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혁 막말 공세에 ‘올인’하는 국민의힘···왜?

유설희 기자 2024. 4. 8.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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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여성지도자포럼의 김준혁 후보 사퇴 촉구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이틀 앞둔 8일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경기 수원정 후보 공세에 ‘올인’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 막말을 비판하는 시민단체와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거나 회견 장소를 빌려주며 여론 조성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 이슈를 파고드는 것이 중도층과 여성 유권자 민심을 끌어와 현재 불리한 전체 판세를 흔들 수 있는 소재라고 판단하고 있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회원 120여명은 이날 국회 본청 계단에서 김 후보 규탄대회를 열고 성명서에서 “대한민국 유아들의 출발점 학교로 나라사랑과 민족의 긍지를 높히는 유치원 교육을 주도하고 실천해온 한유총을 정신적 친일파란 악의적인 오명을 씌워 매도한 김준혁 후보를 규탄한다”며 “당장 사죄하고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김 후보는 2022년 출간한 <김준혁 교수가 들려주는 변방의 역사>에서 “유치원의 뿌리는 친일의 역사에서 시작됐다”며 “친일파가 만든 최초의 유치원은 경성유치원이다. 오늘날 한국유치원총연합회가 보수화되어 있는 데는 이유가 있다”고 기술했다.

한유총은 “유아교육의 불모지였던 대한민국의 유아들의 올바른 유치원 교육을 위해서 사비 쾌척하기를 마다하지 않고 불철주야 노력하고 헌신해왔다”며 “이러한 한유총을 김준혁 후보는 팩트체크 없는 비뚤어진 역사관에 빗대어 친일파라는 매국노 프레임을 씌워 매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애순 한유총 이사장은 김 후보를 향해 “이런 분(김준혁 후보)들이 나라를 지키는 위정자로 이 국회에 들어오면 되겠나. 결코 국회의원 될 자격 없다”고 비판했다.

각 분야 여성 리더 100인으로 구성된 ‘여성지도자포럼’은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서울 서초갑 후보)와 공동 주관으로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왜곡된 여성관으로 여성비하 망언 일삼는 김준혁 후보의 사퇴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2022년 8월 유튜브채널 ‘김용민 TV’에 나와 “(김활란 이화여대 초대 총장이) 미 군정 시기에 이화여대 학생들을 미군 장교들한테 성상납시키고 그랬잖아요”라고 말한 사실이 지난 2일 알려져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이화여대생 미군 성상납’ 등 검증되지 않은 사실 왜곡으로 한 대학의 역사를 능멸한 것을 넘어 여성 전체에 대한 모독을 여실히 드러내 경악을 금치 못하게 했다”며 “또한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비난하기 위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성적 대상으로 전락시키는 저질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어 “무차별적으로 쏟아지는 김 후보의 망언은 한국 여성 전체에 대한 모욕과 혐오를 여실히 드러냈다”며 “우리의 아들 딸과, 전체 여성을 지키기 위해 이런 자질 미달의 인물은 즉각 사퇴함이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화수분같이 쏟아지는 김준혁 후보의 여성비하 망언에 공직 후보자로서의 자질이 의심된다는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며 김 후보의 즉각 사퇴를 주장했다.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 국방포럼 등 예비역 단체들도 이날 국회 본청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후보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역사를 전공했다는 김 후보는 ‘다부동 전투는 사실상 패전’, ‘육사는 나라를 팔아먹어도 괜찮다는 생각으로 성장하지 않았나’ 등 역사를 왜곡하는 망언을 했다”며 “모든 참전 용사들과 유가족들에게 즉각 무릎 꿇고 사죄하고, 국회의원 후보에서도 즉시 물러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보수 성향 시민단체인 한국무궁화어머니회도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김 후보 사퇴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는데, 박대수 국민의힘 의원 이름으로 장소를 빌렸다.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 대관은 현직 의원만 가능하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의 막말에 대한 공세가 선거 막판 중도층과 여성 표심을 잡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보고 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선거 막판에는 쉬우면서도 확실하게 특정할 수 있는 그런 걸 해야 한다”며 “경제 관련 이런 얘기보다는 정서적인 부분을 터치하는 것이 남은 선거 기간 가장 흡입력이 있다”고 말했다. 또 “대한민국 절반이 여성이고, 우리 당이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이 20~30대 여성”이라며 “여러 가지를 고려했을 때 나쁘지 않은 포석”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후보의 공세만으로 전체 판세를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후보 막말 공세) 그것만으로 중도(표)를 가져가기엔 좀 부족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 회원들이 8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유치원 친일파 망발 김준혁 후보 규탄대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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