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가왕 9주년 특집, ‘9′로 화면 도배… 조국당 슬로건 연상 자막도”

최혜승 기자 2024. 4. 8.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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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제3노조, 회사 측 대응 비판 성명
MBC, 자체 판단으로 결방하곤 해명엔 “조국당” 언급
이어 한겨레 “징계 따른 위축 효과” 보도
MBC 복면가왕 9주년 특집 예고편. 두 출연가수 가면에 숫자 '999'가 각각 적혀 있는 모습. /MBC

MBC 제3노조가 ‘복면가왕’ 9주년 특집 방송 결방에 대한 회사 측 행태를 비판했다.

MBC가 정부 등 외부 압력 때문이 아닌, 자체 판단으로 결방을 결정해놓고도, 방송 내용 전체가 숫자 ‘9′로 도배된 상황을 정확히 알리지 않은채 무작정 ‘조국혁신당의 기호가 연상돼 방송이 연기됐다’는 식으로만 밝힘으로써, 총선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제3노조는 7일 ‘복면가왕 연기는 제작상의 문제 때문… 회사는 정확히 해명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회사의 정상적인 프로그램 심의와 방송 결정 과정에 대해 조국혁신당과 민주당은 언론탄압의 프레임을 들이댔다”며 “프로그램을 보고는 절대 그런 말 못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MBC 홈페이지에 올라온 복면가왕 9주년 특집 예고편을 보면, 자막과 출연가수들의 가면에 숫자 ‘9′를 강조한 장면이 여러번 노출된다. 자막에선 ‘출구없는 매력의 대결’을 ‘출9없는 매력의 대결’로 표기했으며, 판정단의 한 출연진은 숫자 ‘9′를 가슴에 달고 나오기도 했다. 경연에 참가한 두 가수는 분홍색으로 ‘999′가 적힌 가면을 쓰고, 맞은 편 또 다른 가수는 기차 그림 위에 ‘999′가 적힌 가면을 쓴 장면이 포착됐다.

MBC 복면가왕 9주년 특집 예고편. /MBC

제3노조는 “9주년이라는 사실은 한없이 반복됐고, 출연가수들은 숫자 9와 한가지라도 연관성이 있는 인물들”이라며 “제목에 9자가 들어간 노래들이 이어졌고 ‘승승장9′처럼 9자와 상관없는 한글 ‘구’자도 마구잡이로 9자로 대체됐다. 심지어 조국혁신당의 슬로건인 ‘9한다’를 연상시키는 내용의 자막도 포함됐다고 한다”고 했다.

이어 “복면가왕 9주년 특집이 숫자 9가 화면을 도배할 지경이었다”며 “조국혁신당의 존재를 논외로 하더라도 그 도가 지나치다는 내부 평가가 나올 지경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차마 그대로 방송할 수 없었던 듯하다”고 했다.

제3노조는 “날씨 예보에 ‘파란색 1′을 내보내 문제를 일으키고, 망언 논란이 된 민주당 후보 어깨에 국민의힘 로고를 붙여 항의를 받아도 유감표명 한번 안 한 MBC가, 정부여당의 탄압이 무서워서 다 준비한 프로그램을 하루 전에 취소했다고 믿는 시청자가 얼마나 될까 모르겠다”고 했다.

앞서 MBC는 지난 6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4월 7일 일요일 방송 예정이었던 ‘복면가왕’은 제작 일정으로 인해 결방한다”고 밝혔다.

다음 날인 7일 오후 2시12분, 한겨레는 복면가왕 9주년 특집이 연기된 데 대해 “조국혁신당의 기호 9번과 겹쳐 오해를 살 수 있다는 내부 의견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방송통신위원회 선거방송심의위원회(선방위)가 ‘미세먼지 1′ 날씨 예보에 관계자 징계를 의결하는 등 잇단 법정 제재가 부른 ‘위축 효과’로 풀이된다”고 했다.

그로부터 18분만에,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페이스북에 이 보도를 공유했다. 다시 7분이 흐른 오후 2시37분, 이번엔 조국당 비례대표 후보 신장식 변호사가 페이스북에 “이럴거면 KBS 9시 뉴스는 2시로 땡기라! 전 국민 구구단 금지령을 내리라!”고 썼다. 이어 조국 대표가 자기 페이스북에 ‘9틀막 정권!’이란 글을 남겼다.

오후 4시29분 이지수 조국혁신당 대변인이 “어느덧 ‘검열과 제재의 시대’에 살고 있다. 입틀막, 귀틀막, 파틀막에 이어 이른바 ‘9틀막’ 정권이라 부를 만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경기 하남시 지원 유세 중 해당 보도를 언급하며 “그러면 이제 1주년, 2주년 이런 것도 하면 안되나? 아니, 2주년은 없는 것으로 만들어야 하겠네”라고 했다. 이어 “이게 지금 정상적인 나라가 아니다”라며 “앞으로 이 상태가 게속되면 정말 나라가 망하게 생겼다”고 했다.

국민의힘 비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는 논평을 내고 “(결방 결정 이후) 기다렸다는 듯 조국혁신당 측이 ‘9틀막’이라는 정치적 의혹을 제기했다”며 “이와 관련해 MBC 제3노조는 ‘방송국 자체 판단임을 밝혔음에도 조국혁신당이 마치 정치적 의도와 배경이 있는 것처럼 상황을 몰고 가고 있다’며 ‘MBC와 조국혁신당이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고 했다. 이어 “MBC는 지금이라도 ‘야당과 짜고 친다’는 의혹을 해명하고, 당장 복면가왕을 방영하기를 촉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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