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보조금 30조… 中, 전기차 생태계 교란[한국경제 흔드는 ‘차이나 대공습’]

이근홍 기자 2024. 4. 8. 12: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중국이 자국 우선주의 정책을 기반으로 키운 전기차 산업이 세계 자동차 시장의 판도를 흔들고 있다.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국면에 접어든 전기차 시장이 잠시 주춤하는 사이 중국은 오히려 출혈 경쟁을 부추기는 초저가 공세로 글로벌 확장 전략에 드라이브를 걸며 한국은 물론 미국·유럽·일본 완성차 업체들과 정면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내수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자 상식을 파괴하는 수준의 저가 모델을 내놓으며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한국경제 흔드는 ‘차이나 대공습’ <5> -‘초저가’로 전기차·배터리 굴기
비야디, 2000만원 전기차 출시
내수시장 포화되자 글로벌 공략
출혈경쟁 부추기는 초저가 공세
韓상륙 앞두고 국내업체도 긴장

중국이 자국 우선주의 정책을 기반으로 키운 전기차 산업이 세계 자동차 시장의 판도를 흔들고 있다.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국면에 접어든 전기차 시장이 잠시 주춤하는 사이 중국은 오히려 출혈 경쟁을 부추기는 초저가 공세로 글로벌 확장 전략에 드라이브를 걸며 한국은 물론 미국·유럽·일본 완성차 업체들과 정면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치킨게임을 두려워하지 않는 중국산 전기차의 한국 시장 상륙이 초읽기에 들어가며 국내 자동차 시장의 생태계를 교란시킬 것이라는 업계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8일 시장조사 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는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순수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상용차 포함) 시장에서 전년(182만1000대) 대비 58.3% 증가한 288만3000대를 판매해 1위를 차지했다. 글로벌 점유율도 처음으로 20%대(20.5%)를 넘었다. 2위는 테슬라(180만9000대·12.9%), 3위는 폭스바겐(99만3000대·7.1%)이었고, 현대자동차·기아(56만 대·4.0%)는 7위에 올랐다. 2021년까지만 해도 61만4000대 판매에 그쳤던 BYD는 주력인 1000만∼3000만 원대 저가 모델을 앞세워 2022년 테슬라를 제친 뒤 1위 자리를 이어오고 있다.

자동차 산업 변방이던 중국이 전기차 무대에서 단숨에 글로벌 선두 자리에 오른 배경에는 편파적인 정부 지원과 막대한 내수 시장이 있다. 중국 정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까지 중국이 전기차 업체에 쏟아부은 보조금 액수는 총 1600억 위안(약 30조 원)으로, 이 중 업계 1위인 BYD는 70억 위안(1조3000억 원)의 보조금을 받았다. 중국 소비자들의 자국 기업 밀어주기도 두드러진다. 지난해 BYD의 전체 전기차 판매량 중 약 96%는 내수 판매가 차지했다. 2022년에는 내수 판매 비중이 99%에 달했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내수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자 상식을 파괴하는 수준의 저가 모델을 내놓으며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가전업체 샤오미가 최대 800㎞의 주행거리를 지닌 전기차 ‘SU7’을 5000만 원대에 출시해 전기차 가격 경쟁에 또 한 번 불을 질렀다.

올해는 한국 시장도 중국 기업들의 본격 공략 대상에 올랐다. BYD는 현재 한국 진출을 위해 환경부로부터 차량 성능 인증 평가를 받고, 한국 조직 인력을 채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BYD코리아 측은 “한국 진출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말을 아꼈지만 중형 세단 ‘씰’과 SUV ‘아토3’ 등이 유력 출시 모델로 거론되고 있다. 아토3의 경우 경쟁 차종으로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니로’ 등이 꼽히는데 중국 내 출시 가격은 2200만 원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가격 정책은 사실상 생태계를 교란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차·기아 등 국내 업체의 경우 내연기관부터 기술력을 쌓아왔기 때문에 전동화 전환 과정에서 하이브리드차로 대응이 가능하지만 전기차 업체들은 그게 어렵다”며 “캐즘 국면에서 살아남기 위해 중국 업체들은 초저가 전략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홍 기자 lkh@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