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민호 아산시파워유소년야구단 감독 "야구도 인생도 '스텝 바이 스텝'이죠"[일구일행인터뷰-9]

심재희 기자 2024. 4. 8.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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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민호 아산시파워유소년야구단 감독 인터뷰
"기본기와 정신력이 실력을 좌우한다."

일구일행(一球一幸). 공 하나하나에 행복을 느끼는 아이들이 있다. 드넓은 운동장에서 공을 던지고 치고 달리며 건강하고 올바르게 자라는 소년들. 바로 대한유소년야구연맹(회장 이상근) 소속 유소년야구 선수들이 주인공이다. '공부하는 야구, 행복한 야구, 즐기는 야구'를 지향하는 대한유소년야구연맹은 2011년 문을 열고 한국 야구 유망주 육성 산실이 됐다. 두산 베어스에서 활약 중인 왼손 투수 최승용을 비롯해 여러 프로 선수들을 배출하며 한국 야구 저변 확대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한국 야구를 넘어 스포츠 전체에 좋은 모범사례가 되는 대한유소년야구연맹을 이끌어 나가는 사람들과 진솔한 이야기를 나눠 본다. (편집자 주)


황민호(오른쪽) 감독이 감독상을 받고 있다. 
인터뷰하는 황민호(왼쪽) 감독. 

[마이데일리 = 횡성베이스볼파크 심재희 기자] 일구일행 인터뷰 여덟 번째 주인공은 배우 같은 외모에 카리스마를 내뿜는 황민호(42) 아산시파워 유소년야구단 감독이다. 황민호 감독은 어느덧 유소년야구단을 지휘한 지 13년 차를 맞은 '베테랑 사령탑'이다. 아산시파워 유소년야구단을 전국의 강호로 이끈 그는 확고한 지도자 철학을 가지고 있다. "기본기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주먹을 불끈 쥔다. 어린 아이들이 올바르게 성장하고 인성도 잘 갖출 수 있도록 항상 '스텝 바이 스텝'을 외치며 함께 전진한다.

◆ 서른 즈음에 창단한 유소년야구단

황민호 감독은 학창 시절부터 꾸준히 노력하며 성장했다. 흘린 땀은 배반하지 않았다. 온양온천초, 온양중을 거쳐 천안북일고에서 뛰면서 주목을 받았다. 천안북일고 재학 당시 2학년 때 주전 자리를 꿰찰 정도로 좋은 기량을 뽐냈다. 하지만 아쉽게도 부상의 덫에 걸렸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첫 연습 경기에서 부상을 입었다. 슬라이딩 과정에서 어깨를 다쳤다. 이후 부상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가능성을 인정받아 여러 대학교로부터 구애 손짓을 받았다. 그러나 가정 형편을 생각해 부모님께 대학교 생활까지 지원받는 것에 미안함을 느껴 스스로 진학을 포기했다.

야구를 그만두고 군대를 다녀와 여러 가지 일을 했다. 28살쯤 우연한 기회로 야구 레슨장에서 코치를 맡게 됐고, 직접 운영을 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서른 즈음에 셋째 아이가 생기면서 '다시 야구로 자리를 제대로 잡아야 되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그렇게 제2의 야구 인생을 본격적으로 열었다. 황 감독은 "서른 즈음에 셋째를 가지는 기쁨을 얻었다. 가족을 위해 더 열심히 살아야 되겠다는 생각을 가졌는데, 바로 떠오른 게 역시 야구였다"며 "제가 자란 아산으로 돌아와 야구단을 창단하게 됐다"고 과거를 돌아 봤다.

2012년 파워베이스볼클럽을 오픈했다. 지역명 없이 파워유소년야구단으로 창단 절차를 밟았다. 선수 시절 때처럼 묵묵하게 열심히 조금씩 전진했다. 파워유소년야구단이 잘 운영되고 실력을 인정받으면서 한기준 전 아산시야구협회 회장으로부터 아산시 지원을 약속 받았다. 그렇게 지금의 아산시파워 유소년야구단의 첫발을 내디뎠다. 황 감독은 "2012년에 파워베이스볼클럽을 열고 아산시파워 유소년야구단으로 자리를 잘 잡았다"며 "열심히 노력했고, 창단 2년째부터 선수반을 구성했다. 여러 지인들의 도움을 받으며 현재까지 아이들을 잘 육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산시파워 유소년야구단 선수들이 우승 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기본과 정신력이 실력을 만든다

쉽지 않게 아산시파워 유소년야구단을 창단한 황 감독은 지도자 철학을 묻는 질문에 곧바로 "기본과 정신력"이라고 답했다. 그는 "저는 아이들을 가르칠 때 먼저 정신적인 부분을 강조한다. 스스로 정신적으로 잘 준비하면서 열심히 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며 "기본 자세와 함께 솔선수범 또한 항상 이야기한다. 저부터 솔선수범해야 아이들이 잘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열심히 기본기를 갈고닦고 정신적으로 잘 집중하면 좋은 실력이 따라온다고 믿는다"고 힘줬다.

