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해가 사라졌어요"…학교수업도 멈추게 한 7년만의 우주쇼

뉴욕=박준식 특파원 2024. 4. 9. 04:3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8일(미국 동부 현지시간) 14시 20분 뉴저지주 버겐카운티 학교들은 7년 만에 북미를 관통하는 개기일식 관측 기회를 맞아 수업을 중단하고 학생들을 운동장으로 내보냈다.

아이들은 통상 3시에 수업을 마치지만 이날은 7년 만의 일식, 그리고 2044년에나 다시 볼 수 있다는 북미에서의 일식 관측을 위해 수업을 중단했다.

미국에서는 지난 2017년 개기일식 관측이 이뤄졌고 이번은 7년 만의 장관이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8일 북미 지역서 7년 만의 개기일식…다음 기회는 2044년

8일(미국 동부 현지시간) 14시 20분 미국 뉴저지주 버겐카운티 학교들은 7년 만에 북미를 관통하는 개기일식 관측 기회를 맞아 수업을 중단하고 학생들을 운동장으로 내보냈다.

각급 학사 담임 교사의 인솔 아래 이날 OPS(Oradell Public School)은 전교생이 학교 앞마당에 모여 개기일식 관람용 안경을 나눠받았다. 1학년 학급담임 스탠리 하스 교사는 "태양이 일식에 돌입하더라도 그걸 직접 바라볼 경우 실명할 가능성이 있으니 반드시 안경을 쓰라"고 23명 학급생들에게 누누이 당부했다. 이날 OPS는 지역주민을 위해서도 선착순 700개의 특수안경을 제작해 나눠줬다.

아이들은 통상 3시에 수업을 마치지만 이날은 7년 만의 일식, 그리고 2044년에나 다시 볼 수 있다는 북미에서의 일식 관측을 위해 수업을 중단했다. 일렬로 도열한 초등생들은 셀로판지 재질로 만들어진 특수안경을 쓰고 태양을 바라보기 시작했는데 여기저기서 함성이 터져나왔다. 1학년생 저스틴 일라이 군은 "생각보다 작지만 마치 초승달처럼 태양의 모습이 사라지는 것이 너무 신기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탐구심이 높아진 고학년생 일부는 부모님을 통해 망원경과 관측장비를 동원해 인생에서 몇번 되지 않는 태양계의 우주쇼를 심각히 관찰했다.

일식은 뉴저지주를 기준으로 14시 20분대부터 관측이 가능했고, 4시까지도 부분적으로 관측 가능한 것으로 보고됐다.

이날 북미를 관통한 개기일식은 멕시코 태평양 연안을 첫 기착지로 정오를 지나 시작됐다. 멕시코에서는 12시 51분부터 관측이 시작됐다. 뉴욕타임즈(NYT) 등에 따르면 멕시코 마사틀란 인근에서부터 일식이 보였는데 해변 산책로에 몰려든 시민들은 노래를 부르고 맥주를 마시며 지구인으로서 십여년에 한번씩밖에 볼 수 없는 태양계의 경이로움을 만끽했다.

미국에서는 지난 2017년 개기일식 관측이 이뤄졌고 이번은 7년 만의 장관이었다. 일식이 진행되는 동안 달은 태양의 섬광 한가운데를 관통하게 되는데 태양광 가운데로 달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면서 빛의 구체는 달 가장자리로 흐르게 보였다. 영국 천문학자 프랜시스 베일리는 이를 두고 1836년 '베일리의 구슬(Baily's beads)'이라 이름 붙였다.

개기일식은 오후 1시 10분에 미국에 도착해 이글 패스 근처 텍사스 가장자리에서 시작됐다. 수백만명의 인파가 날씨가 좋은 곳, 구름이 많이 끼지 않은 곳에 모여 낮이 어두워지는 현상을 지켜봤다. 일식은 멕시코 중부와 북부, 텍사스 평원을 거쳐 미국 중서부, 뉴욕주 및 뉴잉글랜드 전역을 지나 캐나다 몬트리올을 지나 대서양으로 빠져나간다.

[뉴욕=AP/뉴시스] 8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 상공에서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개기일식이 진행되고 있다. 2024.04.09.

일식 안경을 구한 이들은 태양을 곧바로 쳐다볼 경우 나타날 수 있는 시각적 위험을 피해 달의 그림자를 지켜봤다. 한 장소에서는 최대 4분 30초 동안 일식이 계속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실제 부분일식은 각 지역에서 2시간 이상 관측됐다. 특수안경을 통해 바라보면 태양은 마치 보름간 달의 변화처럼 달에 의해 가려졌다.

개기일식은 오후 2시 33분 샌안토니오, 오후 2시 40분 댈러스, 오후 2시 51분 아칸소주 리틀록, 오후 3시 5분 인디애나폴리스, 클리블랜드를 지났다. 남서쪽에서 북동쪽으로 지나는 경로다. 캐나다에선 오후 3시 10분 이후에 나타난다. 오후 3시 45분 캐나다의 뉴펀들랜드 주가 개기일식을 볼 수 있는 마지막 대륙지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에 따라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일식이 아니라 부분일식으로 보일 가능성도 높다. 시카고에서는 태양이 약 94% 가려지고, 보스턴은 93%, 뉴욕(동부시간 오후 3시 25분쯤)과 필라델피아에서는 90%가 보이지 않게 된다.

미국에는 약 3,200만 명의 사람들이 일식의 경로를 따라 살고 있다. 미국에 인접한 48개 주와 캐나다에서 개기 일식을 볼 수 있는 다음 기회는 2044년으로 추정된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