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 중심’ 누리과정, 초등교육과 동떨어져 [심층기획-무너진 유아공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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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5세 교육 의무화는 유아교육과 초등교육 연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현재 정부의 만 3∼5세 교육과정인 누리과정은 초등교육과 분절적으로 운영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부모 사이에선 누리과정이 초등학교 교육과 따로 논다는 불만이 나온다.
교육계에선 만 5세 의무교육이 되면 교육과정이 만 3∼4세와 구분되고, 초등교육 준비 내용도 보강될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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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불안에 사교육 부추기는 꼴
8일 교육부에 따르면 2012년 전국 어린이집·유치원에 도입된 누리과정은 자연탐구·의사소통 등 5개 영역에서 아동이 경험해야 할 내용을 제시하며, ‘놀이 중심’인 것이 특징이다.
학부모 사이에선 누리과정이 초등학교 교육과 따로 논다는 불만이 나온다.
특히 한글 교육에 대한 지적이 많다. 누리과정은 직접적인 문자교육을 금지하고, 한글도 ‘놀이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습득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교육부는 한글은 학교에서 가르쳐줘서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현실은 다르다.
올해 아이가 입학한 한 학부모는 “학교에서 한글을 알려주지만 당장 수학 교과서도 문제가 한글로 나와있어서 한글을 읽어야 혼자 풀 수 있다. 한글을 떼고 가야 학교 생활이 수월하다”며 “사교육을 해서라도 한글은 거의 떼고 들어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초등학교 입학 직전 두석 달 만이라도 유치원에서 한글 교육과 초등학교 준비를 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입학을 앞둔 연말·연초에는 전국 심리상담센터나 스피치 학원 등에서 수십만원의 ‘초등학교 입학 준비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유치원·어린이집에서 초등학교 준비가 제대로 안 된다는 불안감이 사교육까지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교육계에선 만 5세 의무교육이 되면 교육과정이 만 3∼4세와 구분되고, 초등교육 준비 내용도 보강될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유치원 과정이 의무교육인 미국의 경우 만 5세 과정은 ‘초등학교 준비 교육’으로 여겨지는 분위기다.
교육부는 우선 ‘유보통합’(유치원+어린이집) 과정에서 초등교육과 연계율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누리과정 개정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2학기에는 유치원 1000곳에서 초등교육과 연계율을 높인 활동을 진행하는 ‘이음학기’를 시범 운영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내년에는 이음학기 운영 기관을 2000곳 더 늘릴 계획”이라며 “유보통합을 계기로 교육과정 정비도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세종=김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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