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D-2…'명룡대전' 계양을 지금 표심은

김주훈 2024. 4. 9. 05: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성과형 리더' 이재명 vs '진짜한다' 원희룡
"여당 정부 뭐 했나…미래 생각하면 이재명"
"2년 전과 달라…원희룡, 정부소통 잘 할 듯"

[아이뉴스24 김주훈,정승필,라창현 기자] 4·10 총선 최대 격전지로 분류되는 인천시 계양구을의 민심 향방이 주목되고 있다. 대권 잠룡으로 평가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후보로 등판하면서다. 이 후보는 계양구가 곧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정권 심판론' 최전선임을 강조하고 있고, 원 후보는 경쟁력으로 '청렴성'을 부각하는 등 표심 잡기에 총력을 쏟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을 후보, 원희룡 국민의힘 인천 계양을 후보가 1일 오후 경기 부천시 OBS 경인TV에서 진행된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인천 계양을 후보자 토론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

◇ '도지사·시장' 출신 이재명…최대 경쟁력은 압도적 '성과'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계양을 현역 지역구 국회의원이지만, 현재 민주당 당대표로서 전국적 인지도를 가진 인물이다. 하지만 이 후보에 대한 지역 내 평가는 인지도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재명'이란 정치인의 기반이 된 경기도지사 당시 추진한 '경기도 불법 계곡 설치물 철거 사업'은 이 후보의 지역 발전 능력을 보여주는 핵심이라는 것이 캠프의 설명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19일 유권자들을 향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이재명 후보 캠프]

이 후보의 핵심 공약도 그의 '추진력'이 필요한 사업이 대부분이다. 더욱이 계양 주민들이 지역 발전을 크게 호소하고 있는 만큼, △계양테크노밸리 신도시 착공 △교통망 확장(GTX-D Y자 노선·인천 1호선 검단연장 추진) △주거밀집지역 공영주차장 확대 등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계양테크노밸리 추진은 이 후보 공약 중 역점 사업으로 통한다.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경제 발전이 핵심인 만큼, 계양을 '제2의 판교테크노밸리'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 후보는 무엇보다 이미 '테크노밸리' 사업을 성공시킨 경험이 있다는 것이 캠프가 강조하는 핵심 경쟁력이다. 이 후보는 경기도지사 재임 시절 판교테크노밸리 사업을 성공시킨 경험이 있다. 이 후보 캠프가 자랑하는 '추진력·성과'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캠프 관계자는 <아이뉴스24>와 만나 "이 후보는 위기를 돌파하는 리더십을 가진 후보"라면서 "대선후보까지 오를 수 있었던 원동력은 불법 계곡 설치물 철거, 지역화폐 등 국민이 정치 효능감을 느낄 수 있게 할 만한 정책을 펼쳤고 성과까지 보여드린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인천시 계양동에 위치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계양을 선거사무소에 실물 크기의 이 후보 입간판이 마련되어 있다. [사진=김주훈 기자]

이 후보 지지세의 원동력은 '친근감'이라는 게 캠프 설명이다. 타 후보 사무실과 달리, 이 후보 사무실은 중앙당사와 마찬가지로 '당원존'이 마련돼 있다. 당원과 지지층들이 자유롭게 드나들고 활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이들은 이곳에서 소통하거나 실물 크기의 이 후보 입간판과 사진을 찍기도 한다. 지역 의원과 지지자 간 친근감이 없으면 이뤄지지 않을 모습이라는 것이다. 더욱이 이 후보가 당대표로서 전국 유세에 나서야 하는 만큼 지역에 집중하지 못하지만, 지역 지지자들은 이 후보에 중앙과 전국 유세에 집중해 달라고 당부하는 것도 캠프가 자랑하는 이 후보의 강점이다.

◇ 중국 자본에서 제주 지켜…계양 발전도 '진정성' 부각

원희룡 국민의힘 후보는 법조인 출신으로 제16~18대 국회의원과 제37~38대 제주특별자치도지사를 거친 5전 5승 무패 기록을 가졌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임명된 그는 장관직을 내려 놓으면서까지 계양을 '험지' 출마를 자청했다. 계양 지역은 민주당 대표 두 명(송영길·이재명)을 배출할 정도로 민주당 세가 강한 곳이지만, 단순 당선 목표를 넘어서 수도권 허브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런 계양을에서 승기를 꽂아 전체적인 정치 판도와 분위기를 바꾸겠다는 큰 그림을 구상하고 있다.

