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삽` 뜬 3기 신도시… 공공분양도 `공사비 태풍` 못피했다

이윤희 2024. 4. 8. 18:2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인천 계양지구, 사업비 30% 인상
본 청약서 분양가 상승 불가피
인천 계양 테크노밸리 예정지. 연합뉴스

수도권의 지도를 바꿔놓을 '3기 신도시'가 지난달 착공에 들어갔다. 아파트 분양과 착공이 줄줄이 밀리면서 주택 공급 부족 문제가 대두하자 정부는 3기 신도시 건설을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국민 주거안정을 위해 짓고 있는 신도시라고 건설업계를 덮친 공사비 태풍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3기 신도시 중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인천 계양지구 공공분양 아파트의 총사업비가 2년여 만에 30%가량 인상 조정되며 본 청약에서의 분양가 상승을 기정사실화했다.

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3기 신도시 중 최초로 사전청약을 받은 인천계양 테크노밸리 A2 블록 공공주택 건설사업의 총사업비가 3364억원으로 변경 승인됐다. 이는 지난 2022년 1월 사업계획승인 때보다 688억원(25.7%) 올린 것이다.

A2 블록과 함께 사업계획이 승인된 바로 옆 A3 블록의 총사업비도 1754억원에서 2355억원으로 580억원(33.1%) 증가했다. 입주 예정일도 당초 2026년 6월에서 2026년 12월로 6개월이 밀렸다.

인천계양 A2와 A3 블록은 3기 신도시 중 가장 먼저 사전청약을 받은 뒤 지난달 말 주택 착공에 들어갔다. 지난 2019년 10월 공공주택지구로 지정된 지 4년 5개월 만이었다. A2 블록에는 공공분양주택 747가구가, 신혼희망타운인 A3 블록에는 공공분양주택(359가구)과 행복주택(179가구) 등 538가구가 들어선다.

지난 정부는 3기 신도시를 위해 10년 만에 사전청약이라는 편법을 부활시켰다. 사전청약제는 본 청약 1~2년 전에 미리 청약 신청을 받는 제도로, 주택 가격이 급등할 때 수요를 분산시키기 위해 활용된다. 지난 2000년대 도입됐다가 한동안 사라졌지만 지난 2018년 집값 안정화를 위해 3기 신도시 등을 계획한 정부가 공공주택 등을 대상으로 다시 추진했던 것이다.

지난 2021년 8월 진행된 3기 신도시 첫 사전청약 때 인천계양은 흥행에 성공했다. A2 블록 84㎡는 28가구 모집에 1만670명이 몰리며 경쟁률이 381대 1까지 치솟았다. 같은 블록 74㎡ 경쟁률은 76대 1이었다. 추정 분양가는 A2 블록 59㎡가 3억5600만원, 74㎡는 4억3700만원, 84㎡가 4억9400만원이었다. 국토교통부는 주변 시세와 비교해 60~80% 선에서 추정 분양가를 책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전 청약 때의 분양가는 추정 분양가에 불과하다.

올해 9월 본 분양을 앞둔 인천 계양지구는 증액된 사업비를 고려하면 고분양가 확정을 우려하는 상황이다. 분양가를 인상하고도 발생하는 사업비 증액에 따른 손실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떠안는다. 연내 이뤄지는 3기 신도시 본 청약은 인천계양 뿐이다.

게다가 인천 계양지구 착공을 시작으로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고양 창릉 등 다른 3기 신도시도 착공에 돌입한다. 연내 착공 물량은 하남 교산(약 1100가구), 고양 창릉(약 2000가구), 남양주 왕숙(약 4000가구), 부천 대장(약 2500가구) 등 약 1만가구 규모다. 공사비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어 3기 신도시 공공분양주택의 확정 분양가는 모두 사전청약 당시보다 급등할 전망이다.

한 주택건설사 관계자는 "민간 공급 주택 현장에서도 공사비 문제로 중단되거나 연기되고 있는데, 사업주체가 공공인 신도시 현장이라고 다르다는 보장이 없다. 사업비를 대폭 증액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토지 가격도 오르고 공사비도 오르는 중이라 토지가 확보되고 시공사가 정해지지 않은 대부분의 지구들은 꽤 애를 먹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공사비 급등 이외에 토지보상 문제나 교통 인프라 구축 등 다양한 문제로 3기 신도시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사업 지연으로 본 청약이 늦어지는 곳일수록 사전청약 당첨자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높은 분양가를 받아 들어야 한다. 이 때문에 사전청약 당첨자 지위를 포기하는 일도 잦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공공 부문 공급의 핵심인 3기 신도시 사업이 미뤄지면, 공급부족 문제는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인천 검단이나 파주 운정 등 2기 신도시도 완공까지 10년 넘게 걸렸다.

다만 업계에서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공공분양주택은 최종 분양가가 오르더라도 민간 분양 아파트보다는 상승 폭이 작아 주변 시세보다 저렴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민간 사전청약 아파트인 경기 성남시 성남복정1지구 B3블록(엘리프 남위례역 에듀포레) 84A㎡는 2022년 11월 사전청약 당시 추정 분양가가 10억2279만원이었으나, 공사비 인상이 반영되며 확정 분양가가 7421만원(7.3%) 높아졌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