기본기와 정신력을 강조하지만 아이들을 결코 강압적으로 가르치진 않는다. 자유로운 분위기를 만들어 주면서 스스로 성장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감독의 임무라고 다짐한다. 황 감독은 "제가 선수 생활을 할 때는 수동적인 마인드를 가질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그렇게 해야 실력을 쌓고 경기에 나설 수 있다고 잘못 생각하는 경향도 있었던 듯하다"며 "유소년야구단 감독이 된 이후로 '소통'의 중요성을 확실히 느꼈다. 아이들을 잘 이해시키려면 먼저 잘 다가가서 소통해야 한다. 그래야 아이들이 '생각하는 야구'를 펼치면서 시나브로 성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산시파워 유소년야구단을 이끈 지 어느덧 13년 차를 맞았다. 감독으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일까. 우승 순간 등을 예상했지만, 황 감독은 의외의 답변을 내놓았다. 먼저 "구단을 창단한 지 어느덧 13년 차를 맞았다.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며 "되돌아보면 모든 순간이 중요했다. 열심히 노력한 순간들이 모여 지금의 아산시파워 유소년야구단이 완성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초등학교 때부터 가르쳤던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찾아와 같이 여행을 간 적이 있다. 그 순간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며 "아이들이 부쩍 자라 사회 일꾼이 되어 뿌듯하다. 대학교에서 야구를 하는 친구를 비롯해 직업 군인, 소방공무원 등 다양한 일들을 하고 있다. 정말 잘 커준 제자들이 자랑스럽다"고 미소를 지었다.

황민호(왼쪽) 감독. 

◆ 유소년야구의 '파워'를 제대로 보여주다!

현재 아산시파워 유소년야구단은 50~60명 정도로 구성되어 있다. 선수반 25명, 취미반 20명, 주니어반 10명이 속했다. 수도권 팀들보다 다소 규모가 작다. 하지만 실력은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그동안 거둔 눈에 띄는 성적이 그런 부분을 증명한다. 2012년 창단 이후 여러 리그를 통틀어 40회 이상 우승을 했다. 황 감독은 "우리 구단 아이들이 정신력으로는 대한유소년야구연맹 팀들 중 가장 강력한 '파워'를 갖추고 있을 것이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아산시파워 유소년야구단의 '막강 파워'는 더 높은 곳으로 잘 뻗어나가고 있다. 황 감독의 가르침을 받고 성장한 전문 선수들이 프로무대에 섰고, 앞으로 더 많이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2022년에 3기 졸업생 권동혁 군이 LG 트윈스에 지명됐고, 2023년에 3기 졸업생 박지호 군은 두산 베어스의 부름을 받았다. 올해도 여러 선수들의 프로 지명을 기대하고 있다. 6기 졸업생인 경기상고 에이스 임진묵과 강원고 4번타자 이창희, 3기 졸업생인 동원대 에이스 곽지호가 프로 구단 지명 후보로 꼽힌다.

황민호 감독은 아산시파워 유소년야구단에서 좋은 선수들이 더 많이 나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열심히 노력해 프로무대까지 진출한 선수들이 후배들에게 좋은 목표 의식을 심어준다고 짚었다. 그는 "사실 유소년야구단을 운영할 때 성적은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야구를 더 오랫동안 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중요하다고 항상 생각한다"며 "선수반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프로무대나 대학교로 향하는 선수들도 기본에 충실하고 좋은 정신력을 갖추며 성장했다. 프로야구 선수들이 매년 배출되면서 재학생들도 목표 의식을 가지고 더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산시파워 유소년야구단 졸업식 및 후원의 밤에 참석한 선수단. 

◆ 스텝 바이 스텝

황 감독은 어린 선수들이 조급한 마음을 가지지 않도록 잘 리드하고 코칭하는 것이 자신의 임무라고 거듭 이야기했다. 또한, 그가 계속 말한 것처럼 '꾸준히 노력해 기본기를 갖추고 열심히 실력을 쌓으면 좋은 결과를 이루는 게 세상사'라는 진리를 강조했다. "여러 번째 이야기하지만 선수들이 기본기의 중요성을 꼭 알아주기를 바란다"며 "빨리 잘하고 싶은 마음은 알지만, 기본기부터 하나하나씩 완성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나중에 정말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고 힘줬다.

앞으로 목표에 대한 질문에는 '스텝 바이 스텝'이라는 유명한 영어 표현을 떠올렸다. "사실 거창한 목표 같은 것은 없다.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구단을 이끌면서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어린 아이들과 잘 소통하면 성과는 따라올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이어 "아이들에게 강조하는 것처럼, 저 스스로도 '스텝 바이 스텝'을 되새긴다"며 "세상에 공짜는 없다. 열심히 노력하고 소통해서 구단이 조금씩 천천히 발전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언급했다.

황 감독은 선수로서 만개하지 못한 자신이 아산시파워 유소년야구단을 창단해 잘 이끌게 된 데 대해 도움을 준 사람들이 매우 많다고 고백했다. 특히 구단에 '파워'를 더해준 여러 사람과 기관에 감사의 마음을 알렸다. "우선, 항상 저희 구단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여러 대회를 열어 주시는 이상근 대한유소년야구연맹 회장님,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으시는 아산시 체육회와 정우천 아산시야구소프트볼협회 회장님께 진심으로 감사 말씀을 올린다. 또한, 각 지역을 대표해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위해 현장에서 열심히 지도하는 대한유소년야구연맹 감독들께도 고맙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저를 열심히 따라와 주는 아산시파워 유소년야구단 선수들과 학부모님들께도 항상 감사 드린다."

선수들을 지도하는 황민호(왼쪽)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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