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뿌리가 친일파? 김준혁 논리면 서울대 출신도 친일파냐”

변문우 기자 2024. 4. 8.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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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 인터뷰]김준혁 규탄집회 연 김애순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이사장
“김준혁 사상 자체가 의문점 많아…자기중심 생각을 역사서라고 쓴 것”
“민주당 정치 수준이 그 정도…총선 막론하고 교육계서 같이 싸울 것”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4·10 총선을 앞두고 각종 막말로 논란을 빚은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수원정 후보가 이번에는 유치원 단체를 비하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시사저널이 지난 5일 단독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김 후보는 본인의 저서 《김준혁 교수가 들려주는 변방의 역사》에서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의 뿌리를 친일파로 규정하며 "친일파가 만든 최초의 유치원은 경성유치원이다. 뼛속까지 스며들도록 친일교육을 시킨 게 바로 우리나라 유치원의 시작"이라고 주장했다. (☞ 4월5일자 기사 "한국유치원총연합회 뿌리는 친일파"…김준혁이 쓴 '역사책' 봤더니" 참조)

이에 한유총은 심각한 명예 훼손을 당했다며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100여명의 회원들과 '김 후보 사퇴'를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에 나섰다. 김애순 한유총 이사장은 이날 집회 전 시사저널과 만나, 김 후보에 대해 "사상 자체가 의문점이 많다. 자기중심 생각을 역사서로 쓴 것인 만큼 대부분 왜곡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유치원의 뿌리가 친일파라는 논리면, 서울대와 경기여고나 수도여고 등 역사 깊은 공립학교 출신들도 전부 친일파가 되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의 김애순 이사장(중앙)과 회원들이 8일 국회 본관 앞에서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수원정 후보 사퇴를 촉구하는 규탄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시사저널 변문우

김준혁 후보가 '한유총의 정신적 뿌리가 친일파로부터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지금 저희 유치원 단체들과 교육계가 가만히 있어선 안 될 시점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사람이 국회의원이 되면 이 나라가 어떻게 되겠나. 이 사람은 사상 자체에 굉장히 의문점이 많은 분이다. 한유총의 뿌리가 친일파라는 논리면, 서울의 경기여고나 수도여고, 창덕여고 등 공립학교를 나온 사람들은 전부 다 친일파가 되는 셈이다. 저도 수도여고 출신인데 그 동문들까지 저격하는 것인가. 심지어 대학교 차원에서도 경성제국대학이 모체인 서울대 등이 충분히 의문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인데, 후폭풍을 어떻게 감당하려는지 모르겠다. 교육을 모르는 사람이다."

김 후보는 '친일파가 만든 최초의 유치원은 경성유치원이고, 경성유치원을 만든 사람이 이완용'이라는 사실을 앞선 주장의 근거로 내세웠다.

"일제강점기 이후 일제가 떠나고 난 다음 우리나라가 어떻게 다시 섰는가. 당시는 인재를 별도로 개발해 놓은 곳도 없었던 만큼, 결국 학교 인재들밖에 없었다. 그 인재들이 이 나라를 이끌어왔다. 그런 어렵고 불가피했던 역사적 상황을 '매국노'라는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은 절대 안 된다고 본다. 그런 시각이라면 전 세계에서도 비슷한 역사적 문제를 가지지 않은 나라가 없을 것이다. 이렇게 매국노로 다 치부해버린다면 나라라고 할 수 있겠나."

설립 당시의 역사적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인가?

"그렇다. 기존 우리나라에는 서당이나 학당 외엔 '학교'라는 개념과 체계 자체가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도 외국에서 체계를 잡아서 우리 것으로 만들어야 했다. 결국 그들이 만든 체계가 시발점은 됐지만, 그것을 계승하고 이어간 것은 우리나라였다. 우리나라의 교육을 우리가 주체적으로 했지, 일제를 비롯한 그들한테 맡긴 적이 있는가. 이를 두고 어떻게 매국노, 친일파라는 표현을 사용할 수 있는가. 그렇게 치면 조선시대 실학부터 현 공교육 기관들을 전부 매국노로 지칭할 것인지 김 후보에게 묻고 싶다."

김 후보의 사과가 아닌 사퇴까지 촉구한 이유는 무엇인가.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있다. 세 살에 시작하는 유아 교육이야말로 핵심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유치원 교육에 대해 왜곡된 역사관을 가지고 발언한 분이 어떻게 나라를 위해 일을 할 수 있겠나."

민주당은 관련 논란에 별도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를 이끌어나가는 위정자들의 정치 노선 수준이 그 정도에 머물러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논란과 관련해 한유총 차원의 향후 대응 계획이 있다면.

"유치원 단체는 물론이고 교육계 전체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저희는 총선 상황과 상관없이 김 후보가 사퇴할 때까지 계속 이 시위를 진행할 것이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 회원들이 8일 국회 본관 앞에서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수원정 후보 사퇴를 촉구하는 규탄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시사저널 변문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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