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간 금융시스템 장애 '제로'… 이젠 동남아시장 공략"

박나은 기자(nasilver@mk.co.kr), 황순민 기자(smhwang@mk.co.kr) 2024. 4. 8.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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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뱅킹 거래규모 300조… 핀테크 기업 '더즌' 조철한 대표
국내 은행 23곳과 제휴해
작년 25억건 실시간 거래
가상계좌 시스템 등 이중화
환전·세금환급 한번에 하는
무인 환전 키오스크 사업도
아파트ERP시장 20% 점유율
2대주주 카카오페이와 협업
인증·청구서·송금 서비스

한국 핀테크 기업 더즌이 국내 시장에서 검증된 시스템 안정성을 기반으로 고성장 중인 동남아시아 금융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낸다.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한 조철한 더즌 대표는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의 성공 열쇠는 서비스 안정성에 있다"면서 "설립 이후 6년간 무(無)장애를 기록한 시스템 운영 노하우와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해외 시장에서 승부를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가 2017년 설립한 더즌은 기업에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 회사다. 국내 23개 은행과 제휴하며 지난해 25억건의 실시간 금융 거래를 안정적으로 처리했다. 이 회사가 지난해 처리한 펌뱅킹의 거래 규모는 300조원에 달한다.

더즌은 주요 서비스인 가상계좌, 자동이체 등을 처리하는 시스템을 모두 이중화로 구성하고 재해복구(DR)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조 대표는 "사용자 편의, 빠른 피드백, 완벽한 모니터링을 키워드로 서비스 안정성에 사활을 걸어왔다"고 설명했다.

더즌은 해외 사업에 미래가 있다고 보고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등 신규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동남아 현지 시장 니즈가 크고 더즌이 강점을 갖고 있는 펌뱅킹 서비스와 가상계좌 서비스 등의 금융 서비스를 현지 시장에 판매하겠다는 전략이다. 열악한 현지 금융망을 디지털화하는 것과 동시에 금융사가 기업과 개인 고객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조 대표는 "현지 은행에 우리가 갖고 있는 서비스를 설치하는 것이 목표"라며 "서비스가 솔루션화돼 있어 단기간 내에 설치가 가능한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더즌은 베트남 금융API 플랫폼 제공 서비스 개발 기업 인포플러스에도 투자를 단행했다.

더즌이 자체 개발한 무인 환전 키오스크. 더즌

조 대표는 종합 B2B 서비스 기업을 지향하고 있다. 더즌은 금융·프롭테크·데이터·플랫폼 제휴 등 다양한 솔루션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췄다. 조 대표는 "기업이 운영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여러 명의 사업자보다 한 명의 사업자가 한 번에 제공하는 것이 기업 입장에선 편리하다"고 말했다. 더즌이 출시한 아파트 통합 관리 ERP 프로그램 '더아파트'의 경우 점유율 20%를 돌파하며 단기간에 200만가구가 사용하는 서비스로 시장에 안착했다. 독점 구조에 가까웠던 아파트 통합관리 ERP 시장 판도를 바꾸고 있다는 평가다.

더아파트는 사용자 편의 중심의 UX와 UI를 지향하며 개발 단계에서부터 사용자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했다. 수납 기능에 대한 편리를 강화해 수기 입력 시 생길 수 있는 오입력 등의 방지를 목적으로 수납 업무 전 기능을 자동화했다. 세무 신고 대행·전자세금계산서 등을 자체 프로그램으로 개발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외화송금·정산 서비스 부문은 현재 회사의 주력 사업 중 하나다. 예컨대 우리나라 셀러가 해외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물건을 판매하면 대금을 정산해 줄 때 더즌의 시스템에 들어와 자동 환전돼 셀러들에게 제공된다. 반대로 해외 사업자가 국내 쇼핑몰에서 물건을 팔면 국내에서 판매된 자금을 해외 셀러에게 자동으로 환전해 제공한다. 이 서비스를 통해 더즌은 200개 이상 국가에 22개 통화를 지원 중이며 서비스 기술력을 기반으로 국내외 대형 이커머스 고객을 다수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조 대표는 시장의 페인포인트를 발견하자 '무인 환전 키오스크' 사업에도 과감히 진출했다.

현재 국내에 방문한 외국인은 환전소에서 환전해야 하고, 세금 환급도 따로 받아야 하는데 관광지가 아닌 경우 환전소를 찾기 힘들어 환전이 불편하다. 더즌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즌 키오스크' 서비스를 선보였다. 15개국 통화의 양방향 환전을 지원하며 하드웨어·소프트웨어·디자인까지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고, 시스템 이중화와 데이터 암호화 등 데이터 보안을 철저하게 구축한 것이 특징이다.

조 대표는 "24시간 운영되고 환전과 세금 환급을 한 번에 해주는 최초의 환전 통합 기기 개발에 성공했다"며 "금융사와 협업해 올해 전국 호텔과 카지노에 100대 이상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키오스크 사업이 회사가 운영 중인 외화 정산 서비스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더즌은 카카오페이와도 협업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더즌 지분 9.85%를 가진 투자자다. 더즌은 카카오페이 인증·청구서·간편 송금 등의 서비스를 제휴하고 있다.

[박나은 기자 /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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