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보호종 남방큰돌고래 괴롭히는 관광선박···제주도청은 나 몰라라
관광선박이 제주 남방큰돌고래에 지나치게 가까이 접근하는 것이 금지된 후에도 여전히 관광선박이 돌고래를 위협하는 행태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청이 단속 책임을 방기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행태가 고쳐지지 않는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는 8일 제주의 해양보호생물인 돌고래들에게 지나치게 접근하는 관광선박들로 인해 제주의 남방큰돌고래들이 위협 받고 있는 영상을 공개했다. 지난 7일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 환태평양평화공원 앞 해상에서 오후 3시 40분부터 3시 45분 사이 핫핑크돌핀스가 촬영한 영상 속 선박은 2분 이상 남방큰돌고래들 무리에 과도하게 가까이 접근했으며, 속도를 멈추지 않고 그대로 운항하는 등의 행태를 보였다.
https://www.youtube.com/watch?v=D-L2UkXNWi0
핫핑크돌핀스를 포함한 시민단체와 전문가 등은 관광선박이 돌고래에 지나치게 접근하는 것으로 인한 안전사고 등 부정적 영향을 지속적으로 지적해 왔다. 이로 인해 지난해 4월에는 돌고래를 위협하는 행위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 취지로 해양생태계법 시행규칙이 통과됐다. 이 규칙에는 돌고래로부터 300m 이내에서는 엔진을 꺼야 하고, 50m 이내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위반 시에는 최대 2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이 시행규칙에 따르면 지난 7일 관광선박이 돌고래에 지나치게 접근한 것은 명백한 불법이다. 그러나 핫핑크돌핀스는 돌고래를 위협하는 관광선박들을 단속해야 할 제주도청은 인력이 부족하다는 핑계를 대면서 현장 단속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규칙을 위반한 영상을 신고했음에도 과태료 부과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핫핑크돌핀스는 시민단체가 수년간의 현장 고발을 하면서 처벌이 가능한 제도가 만들어졌지만 공무원들의 단속 의지 부재로 인해 국제적 보호종인 남방큰돌고래들이 관광선박들의 횡포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핫핑크돌핀스는 현장 단속 권한을 가진 제주도청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규칙을 위반한 관광선박 업체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고, 영업정지 등의 적극적인 행정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핫핑크돌핀스는 이번 영상과 관련해 관계당국에 신고를 했다면서 이 건에 대해 과태료가 부과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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