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택한 정치인은?…선거철 더 와닿는 이야기

남지은 기자 2024. 4. 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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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5일 시작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애플티브이플러스 7부작 미국드라마 '맨헌트' 1부.

전쟁부 장관 에드윈 스탠턴은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죽음으로 민주주의가 흔들릴까봐 두려워하는 시민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150여년 전 링컨 이야기는 리더가 얼마나 중요한가 보여준다.

금토드라마 '원더풀 월드'(MBC)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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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정치 조명한 드라마들
링컨 암살 사건을 중심으로 민주주의 정신을 탐구하는 미국드라마 ‘맨헌트’. 애플티브이플러스 제공

“대통령은 쿠데타가 아니라 선거로 바꾸는 겁니다!”

지난달 15일 시작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애플티브이플러스 7부작 미국드라마 ‘맨헌트’ 1부. 전쟁부 장관 에드윈 스탠턴은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죽음으로 민주주의가 흔들릴까봐 두려워하는 시민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흑인 투표권 허용, 노예제 폐지 등 링컨이 추구하는 공정한 세상에 반기를 든 이들이 그를 암살했어도 신념을 무너뜨릴 수는 없다는 의미다.

‘맨헌트’는 제임스 엘(L) 스완슨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1865년 남북전쟁 종전 5일 뒤 일어난 링컨 암살 사건을 쫓으며 민주주의와 반인종주의 정신을 탐구한다.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는 “미국의 방향을 바꿀 사건에 대한 신선한 해석이며 오늘날의 정치 풍토를 직접 관통한다”며 “이 드라마가 시청자에게 많은 고뇌를 남겼다”고 평가했다.

150여년 전 링컨 이야기는 리더가 얼마나 중요한가 보여준다. 리더가 바뀌자 흑인을 살해한 백인이 처벌받지 않고, 남군을 도운 이들이 사면되는 등 공정과 평등의 가치는 흔들린다. ‘맨헌트’뿐만 아니라, 최근 공개된 정치 드라마들은 그릇된 리더십이 낳는 결과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원더풀 월드’ 허울 좋은 말과 행동으로 유권자를 속이는 정치인 김준. 문화방송 제공

유권자는 좋은 정치인을 가려낼 줄 아는 눈을 키워야 한다고

금토드라마 ‘원더풀 월드’(MBC)는 말한다. 허울 좋은 말과 행동에 속아서는 유권자의 책무를 다할 수 없다. 극중 한국연합당 대선 후보 경선을 앞둔 김준은 “권력을 이용해 법을 마음대로 주무르는 일은 없어야 한다. 모두에게 평등하게 법이 적용되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그는 누구보다 권력의 단맛을 즐기는 정치인다. 그는 자신의 비자금을 세탁해주던 건설사 대표가 음주 사고로 구속되자 그를 빼내려고 권력을 이용한다. 경선 주자로서 “싸우고 물어뜯는 정치는 없어져야 한다”면서도 뒤로는 경쟁자들을 끌어내리기 위해 뒷조사한다. 그에게 정치란 “적이라도 필요하면 옆에 두고 친구라도 쓸모없어지면 내다 버리는 것”일 뿐이다.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강수호 앵커의 외침을 우리는 새겨들어야 한다.

‘멱살 한번 잡힙시다’ 상대를 음해하는 기사를 내보내려던 정치인 모현택. 한국방송 제공

정치세력과 언론의 유착과 이로 인한 거짓보도가 판치는 선거판에서 사실 보도를 구분해내는 힘도 중요하다. 방영 중인 월화드라마 ‘멱살 한번 잡힙시다’(KBS2)는 대선후보인 모형택 새로통합당 대표를 통해 정언유착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모 의원의 정언유착 시도를 고발하는 시사프로그램 진행자 서정원에게 억울함을 호소하면서도 뒤에서는 또 다른 음모를 꾸민다. 서정원은 “이 방송 한 번으로 세상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바뀔 때까지 죄지은 자들의 멱살을 끝까지 잡고 놓치지 않겠다”고 말한다.

현실 정치를 조명하는 드라마는 계속 나오고 있다. 고교 학생회장 선거로 정치판을 풍자하는 ‘러닝메이트’가 상반기 오티티 티빙에서 방영된다. 한 모범생이 이미지를 바꾸려고 학생회 선거에 러닝메이트로 나가면서 점차 선거판의 중심 인물로 거듭난다는 줄거리로 영화 ‘기생충’(2019년)의 공동각본인 한진원 작가의 첫 연출작이다. 드라마 ‘추적자’(2012년)로 정경유착을 파고들었던 박경수 작가의 ‘돌풍’도 오티티 넷플릭스에서 하반기에 나온다. 부패한 거대권력을 뿌리째 뽑아버리려 하는 국무총리와 그에 맞서는 경제부 총리의 이야기다.

소도시 시장 선거를 통해 정치인의 자세와 투표의 중요성을 직접 드러냈던 김은숙 작가의 드라마 ‘시티홀’(2009년)은 선거를 앞두고 온라인에서 재소환되고 있다. 보도블록을 교체하고, 친인척이 소유한 땅 주변에 다리를 놓고, 사돈댁 근처 농지를 대지로 바꾸려던 극중 정치인의 모습이 오늘과 닮아서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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