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살에 떠난 아들 학우들에게…퇴직금 1억 기부한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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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손성혁(23)씨의 아버지 손명동(61)씨는 8일 창원대 대학본부 건물 현관에서 아들의 이름과 얼굴이 새겨진 기부자 명패를 어루만지며 눈시울을 적셨다.
손씨 부부는 먼저 세상을 떠난 아들 성혁씨의 모교인 창원대에 이날 장학금 용도로 대학발전기금 1억원을 기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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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친 손명동씨 “어차피 아들 위해 쓰려던 것”
“내 아들은 나와 다르게 참 잘생겼죠?”
고 손성혁(23)씨의 아버지 손명동(61)씨는 8일 창원대 대학본부 건물 현관에서 아들의 이름과 얼굴이 새겨진 기부자 명패를 어루만지며 눈시울을 적셨다.
손씨 부부는 먼저 세상을 떠난 아들 성혁씨의 모교인 창원대에 이날 장학금 용도로 대학발전기금 1억원을 기탁했다. 창원대는 이날 제1호 명예졸업장과 감사패를 손씨에게 수여했다.
아들 성혁씨는 2019년 창원대 경영학과에 입학해 2학년을 마치고, 군에 입대해 2022년 만기 전역했다. 그는 지난해 복학하지 않고 세무사시험을 준비하던 도중 12월21일 심장마비로 갑자기 목숨을 잃었다. 아버지 손씨는 “성혁이는 2대 독자였다. 이제 겨우 23살이고 건강한 아들인데, 심장마비라고 하니까 믿기지 않았다. 올해 세무사시험을 치려고 했는데, 결국 못했다”라며 울먹였다.
성혁씨는 2년 동안 전체 평점이 4.5 만점에 4.3을 받을 만큼 성실한 학생이었다. 2년 내내 성적 우수 장학금을 받았고, 전 과목 에이플러스(A+)를 받은 학기도 있었다. 아버지 손명동씨는 “성적에 비해 장학금 액수가 적다고 생각했다. 장학제도가 조금 보완됐으면 하는 마음에, 그리고 경제적으로 힘든 학생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1억원을 장학금으로 기부하기로 부부가 결정했다”고 말했다.
손명동씨는 지난해 정년퇴직을 하며 받은 퇴직금에서 1억원을 마련했다. 손씨는 “내 퇴직금에서 1억원은 아들을 위해 쓰려고 떼놓았었다. 아들 이름으로 기부하는 것은 어차피 아들을 위해 쓰는 것이라서 전혀 부담스럽거나 아깝지 않다. 아들의 모교와 후배들이 성장하고 성숙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돼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민원 창원대 총장은 “지난 겨울 하늘의 별이 된 성혁씨는 이제 창원대의 별이 되었다”라고 말했다. 성혁씨와 고교·대학 동창인 친구 김성수씨는 “작고 귀엽지만 책임감 강한 친구였다. 같이 학교에 다니며 계속 함께할 수 없어서 너무 안타깝다”며 눈물을 흘렸다.
“좋은 곳에 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보고 싶구나! 아들아.” 아버지 손명동씨는 아들이 다니던 대학 교정을 둘러보며 결국 눈물을 떨궜다. 성혁씨의 어머니는 이날 대학발전기금 기탁식에 결국 참석하지 못했다. 손명동씨는 “아내는 아직도 매일 울면서 몸을 추스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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