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은 버스, 유치원은 도보…한달째 ‘황당 통학’ 도마 위

박수빈 기자 2024. 4. 9. 03:0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통학환경 개선을 위해 온갖 대책이 집중됐던 부산 연제구 거제동 레이카운티 앞 통학로에 이상한 풍경이 연출되면서 교육당국의 대처가 도마에 올랐다.

거제초 유치원 학부모 40대 A 씨는 "유치원 버스가 없어서 1.5㎞나 되는 거리를, 그것도 보행로도 없는 이렇게 위험한 골목을 지나 걸어가야 한다. 초등학생들의 통학버스 도입에 열을 올리더니 정작 유치원생들은 소외됐다"며 "회사에 사정을 설명하고 눈치 보면서 등하원을 시키고 있는데, 교육청은 물론 학교와 유치원에 항의를 해도 달라진 게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부산 거제초~레이카운티 1.5㎞

- 동래교육지원청 버스 4대 운행
- 병설유치원 학부모 분통 터뜨려
- 주정차 많아 중앙선 침범 다반사

통학환경 개선을 위해 온갖 대책이 집중됐던 부산 연제구 거제동 레이카운티 앞 통학로에 이상한 풍경이 연출되면서 교육당국의 대처가 도마에 올랐다. 위험천만한 통학환경을 고려해 거제초 학생들은 연제구에서 이례적으로 통학버스로 등교(국제신문 지난달 4일 10면 등 보도)하는 반면 정작 유치원생들은 이곳을 걸어 등원하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이에 따라 다소 요란했던 레이카운티 일대 통학환경 개선사업이 통학환경이 훨씬 열악한 지역에 상대적 박탈감을 안긴 데 이어 주민 간 형평성 논란마저 야기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부산 연제구 거제초등학교 앞 도로가 하교 시간 통학버스와 학원 차량 등으로 혼잡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거제초 병설유치원 하원 시간인 8일 오후 거제초 인근 보도와 차도가 구분되지 않은 좁은 길을 따라 유치원생과 학부모가 자동차들을 피해 위험하게 걷고 있었다. 도로 변에는 유치원생들의 하원을 위해 주정차된 승용차가 줄지어 서 있었고, 이를 피해 통행하려는 자동차들은 중앙선을 넘어야만 했다. 잠시 뒤 초등학생들을 태울 통학버스가 도로에 등장했다. 거제초 유치원 학부모 40대 A 씨는 “유치원 버스가 없어서 1.5㎞나 되는 거리를, 그것도 보행로도 없는 이렇게 위험한 골목을 지나 걸어가야 한다. 초등학생들의 통학버스 도입에 열을 올리더니 정작 유치원생들은 소외됐다”며 “회사에 사정을 설명하고 눈치 보면서 등하원을 시키고 있는데, 교육청은 물론 학교와 유치원에 항의를 해도 달라진 게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4470세대의 레이카운티 중 3~5단지 입주민의 초등학생 자녀들은 학군이 거제초로 배치됐다. 동래교육지원청은 이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통학버스를 도입했다. 학부모들의 강력한 요구에 부산시교육청은 통학버스 도입을 위한 예산을 편성했고, 이에 따라 4대의 통학버스가 새학기부터 운행을 시작했다. 하지만 거제초 병설유치원생들의 통학버스는 운영되지 않으면서 논란이 생긴 것이다.

거제초는 병설유치원 시내버스 운영 계약을 위한 입찰이 세 차례 유찰되면서 도입되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게다가 통상 통학·통원버스 모집을 매년 1월에 진행하지만 거제초는 지난 2월에서야 버스 운영이 결정되면서 업체가 참여할 시간도 짧았다. 시교육청은 유치원 통원버스 지원에 연간 6000만 원(1대당)을, 초등생 통학버스에는 1대당 6500만 원을 지원한다.

이와 관련, 거제초 관계자는 “통학버스 업체도 운이 좋아 겨우 찾았다. 오는 22일부터 유치원버스를 도입하기 위해 업체의 모집 조건을 부산 업체에서 부산 울산 경남 업체로 대상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원도심권의 한 기초의원은 “어린이들의 통학환경 개선은 지역을 가리지 않고 반드시 구현돼야 할 가치지만 지금도 부산에는 서 있기도 힘든 경사지에 빈집에 둘러쌓인 통학로를 지나는 초등학생들이 있다는 점을 교육당국이 반드시 인지해주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