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 키우고 리모컨 살리고… 가전업계 ‘시니어 모드’

이해인 기자 2024. 4. 9.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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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 소비 파워 점점 커지며
편리한 기능 갖춘 제품 적극 구매
지난 3일 서울 서초구에서 열린 삼성전자 2024 비스포크 신제품 행사에서 한종희 DX부문장(부회장)이 '시니어' 고객을 강조하며 연설하는 모습. /삼성전자

최근 새로 나오는 세탁기와 로봇청소기 등 가전에 조작을 위한 대형 스크린이나 리모컨이 탑재되고 있다. 새로운 기능과 디자인을 강조하기 위해 버튼과 화면을 없애고 스마트폰 앱으로 작동하도록 하던 국내 가전 업계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

지난 3일 서울 서초구에서 열린 삼성전자 2024 비스포크 신제품 설명회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시니어’ 고객을 강조했다. 한 부회장 뒤로는 머리가 희끗한 중년 이용자가 세탁기를 조작하는 모습이 배경으로 띄워졌다. 한 부회장은 “7인치 LCD 스크린을 쓰면 시니어 고객들도 터치로 손쉽게 조작할 수 있다”고 했다. 삼성전자가 올해 새롭게 내놓은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에는 전작 대비 9배나 커진 7인치 대화면이 달려 있어 화면을 보면서 가전을 작동시킬 수 있다.

자취를 감추었던 리모컨도 다시 살아나고 있다. 국내 중견 가전 업체 신일전자는 내달 출시할 로봇청소기에 리모컨을 넣기로 했다. 기존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로봇청소기 제품들이 대부분 스마트폰으로만 조작이 가능한 것과 차이가 있다. 신일전자 관계자는 “로봇청소기 사용층이 넓어지는데 앱으로만 작동을 하다 보니 특히 중장년층이 사용에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 리모컨을 넣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쿠쿠전자도 로봇청소기에 리모컨을 기본 구성품으로 꾸렸다.

LG전자는 지난달 컴포트 키트를 출시했다. 문에 부착하는 일종의 손잡이인데 손 대신 팔뚝을 넣어 세탁기나 냉장고 문을 열 수 있게 만든 부품이다. 근력이 약한 시니어나 장애인이 사용하기에 편리하다. 안마의자 전문 브랜드 바디프랜드는 올 초 신제품에 아예 ‘시니어 모드’를 추가했다. 젊은 세대에 비해 강한 자극이 부담스러울 수 있는 중장년에 적합한 마사지 프로그램이다.

가전 업체들이 이처럼 시니어 친화적인 행보를 보이는 건 새로운 기능을 장착한 가전들을 노인층이 적극 구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LG경영연구원은 보고서에서 “20년 전에는 55~69세 전체의 가전 구입 금액이 25~39세 전체의 절반 수준에 그쳤으나 이제는 70%까지 올라왔다”며 “경제적 여유를 바탕으로 왕성한 소비 활동을 보이는 만큼 소비 파워가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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