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도 사람이지만..." 너무 치명적 실수였다, 이정후-김하성 이틀 연속 수비 논란

노재형 2024. 4. 8.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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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가 지난 7일(한국시각)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 5회초 상대 잭슨 메릴의 큼직막한 타구를 펜스 앞에서 점프해 잡아내고 있다. AFP연합뉴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 AF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코리안 메이저리거들의 수비력이 이틀 연속 현지 언론의 도마에 올랐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이 수비에서 실수를 하는 바람에 승부에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논란까지는 아니어도 당사자 입장에서는 할 말은 없는 상황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정후는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각)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에서 1회 높이 뜬 타구를 잡지 못하고 안타를 만들어줘 만루 홈런의 빌미를 제공했다.

1회초 선두 잰더 보가츠가 키튼 윈의 초구 직구를 걷어올려 외야로 높이 솟구치는 플라이를 날렸다. 중견수 이정후는 타구를 놓쳤는지 원래 있던 자리에서 머뭇거린 뒤 앞으로 달려나왔지만, 공은 앞에 떨어졌다. 유격수 닉 아메드가 잡을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기록상으로는 안타가 주어졌지만, 이정후가 처음부터 방향을 놓치지 않았다면 충분히 잡을 수 있는 타구였다. 샌디에이고는 2사후 매니 마차도의 좌전안타와 김하성의 볼넷으로 만든 만루에서 주릭슨 프로파가 우월 홈런을 터뜨려 4-0의 리드를 잡았다. 이정후가 보가츠의 뜬공을 제대로 처리했다면 한 점도 내주지 않을 상황이었다.

이정후가 7일(한국시각) 샌디에이고전에서 1회 잰더 보가츠의 플라이 방향을 놓쳐 안타로 만들어주고 있다. 사진=MLB.TV 캡처
이정후가 연일 수비력 논란의 중심에 섰다. AP연합뉴스

샌프란시스코가 0대4로 져 경기 후 관련 질문이 쏟아졌고, 이정후의 수비에 비난의 화살이 몰렸다. 이에 대해 이정후는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공이 시야에서 사라졌다. 햇빛 때문에 볼 수가 없었다. 이 시간(늦은 오후)에 오라클파크에서 경기를 해본 적이 없어서 그런 타구는 처음 경험했다. 하지만 오늘 실수를 통해 다음에는 나은 플레이를 하겠다"고 설명했다.

고글을 착용했지만, 소용없었다는 얘기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오늘 중견수로서 실수는 아니다. 공을 놓쳤다"면서도 "그래도 잡았어야 한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정후는 당시 이닝을 마친 뒤 투수 윈에게 영어로 미안하다고 사과했다고 한다. 윈은 "괜찮다고 했다. 이해한다. 짜증이 난 것은 맞지만, 그것도 경기의 일부다. 오라클파크에서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햇빛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라며 이정후를 두둔했다.

이정후가 8일(한국시각) 샌디에이고전에서 1회 제이크 크로넨워스의 2루타를 잡기 위헤 펜스 앞에서 점프하고 있다. 사진=MLB.TV 캡처
이정후가 1회초 제이크 크로넨워스의 중월 2루타를 잡기 위해 점프했다가 펜스에 부딪히고 있다. 사진=MLB.TV 캡처

한데 이정후는 8일 경기에서도 비슷한 상황에서 공을 놓쳤다는 오해를 받기까지 했다. 1회초 수비 때 1사 1루에서 제이크 크로넨워스의 2루타를 잡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크로넨워스는 볼카운트 2B1S에서 로간 웹의 88마일 한복판 체인지업을 받아쳐 가운데 펜스 상단을 때리는 타구를 날렸다. 이정후가 뒤로 전력 질주해 펜스 앞에서 점프를 했지만, 잡기는 어려운 타구였다. 이정후가 펜스에 부딪혀 쓰러진 사이 타구는 앞으로 흐르면서 타자주자는 2루까지 갔고, 1루주자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홈을 밟았다.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크로넨워스가 친 공의 타구속도는 104.9마일, 비거리는 400피트로 안타가 될 확률이 95%에 달했다. 캐치가 사실상 불가능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틀 연속 수비력 시비가 붙은 이정후로서는 새로운 경험을 한 셈이다.

공교롭게도 이날 경기에서 유격수 김하성도 수비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 샌디에이고가 2대3으로 역전패했는데, 3실점의 빌미가 모두 김하성의 실책이었다.

악몽은 2-0으로 앞선 6회말 수비에서 시작됐다.

샌프란시스코 선두 이정후의 강습 땅볼을 잡은 김하성은 1루수 크로넨워스의 키를 넘어가는 악송구를 범해 무사 1루를 만들어줬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어 라몬트 주니어의 우전안타, 1사후 마이클 콘포토의 볼넷으로 만든 만루 찬스에서 맷 채프먼의 유격수 땅볼 때 이정후가 홈을 밟아 1-2로 따라붙었다.

김하성이 한 경기에서 실책 2개를 저지른 것은 8일(한국시각) 샌프란시스코전이 처음이다. AFP연합뉴스
유격수 김하성이 8회말 1사 1,3루서 1루수 제이크 크로넨워스의 송구를 받아 호르헤 솔레어를 태그하면서 공을 놓치고 있다. 사진=MLB.TV 중계 캡처

더욱 치명적인 실책은 2-1로 앞선 8회말에 나왔다.

샌프란시스코는 1사후 윌머 플로레스의 좌전안타, 호르헤 솔레어의 우중간 안타로 1사 1,3루 찬스를 맞았다. 이어 콘포토가 1루수 땅볼을 쳤다. 1루수 크로넨워스가 1루를 먼저 밟은 뒤 리버스 더블플레이를 위해 2루로 송구했다.

수비 시프트를 하고 있던 김하성이 2루 앞에서 송구를 받아 달려오는 1루주자 솔레어를 태그했다. 그런데 공이 태그 직후 글러브에서 빠져나가 2루 넘어 외야쪽으로 흘렀다. 솔레어가 2루에 슬라이딩하려는 상황에서 그 속도에 김하성의 글러브를 치면서 공이 튀어나간 것이다.

그 사이 3루주자가 홈을 밟았고, 솔레어는 3루로 진루했다. 2-2 동점. 샌프란시스코는 계속된 2사 3루서 맷 채프먼이 우전적시타를 날려 3-2로 전세를 뒤집었다. 김하성이 그대로 솔레어를 태그아웃해 더블플레이를 완성했다면, 실점없이 이닝이 넘어가는 상황이었다.

경기 후 마이크 실트 감독은 "김하성답지 않은 수비였지만, 우리는 수비가 좋은 팀"이라며 "그는 골드글러브를 탄 선수다. 때로는 그도 사람이라는 것 아니겠나. 이번 주 어떤 플레이라도 난 김하성을 신뢰한다"고 두둔했지만, 김하성은 "내 실수다. 전적으로 내 잘못이다"며 아쉬워했다.

김하성이 한 경기에서 실책 2개를 범한 것은 처음이다.

이정후와 김하성은 KBO 시절부터 수비력은 최정상급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결국 이번 수비 논란은 이정후에게 구장 적응이라는 과제를 남겼고, 김하성의 경우 더욱 치밀한 집중력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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