 옮겼다. 현대차와 기아 두 회사에서 오랜 기간 일한 경험이 있다. 기아에서는 수출기획실장, 유럽총괄법인장, 글로벌사업관리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2020년 3월 수시인사에서 글로벌사업관리본부장이었던 당시 송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기아 대표에 내정됐고 같은해 6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2022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에 재선임됐고 임기는 오는 2025년 3월까지다.

글로벌 영업 전략에서 전문성을 쌓아온 그는 기아의 '브랜드 리런칭'을 주도했다. 송 사장은 2021년 1월 기아자동차에서 기아로 사명을 변경하고 브랜드 철학, 엠블럼까지 교체했다. 브랜드에 변화를 준 전략은 주효했다. 글로벌 브랜드 평가 전문 업체인 인터브랜드에 따르면 지난해 기아의 브랜드 가치는 전년 대비 7% 상승한 70억달러로 평가됐다. 지난 뉴욕 오토쇼에서는 EV9이 세계 올해의 차와 세계 올해의 전기차를 수상했고 2023년 EV6에 이어 올해 EV9이 유틸리티 부문 올해의 차로 연속 선정됐다.

전동화 시대를 맞아 글로벌 탑티어 브랜드의 입지를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도 순항 중이다. 기아도 지난해 쏘렌토, 스포티지 등 SUV 차종이 글로벌 최다 판매 모델 상위권을 차지했다. 친환경차 판매 대수가 전년 대비 18.2% 증가한 57만6000여대에 달했다. 2030년 글로벌 시장 전기차 판매 목표는 160만대로 잡았다. 최근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로 지난해 설정했던 목표에서 변화는 없지만 3년 전엔 88만대, 2년 전엔 120만대로 설정했다가 수치를 올렸다. 글로벌 브랜드 트래커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판매량 상위 8개 브랜드 기준 기아의 전기차 비보조 인지도는 3위를 기록했다. 비보조 인지도는 브랜드에 대한 단서를 주지 않고 한 제품 부류에서 떠오르는 브랜드를 자유롭게 응답한 것으로 특정 브랜드를 상기한 사람들의 비율을 뜻한다.

자신감의 배경엔 상품경쟁력이 있다. 글로벌 소비자를 대상으로 핵심 구매요인 변화를 조사한 결과 디자인과 상품성의 비중은 확대되고 과거 가장 중요했던 차량 가격 비중은 큰 폭으로 축소됐다. 신규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확립하고 상품성 강화모델들을 지속해서 출시한 결과 실적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중국 브랜드 굴기에도 상품경쟁력으로 대결할 계획이다. 특히 중국 브랜드가 공격적으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아시아·중동, 아시아·태평양, 중남미 지역 등 신흥 시장에서 커넥티드카 서비스 대상 국가를 2026년까지 총 74개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송 사장은 "중국 브랜드 차량 대비 크게 우위에 있는 기아의 주행 성능을 지속해서 강화하고 고객 커뮤니케이션을 정교화해 기아의 상품 차별화 항목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주헌 기자 z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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