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배럴당 ‘100달러’ 눈앞…인플레 반등 우려 ↑

2024. 4. 8. 10:1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멕시코 원유 수출 일부 중단
美 인플레 이제 잡히나 했는데
Fed·바이든 정부 모두에 악재
지난3월 네덜란드령 카리브해의 빌렘스타드에 있는 코르소우 정유공장 [AFP]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국제 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한 가운데 100달러선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동 전쟁 확전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멕시코가 원유 수출을 줄이면서 원유 공급에 차질이 예상 되면서다. 유가가 크게 오르면 인플레이션 반등을 초래해 미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내리기 어려워지고 미국 대선까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주요 원유 공급국인 멕시코가 수출을 일부 중단하면서 미국이 자국산 원유 활용을 늘리고 수출을 줄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비싼 연료 수입을 줄이겠다”고 선언한 후 자국 공급을 늘렸다. 이에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오는 석유 수송량은 35% 감소해 201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근 멕시코 국영 석유회사 페멕스가 외국 정유사와의 일부 공급 계약을 취소해서 원유 수출은 더욱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유 공급 계속 줄어 “100달러 돌파 전망”
지난 3월 네덜란드령 카리브해의 빌렘스타드에 있는 코르소우 정유공장 [AFP]

중동 불안이 고조되며 국제유가는 지난 5일(현지시간) 5개월만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브렌트유는 배럴당 91.17달러에 거래를 마쳐 90달러대를 돌파했다. 5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0.37% 상승한 배럴당 86.91달러로 마감했다.

멕시코가 공급 감축을 하기 전에도 원유 공급은 계속 감소했다. 러시아산 원유는 서방 제재의 영향을 받고 있고, 예멘의 친이란 무장정파 후티반군은 홍해에서 유조선 공격을 이어가면서 원유 수송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여기에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회원 산유국으로 구성된 OPEC 플러스가 원유 감산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유조선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멕시코, 미국, 카타르, 이라크는 3월 한 달 동안 석유 수출량을 하루에 100만배럴 이상 줄였다.

블룸버그는 “이러한 공급 경색은 미국의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유가 랠리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면서 “글로벌 기준이 되는 브렌트유가 2년 만에 다시 100달러 선을 위협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에너지 조사업체인 에너지 애스펙트의 암리타 센 연구 책임자는 블룸버그 텔레비전 인터뷰에서 “현재 (원유 가격 인상의) 더 큰 원동력은 공급 측면에 있다”며 “전반적으로 수요는 문제없다”고 말했다.

美 인플레 이제 잡히나 했는데…악재 될 듯
지난 3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국 아틀랜타 주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FP]

투자은행들은 예상 원유 가격을 일제히 올렸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 체이스는 오는 8~9월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제유가는 브렌트유 기준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직후인 2022년 3월 127달러까지 올랐다가 현재는 100달러 밑으로 내려왔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브렌트유와 WTI의 올해 평균 가격을 각각 86달러, 81달러로 제시하면서 올여름 유가가 모두 배럴당 95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유가가 오르면 운송료도 함께 상승해 미국 내 인플레이션이 악화할 가능성이 커진다. 물가가 다시 오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통화정책 전환을 하기 어려워진다. 최근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지난 4일 “인플레이션이 지금처럼 계속 횡보한다면 금리를 인하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며 물가 상승에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앞서 연준은 물가상승률 목표치인 2%를 달성할 경우 올해 안에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재선을 노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도 유가 상승은 악재다. 블룸버그는 “원유 랠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례 없는 감소에 따라 40년 만에 최저치에 도달한 미국의 긴급 석유 비축량을 다시 채우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계획을 좌절시킨다”며 “식량과 에너지 가격이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바이든에게 정치적 위험”이라고 평가했다.

binna@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