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뽑기’ 잘 하면 군대 안 가는 태국…현장 가봤더니
[앵커]
태국 출신 가수죠.
'태국 왕자'란 별명을 가진 아이돌 그룹 투피엠의 닉쿤입니다.
그런데 이 장면, 한때 화제가 됐었죠.
2009년 닉쿤이 자국에서 신체검사를 받고, 그리고 손으로 무언가를 뽑았습니다.
뭘까요?
태국도 우리나라처럼 징병제를 시행하는 나라인데요.
우리와 다른건 '제비뽑기'로 입대를 결정한다는 겁니다.
복불복..
빨간색을 뽑으면 입대, 검은색을 뽑으면 면제.
심지어 뽑기 도중에 앞선 사람들이 모두 빨간색을 뽑으면 기다리던 사람들은 자동 면제인데요.
닉쿤도 본인이 제비뽑기를 하기도 전에 그해의 입대 정원이 다 차는 바람에 면제였다고 하네요.
입대를 뜻하는 빨간색을 뽑은 사람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심지어 정신을 잃기도 한다는데요.
방콕 정윤섭 특파원이 군 입대 여부를 결정하는 '운명의 제비뽑기'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한 야외 강당에 모인 태국 청년들.
올해 군 입대 여부가 결정되는 자립니다.
지인들의 응원도 이어집니다.
["검정! 검정! 검정! 검정!"]
앞으로 나간 한 청년이 뽑아 든 종이.
검정이라는 발표와 함께, 환호성이 터져 나옵니다.
군 입대가 면제된 겁니다.
[수와팟 시라신팟/'군 면제' 확정 : "오직 검정 하나만 생각했죠. 검정, 검정, 검정 이렇게요. 마침내 검정을 뽑았고, 이제 안심이 됩니다."]
또 다른 청년의 제비뽑기.
["해군 2조입니다!"]
빨간색, 군입대 확정입니다.
검정은 군 면제, 빨강은 군 입대, 제비뽑기 한 번으로 결정되는 겁니다.
[위사 숙사라디/'군 입대' 청년 어머니 : "솔직히 아들이 검정(면제)을 뽑길 원했죠. 검정, 검정, 검정만 되라고 기도했고요. 빨강(입대)이지만, 받아들여야죠."]
태국은 불교국가지만, 승려도 병역의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육군 1조입니다!"]
제비뽑기 결과는 군입대.
복무 기간 승복을 벗어야 합니다.
[지라윳 호이디/'군 입대' 확정 : "군대에 가든 안 가든 중요하지 않습니다. 승려 생활을 잠시 멈추거나 계속하는 것 역시 상관없습니다."]
태국 국방부는 이번에 약 4만 명의 병력을 새로 충원할 예정입니다.
이 4만 명이 채워질 때까지 제비뽑기도 계속되는 겁니다.
해마다 4월에 실시되는 군입대 제비뽑기.
빨간색을 받고 쓰러지거나, 성전환 여성들이 참여해 화제가 되기도 합니다.
['군 면제' 확정 : "뽑기 전에 긴장했는데 지금은 기분이 좋습니다. (제비뽑기는) 모든 과정이 투명해서 공정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할당된 병사 모집 인원을 채운 지역으로 주소를 옮기는 등 권력층과 부유층의 병역 회피 꼼수도 있다고 태국 매체들은 지적합니다.
태국 빠툼타니에서 KBS 뉴스 정윤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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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섭 기자 (bird2777@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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