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장일치 일변도’ 끝날까...“4월 금통위, '인하' 소수의견 주목”

김동찬 2024. 4. 8.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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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회 연속 기준금리 동결 확실시
관전 포인트는 소수의견 등장 여부
내수 둔화 본격화에 ‘1명’ 가능성 제시
“3개월 내 금리 인하 예측도 늘어날 것”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오는 12일 개최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금리 인하’ 소수의견이 등장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장기간의 긴축 기조에 내수 부진이 본격화된 상황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등 금융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3개월 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는 금통위원의 숫자도 지난 2월보다 1~2명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예측도 제시됐다.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금통위는 오는 12일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1월 0.25%p 인상을 끝으로 지난 2월까지 9회 연속 기준금리 동결에 나선 금통위가 이달까지 기준금리를 3.50%로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1%로 2개월 연속 3%를 웃도는 등 고물가가 유지되고 미국의 금리 인하 시기가 불투명한 상황이라 금통위가 선제적으로 금리를 내리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다만 동결 결정에도 ‘금리 인하’ 소수의견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내수 부진이 점차 심화하고 부동산PF 부실에 따른 금융 불안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정책 전환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대부분 미국 등 외부변수이고 내부적으로만 보면 기준 금리 인하 요인은 충분한 상태”라며 “물가가 최근에 다시 튀긴했으나 중앙은행의 예상 경로를 따라가고 있고 최근 전망을 보더라도 한은이 물가 상방 리스크보다 내수 부진 등 경기 하방 리스크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가가 다시 크게 반등하는 게 아니라면 부동산 PF 등 금융안정에 힘써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어 한 명 정도의 소수의견이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2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내수 부진 등에 따라 물가 상승 압력이 소폭 약화되면서 긴축완화의 위험이 다소 감소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위원은 “부동산 PF 부실 확산 리스크는 여전히 잠재하고 있고 은행 및 비은행 금융기관의 연체율이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어 긴축 지속의 위험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질 기준금리의 부담감이 커지는 것도 기준금리 인하 소수의견 등장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위원은 “인플레이션 안정화에 힘입어 3월말 기준 실질 기준금리는 1%에 근접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실질 금리는 5개월 연속 플러스 국면에 위치한 가운데 매월 0.2%p씩 상향 조정되고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14개월 연속 한은의 금리가 동결되는 가운데 같은 기간 실질 금리는 2.3%p 상향됐다.

신 연구위원은 “서비스 산업 등 내수의 위축 등에 발목이 잡힌 국내 경제의 취약점이 나타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경제심리지수 순환변동치는 이미 하향 조정되고 있다”며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4월 금통위는 금리 동결 속에 금리 인하 소수의견 등장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소수의견이 아닌 포워드 가이던스를 통한 ‘인하 검토' 의견이 이달 회의 때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2월 금통위에서는 금통위원 만장일치 동결에도 총재를 제외한 6명의 금통위원 중 1명이 3개월 뒤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는 등 ‘포워드 가이던스’를 제시한 바 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 관련 시기·횟수에 대한 전망은 모두 다르지만, 연말까지 최소 1번의 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라는 예측에는 대부분이 동의하는 상황”이라며 “국내외 상황은 2월에 비해 크게 바뀐 것이 없으나 연말과 좀 더 가까워졌기 때문에 포워드 가이던스를 통해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위원이 2~3명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연구원은 “시장이 피벗을 선반영한 상태에서 4월부터 소수의견이 제시될 경우 연말까지 금리가 더 많이, 빨리 내려갈 수 있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며 “공식적으로 ‘금리 인하’ 소수의견이 나올 확률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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