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요 백서방!" 까면 깔수록 더하는 김수현의 무한매력

아이즈 ize 이설(칼럼니스트) 2024. 4. 8.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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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이설(칼럼니스트)

사진=tvN

이제부터 김수현의 반격이 시작된다. 아마 그것은 상상 이상으로 완벽하면서도 통쾌할 것이다.

tvN 화제작 '눈물의 여왕'이 총 16부작 중 지난 주말 9∼10회를 방영하면서 반환점을 돌아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지난달 31일 방송된 8회의 엔딩은 총 16부작 중 전반부의 결말이자, 남은 8부작의 서막을 알리는 전환점이었다. 대기업 퀸즈 그룹 일가가 모슬희(이미숙)-윤은성(박성훈) 모자에게 모든 것을 잃고 사위 백현우(김수현)의 시골집 용두리로 낙향하는 장면은 가히 충격이었다. 시청률은 16.1%로 그때까지의 자체 최고를 찍었다.

드라마를 꼼꼼하게 봤던 시청자들은 알리라. 뭐 저런 허술한 대기업이 다 있냐고? 처음엔 엄청난 재력과 권위로 기세등등하고, 사위 백현우(김수현)를 며느리처럼 부리며, 시골 사는 사돈댁을 무시하다가, 사기꾼에게 그리도 쉽게 농락을 당하고 쫄딱 망해서 결국 용두리 사돈댁에 의지하는 식객으로 전락하다니…, 이거 스토리가 해도 너무한 것 아닌가 하는 반응 말이다.

그러나 9∼10회를 지켜보며 박지은 작가에게도 다 계획이 있었음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근래 보기 드문 남자 신데렐라 캐릭터의 어처구니 없음과 황당함에는 결국 다 이유가 있었던 것. 남편을 무시하는 재벌가 아내 홍해인(김지원)과 더는 살고 싶지 않아 이혼하려던 백현우가 아내의 시한부 판정을 알고 난 뒤 본심을 숨기는 이야기가 코믹하면서도 동화적이었는데, 이는 모두 후반전의 도전과 응전, 반전의 반전, 이종세계의 결합, 사이다 같은 전복과 결말을 위한 복선이었던 셈. 마치 박 작가의 전작인 '사랑의 불시착'에서 갑자기 북한에 가게 된 재벌가 홍세리(손예진)를 떠올리게 하는 구도였다. 홍세리가 정반대의 세계에 있던 리정혁(현빈)을 만나 흥미로운 일들이 벌어진 것처럼 용두리에서도 분명 비슷한 일이 펼쳐지고 있었다. 그리고 동시에 교활한 수법으로 퀸즈 그룹을 순식간에 삼킨 빌런 윤은성에 맞설 유일한 히어로는 이제 백현우뿐임을 웅변하고 있는 듯했다.

사진=tvN

김수현은 자신을 감싸고 있던 껍질을 하나씩 하나씩 깨며 숨겨둔 실력을 선보였다.

9회에선 액션의 달인으로 거듭났다. 서울대 출신의 변호사이자 신데렐라처럼 마음씨 고운 백현우는 혼자서 건달 3명쯤은 가볍게 제압할 정도로 남성미가 넘쳤다. 앞서 변호사치곤 부담스러울 정도로 두드러진 복근을 슬쩍슬쩍 공개했던 이유를 충분히 알 것 같았다. 백현우는 '모범생'에 '뇌섹남'도 모자라 정의감 넘치는 '액션 가이'였다.

아울러 그동안 전혀 다른 세계에서 살아왔던 퀸즈 그룹 일가와 용두리 사람들이 한데 섞이며 좌충우돌하는 모습도 코믹하게 그려졌다. 해인의 엄마(나영희)가 백미선(장윤주)의 미용실에서 혼쭐이 나거나, 해인이 시어머니(황영희)에게 요리를 배우고, 재벌가 홍범자(김정난)가 시골 사람 영송(김영민)과 러브 라인을 만들어가는 모습이 배꼽을 잡게 했다.

그러나 '완벽남' 백현우에 대한 박 작가의 애정은 10회에도 지속됐다.

10회에선 홍해인에 대한 백현우의 지고지순한 사랑이 두드러졌다. 애틋한 감정이 한껏 고조됐다. 비록 돌이키기 어려울 만큼 결혼 생활이 엉망이 됐지만 부부 관계 회복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연애 초기의 풋풋한 감정이 담긴 '쭈쭈바'를 함께 먹으며, 백현우는 "지금의 기억을 가지고 옛날로 돌아가더라도 변함없이 홍해인을 선택할 것"이라는 진심을 고백해 홍해인은 물론 여성 시청자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했다.

사진=tvN

이런 백현우를 위해 최후의 승부수를 던지는 홍해인의 이야기도 흥미를 더했다.

홍해인은 가족과 백현우를 지키기 위해 윤은성의 교활한 제안을 받아들이는 척했다. 퀸즈 백화점 대표 복귀 기자회견에 제 발로 찾아갔다. 윤은성은 홍해인의 복귀 기자회견에서 아예 둘의 결혼 발표까지 할 심산이었다.

그러나 홍해인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기자회견이 시작되자 홍해인은 윤은성의 실체를 까발렸다. 윤은성으로부터 백현우를 빌미 삼아 대표에 복귀하도록 협박을 받았다는 사실과 함께 자신이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는 것까지 고백해 보는 이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예상하지 못한 발언에 현장은 당연히 아수라장이 됐지만 백현우로 향하고 있는 홍해인 마음을 시청자들이 모를 리 만무했다.

이런 식으로 홍해인을 위한 백현우의 복수 드라마는 차근차근 진행됐다. 이 와중에 모슬희-윤은성 모자와 연관이 있는 그레이스 고(김주령)를 설득해, 윤은성이 빼돌린 홍만대(김갑수) 회장의 거취를 추적했다. 홍 회장이 모슬희-윤은성의 폭주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는 인물임을 부각해 백현우의 활약을 다시 한 번 예고했다. 사랑하는 남편으로서, 변호사로서, 자신의 몸을 지킬 줄 아는 액션 가이이자 나쁜 놈들을 응징하는 정의의 히어로로서 백현우는 잔뜩 부상할 채비를 마쳤다.

10회 시청률은 이전 최고였던 8회보다 훌쩍 높은 19%로 치솟았다. 앞으로 백현우가 어떤 것들을 보여줄지 충분히 짐작이 가지만,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은 결국 백현우-홍해인의 사랑의 완성이고, 용두리를 비롯한 백현우 가족의 정의의 복원, 그리고 안하무인이었던 퀸즈 그룹 재벌가의 대대적인 각성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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