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유행 '알리'에서 헛돈 쓰지 않으려면 이렇게 하세요

테크플러스 이병찬 기자 2024. 4. 8.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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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쇼핑몰 알리익스프레스

최근 중국 해외직구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AliExpress)'가 국내 소비자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배송 기간은 조금 길지만 온갖 물건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알리익스프레스가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이용자 수도 크게 늘었다. 올해 2월 기준 국내 커머스 앱 이용자 수에서도 쿠팡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늘어난 이용자만큼이나 불만 사례도 속출했다. 초기에는 오배송이나 지연배송 관련 불만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구매 취소나 환불 관련 불만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제품 실물이 판매 페이지에 묘사된 것과 달라 판매자와 분쟁을 겪은 사례도 적지 않다.

이왕이면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추는 게 좋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제품을 구매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이나 분쟁이 자주 일어나는 사례를 숙지하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갤럭시인 줄" 모델명 혼동 유도한 '짝퉁' 많아

유명한 제품의 모델명을 따 소비자를 속이는 짝퉁 제품을 조심해야 한다. IT·전자 관련 제품 중에서는 스마트폰이 대표적인 사례다. 'S24 울트라'를 검색했더니 7만 원짜리 스마트폰이 나타났다. "갤럭시S24 울트라가 겨우 7만 원밖에 안 한다고?"라며 냉큼 구매하는 소비자가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제품은 삼성전자와 아무 관련이 없는 짝퉁 제품이다. 제품 상세 정보를 유심히 보면 기기 사양도 디자인도 갤럭시S24 울트라와 전혀 다르다. 하지만 스마트폰에 크게 관심 없는 소비자라면 깜빡 속을 수 있다.

CG로 만든 판매 페이지 사진, 실제와 달라 속기 쉬워

판매 페이지에 등록된 사진이 실제 제품과 다른 경우도 있다. 컴퓨터 그래픽(CG)으로 보정·합성해 만든 이미지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조명 관련 제품에서 성능이 과장된 사진을 등록한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벽에 영상을 띄워주는 '프로젝터(Projector)'를 검색하자 실제와 다른 이미지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판매 페이지에는 색이 또렷하고 해상도가 높은 화면을 영사한 사진이 들어가 있다. 그러나 구매자가 작성한 사진 리뷰 속 제품은 색감과 해상도가 판매 페이지에 묘사한 만큼 좋아 보이지 않았다. 판매 페이지에 등록한 사진은 실제로 프로젝터를 사용한 모습이 아닌 합성 사진이기 때문이었다.

보조배터리·메모리 용량 주의, 거짓 사양으로 소비자 속여

제품 사양을 허위로 작성한 판매자도 많다. IT 관련 제품 중에는 SD 카드, USB 메모리를 비롯한 저장 장치나 보조배터리가 대표적인 사례다. 제조사와 관련 없는 기업 이름을 붙여 인지도 높은 제품으로 위장하거나, 배터리 용량이나 저장 장치 용량을 허위로 작성하는 판매자가 매우 많다.

용량이 큰 보조배터리는 부피도 크다. 그러나 알리익스프레스에 보조배터리를 검색해 보니 용량이 무려 3만 mAh에 달하는데 크기는 신용카드보다도 작아 보이는 제품이 눈에 들어왔다. 리튬이온이나 리튬폴리머 배터리 용량은 부피에 비례하는데, 상식적으로 수만 mAh짜리 보조배터리가 신용카드보다 작을 순 없다. 실제 제품을 받으면 실물이 훨씬 크거나 용량을 허위로 작성한 사례가 대부분이다. 한 판매자는 용량이 허위로 표기됐다는 구매자의 항의에 "제품 모델명이 '30000mAh'이며 실제 배터리 용량과는 무관하다"는 어처구니없는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SD 카드, USB 메모리, SSD 같은 저장 장치는 믿을 만한 판매자가 아닌 이상 가급적 구매하지 않는 게 좋다. 가격이 이상할 정도로 저렴하다면 더더욱 의심할 만하다. 이런 경우 허위 용량을 표기한 가짜 제품일 확률이 높다.

