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반대편에 김치의 날 있다”…국가기념일 만든 ‘이 여자’ 정체는
한국 드라마 보며 K문화 ‘홀릭’
김치의 날 제정에 문화원 도움
여야 의원 3년간 설득한 결과
작년 7월 국가 공식 기념일돼
30시간에 걸쳐 비행기에 몸을 싣고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서울로 날아왔다. 첫 한국 방문 일정으로 김치 연구소와 공장 구석구석을 둘러보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해외 최초로 국가 차원 ‘김치의 날’ 제정을 이끌어낸 막달레나 솔라리 킨타나 아르헨티나 전 상원의원의 이야기다.
킨타나 전 의원은 지난 4일 서울 용산구 주한 아르헨티나 대사관에서 진행된 매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아르헨티나는 남미에서도 특히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높은 나라이기 때문에 여러 사람들과의 협력으로 김치의 날 제정을 성공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김치의 날’ 제정 법안을 처음 발의해 지난해 7월 국가 차원에서 공식 기념일로 제정하기까지 모든 과정을 이끈 주역이다. 김치 주요 수출기업인 대상의 협조로 이번 한국 초청이 이뤄졌다. 아르헨티나 김치의 날 제정 결의안에는 김치의 역사와 우수성은 물론 한국이 김치의 종주국이며, 2013년 유네스코가 김치 준비·보존 과정인 ‘김장’을 세계 무형 문화유산으로 인정했다고 명시돼 있다.
또 “김치의 날 제정으로 아르헨티나 곳곳의 한인식당이 언론에 많이 다뤄지면서 엄청난 홍보효과가 있었다”며 “아시아 음식은 중국음식이나 초밥이 대중적으로 알려졌는데 최근엔 한식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고 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도 한국 문화를 좋아할 뿐만 아니라 아르헨티나 국민들의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킨타나 전 의원은 “넷플릭스를 통해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접하며 한식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며 “아르헨티나에는 사회에 완벽하게 스며들어 사는 한인 2, 3세들이 많아 서로의 문화를 잘 이해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에밀리아노 와이셀피츠 주한 아르헨티나 대사도 “아르헨티나는 수많은 이민자의 후손이 모인 나라”라며 “남미에서 가장 많은 한인들이 동화돼 살고 있고 부에노스아이레스인 누구나 한국 친구가 한 명 이상 있어 친숙하다”고 덧붙였다.
킨타나 전 의원은 두 국가가 경제, 산업 측면에서도 크게 협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킨타나 전 의원은 “최근 포스코가 아르헨티나의 리튬에 엄청난 투자를 하면서 여러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며 “현 대통령도 급속한 경제 성장을 이루고 독립적인 국가로 부상한 한국을 모델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 초청을 진행해준 대상의 경우에도 김치 사업을 넘어 건강기능식품 등 다방면에서 아르헨티나 진출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한국기업을 위해 법안을 바꾸거나 세금 공제 등 정책을 세우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와이셀피츠 주한대사는 “한국인들이 리오넬 메시를 좋아하듯 아르헨티나에서 K팝과 K드라마를 사랑하는 팬들이 많아 문화 교류는 이미 활발하게 진행중”이라며 “아르헨티나는 자원이 풍부하고 땅이 넓지만 인구와 자본이 적은 나라인데, 정반대인 한국과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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