원희룡 국민의힘 인천시 계양을 후보(오른쪽)가 지역 유권자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원희룡 후보 캠프]

원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핵심 공약으로 교통 문제 개선을 내걸었다. 이 대표와 달리 자신의 국토부 경험을 끄집어내 그 역량을 '진짜로' 선보이겠다고 했다. 특히 원활한 서울 출퇴근을 위해 △계양구청역 신설 △지하철 2호선의 서운·작전동 연결 △9호선 동양동, 박촌역 연장 등을 약속했다. 교통 체증 완화로는 △계양-장수IC 구간 지하차도 건설이다. 해당 구간은 대체 도로가 없는 구조인 데다 시흥IC와 가까워 교통량이 상당한 곳이다. 또 영동고속도로 서창JC 이용 차량이 모조리 장수IC를 통해 올라오기 때문에 수도권제1순환선의 상습 정체 원인으로 꼽힌다. 이른바 '수도권 원패스' 공약으로 이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재개발·재건축 추진도 핵심 공약이다. 계양을을 재정비 촉진 지구로 지정해 계산역 등 역세권에 대한 통합개발 추진과 임대아파트 리모델링, 소규모 재개발·재건축을 할 계획이다. 원 후보는 "계양에 온 뒤로 '정치인들은 똑같다'는 말을 귀에 못 박히게 들었다"며 "그러나 저 원희룡은 진짜 한다. 25년 동안 발전이 정체된 계양을 국토부 경험으로 완전히 바꾸겠다"고 했다. 그는 "매일같이 수만 보를 걸으며 계양 주민들을 현장에서 만났다"며 "주민 목소리가 적극 반영된 미래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선 주민들께서 투표로 보여주셔야 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원 후보 측은 경쟁력으로 국토부 경험뿐만 아니라 제주도지사 시절 쌓은 행정 능력도 강조했다. 선거 캠프 관계자는 <아이뉴스24>와 만나 "원 후보는 무분별한 중국 자본 투자와 난개발을 방지해 제주도를 도민에게 되돌려 줬다"며 "당시 공산당 기관지가 원 후보를 비난했을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또 대표적인 성과로 '2030 탄소없는 섬' 정책을 추진해 전기차 생태계를 완비했다. 이 관계자는 "계양을의 야권 텃밭이라는 평가로, 민주당은 앞서 내건 여러 공약을 추진하기는커녕 민심조차 살피지 않았다"며 "원 후보는 '일하는 척'하지 않고 정직하게 일할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원희룡 국민의힘 인천시 계양을 후보가 유세 차량을 타고 유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진=원희룡 후보 캠프]

◇ 민주 텃밭 '계양'…이재명 강세 속 '사법리스크' 발목

2010년 재보궐 선거를 제외한 나머지 총선에서 깃발을 올린 것은 민주당이다. 그만큼 보수 정당 입장에선 계양을 민심을 잡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더욱이 이 후보가 대권 잠룡인 만큼, 계양 주민들이 이 후보에 걸고 있는 기대감은 더욱 남다르다. 다만 일부 지역 주민 입장에선 이 후보의 사법리스크가 지지 여부에 영향을 미친다는 반응도 있어, 이 후보 입장에선 경계를 늦출 수 없어 보인다.

계양산 인근 계양동에 거주하는 50대 김씨는 "여당과 정부가 전체적으로 우리나라를 위해 무엇을 한지 체감되지 않는다"며 "미래를 생각하면 성남 때부터 지금까지 민생에 좀 더 관심을 주는 이 후보가 계양을 책임지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또한 "원 후보가 이 후보 견제만을 하러 온 것 같고, 지역 (발전)을 생각하는 것 같지 않다"며 "(원 후보가) 똑똑한 면도 있지만, 주민들에게 무거운 이미지를 주기엔 역부족인 것 같다"고 말했다.

작전동에 거주하는 60대 나씨도 민주당에 대한 지지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지역 발전은 개인 혼자서 하루아침에 할 수 없는 것"이라며 "뭐든지 하나하나 꾸준히 이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나라 발전을 위해선 저라도 힘을 보태고자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이 후보가 지역 유세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정권 심판이 우선인 만큼, 지역은 (전국 유세) 그 이후에 챙겨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이 후보의 여러 사법리스크로 인해 원 후보에 대한 호감이 생긴다는 목소리도 있다. 계양동에 거주하는 60대 정씨는 "(과거 이 후보가 당선되긴 했지만) 지금은 2년 전과 분위기가 다르다"며 "이 후보의 여러 논란이 제일 신경 쓰이는 만큼, 정부와 소통이 원활한 원 후보가 지역 발전을 이뤄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계양을이 민주당의 텃밭이긴 하지만, 당내 계파갈등 여파로 인해 정파를 떠나 지역 발전을 실현시켜 줄 후보를 선택하겠다는 주민도 있다. 작전동에 거주하는 40대 김씨는 "제가 알던 민주당은 민주주의가 가장 어울리던 당"이라면서도 "최근 탈당으로 인해 (민주주의보다) 자리다툼만 열중한다는 느낌이 드는 만큼, 그저 계양을 위해 헌신해 줄 사람을 뽑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인천=김주훈 기자(jhkim@inews24.com),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라창현 기자(ra@inews24.com)

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