이런 제품을 컴퓨터에 장착하면 디스크 정보에 표시되는 용량은 이상 없어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 파일을 저장해 보면 표기된 용량을 채우기 전에 오류가 발생하거나 데이터가 손상되는 것을 알 수 있다. 2TB 마이크로 SD를 구매한 어떤 소비자는 데이터가 10GB도 채 들어가지 않는다고 불만을 표했다.

다른 제품으로 허위 가격 표기, '옵션 장난' 유의해야

선택 옵션을 악용한 허위 가격 표기 사례도 종종 보인다. 사진을 찍을 때 조명을 거치하는 스탠드가 필요해 검색했더니, 국내에서 10만 원대에 달하는 제품이 알리익스프레스에서는 4만 원에 판매되는 걸 발견했다. 그런데 해당 제품의 판매 페이지로 접속했더니 4만 원짜리 제품은 처음 검색한 스탠드가 아닌 저가형 삼각대였다.

선택 옵션을 살펴보니 원래 찾던 제품이 있긴 했다. 그런데 옵션을 클릭하는 순간 가격은 2배 넘게 뛰었다. 국내 온라인 마켓에서도 흔히 보이는 '옵션 장난'이었다. 가격이 저렴하다고 해서 전혀 다른 제품을 구매하는 일이 없도록 옵션을 신중히 살펴봐야 한다.

구매·통관은 가능하지만 국내 사용 금지된 제품도 있어

제품에는 이상이 없지만 현행법상 국내에서 사용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금지 여부가 잘 알려지지 않거나 소비자가 국내 사용이 금지된 것을 알고도 구매하는 제품 사례로는 자동차 튜닝 용품과 해외판 와이파이 공유기가 있다.

자동차 튜닝에 몰두하다 보면 전조등 램프를 교체하거나 각종 LED 조명을 설치하는 경우가 있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차량용 조명은 국내에서 튜닝부품인증을 받은 제품만 써야 한다. 간혹 기준치보다 밝은 미인증 램프나 색상이 다른 램프를 장착하는 소비자가 있는데 이는 위법 행위다. 규제 범위에서 벗어난 미인증 제품을 사용하는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그러나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구매할 수 있는 램프 중에는 국내 튜닝부품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이 대다수다. 이런 제품을 구매해도 세관에서 일일이 검사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보니 구매 자체는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미인증 제품을 사용하는 건 엄연한 위법 행위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게다가 전조등 램프는 인증받은 제품을 구매하더라도 공인 장착점에서 교체해야 하며, 자가 교체 시 자동차관리법에 위배된다.

해외판 와이파이 공유기도 주의해서 구매해야 한다. 간혹 무선 신호 출력이 국내 전파법에서 규정한 제한을 벗어날 정도로 센 공유기가 있다. 전파법에 따르면 적합성평가를 받지 않고 출력이 기준치를 넘은 공유기의 사용은 금지돼 있다. 이를 어길 경우 전파법 제84조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인증받은 제품 위주로 구매, 리뷰 살펴보면 구매 도움 돼

국내 업체와 달리 알리익스프레스나 테무 같은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은 국내에서 인증받지 않은 제품도 판매할 수 있다. 그렇다 보니 실제로는 국내에서 사용이 금지된 제품도 구매할 수 있는 상황이다. 위법 소지가 없고 안전이 보장된 제품이 필요하다면 가급적 전기용품안전인증(KC)을 비롯해 국내외 안전 인증이 보장된 제품을 구매하길 권장한다.

한편, 허위 사진이나 사양으로 소비자를 현혹하는 제품에 속지 않기 위해서는 구매자 리뷰를 살펴보는 게 좋다. 별점이 유난히 낮으면 허위 제품으로 의심해 볼 만하다.

원본 언어 보기 버튼을 클릭하면 한국인이 작성한 리뷰를 쉽게 알아볼 수 있다

한국 소비자가 작성한 리뷰가 있는지도 한 번쯤 살펴보자. 알리익스프레스는 전 세계 사람들이 이용하는 플랫폼이다 보니 구매자 리뷰도 영어로 번역돼 표기되는데, 구매자 리뷰 화면에서 'Show original translate' 버튼을 클릭하면 작성자가 처음 입력한 언어대로 나타난다. 영문 번역이 부자연스러운 경우가 상당히 많다 보니 한국어로 작성한 리뷰를 찾으려면 가급적 이 버튼을 누르는 게 좋다.

테크플러스 이병찬 기자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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