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봄비…보리·밀·귀리 병해 관리 ‘비상’

박하늘 기자 2024. 4. 8.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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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하면 붉은곰팡이병·흰가루병 등 ↑
“배수로 정비하고 발생 초기 약제 뿌려야”

이달 셋째·넷째주 평균 기온과 강수량이 평년과 같거나 높을 확률이 80% 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보리·밀·귀리 등 맥류 출수·개화기 병해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이들 맥류는 이삭이 패는 4월부터 알곡이 익어가는 생육 후기까지 비가 잦으면 습한 환경에서 발생하는 붉은곰팡이병·흰가루병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병해는 맥류 품질과 수확량을 떨어뜨린다. 

농진청은 8일 봄철 맥류에서 나타날 수 있는 주요 병해 특징을 소개하고 방제법을 안내했다. 이달 11일엔 국립식량과학원 중부작물부에서 ‘맥류 붉은곰팡이병 발생 및 중요 관리 요소 중심’을 주제로 워크숍을 연다. 

이자리에선 붉은곰팡이병 발생 예측 모형과 방제 기술 현황·정보를 공유한다. 이상기상에 따른 붉은곰팡이병 발생을 억제할 수 있는 대안도 모색한다. 

붉은 곰팡이병에 걸린 맥류 모습. 농진청
붉은곰팡이병

낟알 색이 암갈색으로 변하고 알이 차지 않으며 심하면 껍질 위가 분홍색 곰팡이로 뒤덮인다. 

맥류 외에도 벼·옥수수 등 다양한 작물에서 발생한다. 이상기상이 반복되면서 과거 10년에 한번이던 발병 횟수가 최근 11년 동안에는 6번이나 될 정도로 발병이 빈번해지고 있다. 

2018년과 2021년에는 보리·밀의 개화기인 4월 말부터 5월 초 사이에 이른 고온과 잦은 비로 수확량 감소와 품질 저하가 크게 나타났다.

맥류 이삭 팰 때부터 수확 전까지, 비가 많이 오거나 상대습도가 90% 이상인 날이 3일 이상 계속되고 평년보다 따뜻하면 감염된 식물체의 병 증상이 나빠지며 피해가 커진다. 

병균에 감염되면 수확량이 절반 이상 줄어들 수 있고, 알곡에 곰팡이독소가 쌓일 수 있으므로 이삭팰 때부터 시기에 맞춰 약제를 살포해야 한다. 

물 빠짐길이 막히지 않도록 흙덩이 등을 제거하고 끝부분을 정비해 습해를 방지한다. 비 예보가 있다면 맥종 별 등록 약제를 안전사용기준에 따라 비 내리기 전 미리 살포해야 병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 

최근 밀에도 붉은곰팡이병 무인 항공 약제가 등록돼 쉽고 빠른 약제 방제가 가능해졌다.

붉은곰팡이병 피해는 수확 후에도 증가할 수 있다. 따라서 맑고 건조한 날 수확하고 신속하게 알곡을 건조한 뒤 통풍이 잘되는 곳에 보관해 증식을 예방한다. 

알곡을 손으로 으깼을 때 즙이 나오지 않는 상태로 수분함량이 보리는 14% 이하, 밀은 12% 이하일 때 수확하는 것이 좋다. 

흰가루병에 걸린 밀과 보리의 모습. 농진청
흰가루병

비가 자주 오고 흐리며 기온이 15℃ 내외일 때 잘 발생한다. 

병에 걸리면 잎에 밀가루 같은 하얀 반점들이 생겼다가 점차 회색으로 변한다. 심하면 줄기와 이삭까지 증상이 퍼져 식물이 죽는다. 발생 초기에 등록 약제를 안전사용기준에 따라 살포하면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식물체가 빽빽하게 자라거나 질소질 비료가 많으면 잘 발생한다. 이에 따라 저항성 품종을 선택하고 적정 파종량과 비료량을 지킨다.

귀리 종자 흑변병과 잎마름병의 모습. 농진청
잎마름병·잎반점병

최근 귀리에 많이 발생하는 두 병은 아직 방제 약제가 없어 예방이 특히 중요하다. 

2019년 처음 발생이 확인된 잎마름병은 20℃ 이상의 습한 환경에서 많이 나타난다. 감염되면 잎에 노란 달무리 모양의 반점이 생긴다. 

잎반점병에 걸리면 주로 잎과 잎집에 보라색 테두리 적갈색 반점이 나타난다. 심하면 이삭·종실 등에도 반점이 출현하고 종자로도 전염된다. 

다른 병과 마찬가지로 물길을 잘 정비해 재배지 습도를 낮추고 적정 파종량과 비료량을 지켜 예방한다.

방제 약제는 등록된 제품을 안전사용기준에 따라 사용한다. 작물별로 등록된 약제 관련 정보는 농진청 농약안전정보시스템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진우 농진청 작물기초기반과장은 “봄철 잦은 비와 온도 상승으로 발생하는 밀·보리 등 맥류 병해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면서 “특히 이삭팰 때부터 붉은곰팡이병 방제 등 관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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