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합은 전 주인이 했는데”… 과징금 250억에 난처한 한샘 대주주 IMM PE

오귀환 기자 2024. 4. 8.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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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한샘을 비롯한 주요 가구업체의 담합에 대해 대규모 과징금을 부과하면서 한샘 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 PE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대부분의 담합은 이전 최대주주인 조창걸 전 한샘 명예회장 아래서 이뤄졌는데, 과징금으로 인한 책임은 IMM PE가 져야 하다 보니 억울해하는 기류도 읽힌다.

한샘이 250억원이 넘는 과징금을 부과받으면서 대주주인 IMM PE 입장이 난처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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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가구업체 31곳에 과징금 931억원
2012년부터 2022년 4월까지 입찰 담합
IMM PE, 한샘 경영권 인수는 2022년 1월
한샘 “의결서 접수 후 행정소송 검토”

공정거래위원회가 한샘을 비롯한 주요 가구업체의 담합에 대해 대규모 과징금을 부과하면서 한샘 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 PE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가뜩이나 실적 악화로 신음하고 있는데 초대형 악재가 터졌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담합은 이전 최대주주인 조창걸 전 한샘 명예회장 아래서 이뤄졌는데, 과징금으로 인한 책임은 IMM PE가 져야 하다 보니 억울해하는 기류도 읽힌다.

IMM CI.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가구업체 한샘은 전날 공정위로부터 211억5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한샘 자회사인 넥서스에도 41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이외에도 현대리바트와 에넥스 등 주요 국내 가구업체 31곳이 총 931억원의 과징금을 낼 위기에 처했다.

공정위는 이들이 2012년부터 10년간 24개 건설사가 발주한 738건의 빌트인 특판가구 입찰에서 낙찰자를 미리 정해놓거나 입찰가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담합을 벌였다고 밝혔다. 빌트인 특판가구란 싱크대나 붙박이장처럼 신축 아파트에 설치되는 가구를 말하는데, 그 비용은 분양원가에 포함된다.

한샘이 250억원이 넘는 과징금을 부과받으면서 대주주인 IMM PE 입장이 난처해졌다. 한샘이 지난해 겨우 영업이익이 흑자(19억원)로 돌아섰는데, 다시 실적이 악화할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기준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경기가 부진한 흐름을 보여 IMM PE 입장에선 첩첩산중이다. 가구업체 한샘 실적은 부동산 경기와 연동하는 경향이 있다. 한샘은 지난해 매출액(1조9669억원)이 역성장한 이유로 부동산 경기 침체를 꼽기도 했다.

한샘은 지난해 유동충당부채로 1039억원을 설정했다. 이중 공정위 과징금 관련은 221억원이다. 지난해 3분기 사업보고서까지만 해도 141억원을 예상했으나, 그 규모가 50% 넘게 커진 셈이다. 유동충당부채는 설정 후 1년 내 지출 가능성이 매우 높은 부채를 의미한다. 각종 소송 비용이나 임직원 퇴직금 등이 이에 해당한다.

유동충당부채 여파로 한샘 실적은 부진에 빠져있다. 한샘은 지난 2021년 559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충당부채 여파에 2022년(-713억원)과 2023년(-612억원)은 적자를 기록했다. 유동충당부채는 장부상 손실이지만, 실제 과징금을 납부하면 그 금액이 그대로 회사에서 빠져나간다.

한샘 가구담합 기간이 2012~2022년인 만큼 IMM PE는 다소 억울한 측면이 있다. IMM PE는 한샘 경영권을 2022년 1월에 인수했는데, 담합 행위 대부분이 전 주인 아래서 이뤄졌기 때문이다. IMM PE는 지난 2022년 1월 조창걸 전 한샘명예 회장과 특수관계자 7명의 지분 27.7%를 사들이며 한샘의 새 주인이 됐다.

다만 경영권 매수 전에 실사 작업이 이뤄지는 만큼, IMM PE가 이러한 행태를 몰랐을 리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IMM PE 역시 이러한 행태에 대해 알고 있었을 것”이라면서도 “공정위의 과징금 규모나 제재 강도에 대해선 예측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샘 측은 이르면 내달 안으로 발송되는 공정위 의결서를 접수한 뒤 행정 소송 여부를 따져볼 예정이다. 승소할 경우 충당부채로 쌓은 만큼 영업외이익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 한샘 측은 “공정위 의결서 접수 후 신중히 검토해 행정 소송 제기 등 법령 및 절차에 따라 대응할 예정”이라며 “최종 금액은 공정위 의결서 접수 이후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IMM PE 관계자는 “계약 당시 세부 조건 등을 다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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