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카이스트도 ‘절레절레’...바이오특구 대전서 몇 년째 창업 지지부진
2021년부터 카이스트 학생창업 2건 그쳐
다른 바이오창업도 지지부진...‘바이오특구’ 명성 무색
고급 인재·투자의 서울 집중 현상
바이오 창업 생태계 형성 미비가 원인
김 대표는 “최근 몇 년간 바이오 산업이 위축돼 있었던 데다 대전이라는 지역적 한계 때문에 바이오 창업이 활발하지 않다”며 “제약부터 화장품, 질병 진단 기기 등 분야의 폭이 넓고 다양하기 때문에 분야별 차별 맞춤 육성이 마련돼야 바이오 창업이 활발해 질 것”이라 강조했다.
대전에 위치한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출신이 ‘바이오메디컬 규제특구’로 지정된 대전에서 바이오 기업의 학생창업이 몇 년째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급 인력 유치와 투자의 어려움뿐만 아니라, 대전이 바이오 분야 창업 육성에 제대로 힘쓰고 있지 못한 것이 원인이라는 전문가 지적이 나온다.
지난 2019년 대전은 바이오산업 육성을 통해 일자리 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바이오메디컬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됐다. 기간은 지난해 말까지로, 규제특구 지정 이후 병원체자원 공용연구시설 구축·운영으로 백신·치료제 조기 상용화 사업 등을 운영했다.
그러나 8일 매일경제가 카이스트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카이스트 출신 학생이 창업한 바이오 기업은 대전에서는 2018년 1곳, 2019년 6곳, 2020년 2곳에 그쳤고, 2021년, 2022년은 각각 한 곳에 그쳤다. 전체 지역으로 범위를 넓혀 봐도 2018년 5곳, 2019년 11곳, 2020년 5곳, 2021년 6곳, 2022년 2곳에 그쳤다.
카이스트 출신뿐만이 아니다. 대전에서 바이오 창업 자체가 지지부진하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서 펴낸 ‘국내 바이오 중소벤처기업 현황 통계’에 따르면, 2017년 대전에는 바이오 중소벤처기업 131곳이 있었다. 2018년 159곳, 2020년 228곳, 2021년 231곳이 존재했다. 대전이 2019년 규제특구로 지정된 직후인 2020년 기업 수가 크게 늘어나는 듯 했으나, 이듬해부터 다시 둔화됐다. 서울과 비교하면 차이가 확연하다. 서울은 2018년 바이오 중소벤처기업이 360곳 있었고, 2020년 587곳, 2021년 639곳이었다.
이에 대해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상임부회장은 인재와 투자의 서울 쏠림 현상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이 상근부회장은 “아무래도 서울에서 창업을 하면 더 나은 인재를 채용할 수 있고 투자를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등 혜택이 많으니 창업자들이 대전보다는 서울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대전이 전반적으로 바이오 창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지 못한 것도 또 다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 상근부회장은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대전은 바이오 분야 창업이 굉장히 활발했고, 바이오 1호 벤처기업인 ‘바이오니아’도 나왔다”며 “하지만 좋은 바이오기업의 경영 노하우가 잘 전수될 수 있는 인프라가 마련돼야 하는데, 그게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대전이 미국의 ‘랩 센트럴(LabCentral)’을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 2013년 만들어진 랩센트럴은 미국 보스턴에 위치한 바이오 전문 스타트업 육성·지원기관으로, 수많은 스타트업이 모여 연구실과 장비 등을 공동 사용하고 법률 지원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이 상근부회장은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한 곳에 모여 실험과 연구를 진행하며 자신만의 창업기업을 키워나가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카이스트는 학생 바이오 창업을 장려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김대수 카이스트 생명과학기술대학장은 “전공필수 강좌를 대폭 줄이고 선택과목으로 구성해 다양한 과목수강, 부전공, 복수전공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인공지능(AI)와 빅데이터 관련 과목을 대학원에 개설했고, 공동 연구도 독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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