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자율주행차 기술·안전성 확보"

원호섭 기자(wonc@mk.co.kr) 2024. 4. 8.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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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최대 자율주행 스타트업 '라이드플럭스' 박중희 대표
2021년부터 제주 80km구간
타다·쏘카 이용 자율주행
국가별 교통신호체계 달라
지역 최적화된 솔루션 필요
국내 여러도시서 활용 기대
라이드플럭스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된 차량 내부. 라이드플럭스

"자율주행기술 구현이 어렵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미 특정 지역에 최적화된 자율주행은 상용화됐습니다. 라이드플럭스 역시 국내에 최적화된 '안전한' 자율주행 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안정화해 나가고 있습니다."

완전자율주행차 개발을 꿈꾸던 애플은 결국 '애플카 프로젝트'를 포기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2014년부터 완전자율주행을 꿈꾸고 있지만 아직 구현되지 않았다. 이는 완전자율주행 기술 개발이 상당히 어려움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완전자율주행은 꿈 같은 일" "먼 미래의 일"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구글 웨이모가 이미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자율주행차를 운행하고 있듯, 사람 도움 없이 특정한 지역을 운행하는 4단계 수준의 자율주행차는 전 세계 곳곳에서 상용화를 시작했다. 중국에서도 바이두 자율주행차가 이미 도심을 달리고 있을 뿐 아니라 일본 도요타는 올여름 공공도로에서 첫 자율주행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자율주행차는 이미 사람을 태우고 도로를 달리고 있다. 스타트업 라이드플럭스는 2021년부터 제주도에서 '타다'를 비롯해 '쏘카' 같은 모빌리티 플랫폼을 이용해 자율주행차를 타고 제주국제공항에서 중문관광단지까지 80여 ㎞ 구간을 이동하는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지난해 말까지 이어지던 서비스는 올해 노선 연장을 위해 잠시 운영을 멈췄다. 라이드플럭스는 올해 제주공항에서 중문관광단지, 서귀포 제2청사까지 운행하는 노선을 시작할 예정이다.

박중희 라이드플럭스 대표는 최근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제주도에는 해안도로, 관광지, 공항, 도심 등 다양한 환경의 도로가 공존할 뿐 아니라 고도에 따라 날씨가 급변하는 등 자율주행 기술을 테스트하기 위한 최적의 공간"이라며 "제주도 도로를 중심으로 자율주행차가 갖춰야 할 기술, 안전성을 확보했으며 올해는 이를 고도화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박 대표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기계공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도교수는 현재 현대자동차와 미국 자율주행 스타트업 앱티브가 함께 설립한 합작사 모셔널의 최고경영자(CEO)인 칼 이아그넴마 교수였다. 박사 과정을 마치고 LG전자 ADAS(지능형 운전자보조시스템) 사업부에서 일하던 박 대표는 2018년 윤호 최고기술책임자(CTO)와 함께 라이드플럭스를 설립했다. 그는 "자율주행은 기존 기계·전자 중심의 완성차 업체가 도전하기에는 쉽지 않은 분야였다"면서 "이 분야에서 혁신을 만들어 내겠다는 목표로 창업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라이드플럭스는 설립 이후 매년 성과를 내며 자율주행 기술을 현실로 만들어 나가고 있다. 2019년 국토교통부로부터 자율주행 차량 운행 허가를 획득한 뒤 2020년에는 제주공항과 쏘카스테이션을 오가는 국내 최초 수요 응답형 자율주행 서비스를 출시했다. 2021년에는 국내 최초 자유 노선 자율주행 서비스를 서귀포에 출시한 데 이어 제주공항과 중문관광단지를 잇는 국내 최장 거리 자율주행 유상 운송 서비스도 시작했다.

박 대표는 라이드플럭스가 가진 기술의 장점으로 한국 도로에 최적화돼 있다는 점을 꼽는다. 박 대표는 "구글 웨이모가 샌프란시스코에 최적화돼 있다고 해도 다른 나라 도로에서는 또 다른 테스트가 필요하다"며 "라이드플럭스는 한국 도로는 물론 제주도의 변화무쌍한 날씨에 최적화돼 있는 만큼 국내 여러 도시로 확산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라이드플럭스가 확보한 순수 자율주행 운행 시간은 9200시간에 달한다. 특히 박 대표는 라이드플럭스가 '안전'에 무엇보다 집착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가 생기면 바로 정차하고, 원격으로도 관리할 수도 있다. 박 대표는 "소프트웨어(SW)를 개발할 때 고객에게 테스트하지 않는다는 철학을 반드시 지킨다"며 "새로운 SW는 안전하다는 게 입증될 때까지 철저한 테스트를 거친 뒤 업데이트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철학을 반영하듯, 지금까지 라이드플럭스가 제주도에서 자율주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안 단 한 차례도 사고가 나지 않았다.

그는 "웨이모는 사람이 운전하는 상황과 비교했을 때 자율주행차의 치명적 사고율이 7분의 1에 불과하다"면서 "라이드플럭스 또한 사람들이 안전하고 편리한 운행을 할 수 있도록 관련 기술을 업데이트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드플럭스의 올해 목표는 '무인화를 위한 준비'다. 제주도에서 이미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구현이 가능함을 확인했지만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국내에서는 운전석에 '안전요원'이 항상 탑승해왔다.

박 대표는 "자율주행에 마법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며 "올 한 해는 우리가 개발한 기술을 업데이트하고, 보다 다양한 곳에서 사람들에게 안전하고 편안한 모빌리티를 제공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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