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위 던지고 제비뽑기…신축 아파트 빌트인 가구 '2조 담합' 적발

2024. 4. 8. 09:0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가구업계의 가격 담합 관행이 드러났습니다. 신축 아파트에 들어가는 '빌트인 가구' 입찰에 참여하기 전, 주사위나 제비뽑기로 낙찰 업체를 미리 정해 수익을 챙겼습니다. 10여 년 동안 31개 가구 업체가 나눠 먹은 물량만 2조 원에 달합니다. 정주영 기자입니다.

【 기자 】 요즘 신축 아파트엔 통상 붙박이 가구를 함께 설치합니다.

싱크대나 거실장 등의 '빌트인 가구' 특판 구매 입찰에서 31개 가구 업체가 최근 10여 년 동안 담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출혈 경쟁을 피하며 2조 원에 달하는 물량을 나눠 먹은 수법은 교묘했습니다.

입찰 전 주사위를 굴려 순위를 정하거나, 제비를 뽑아 낙찰 예정사를 합의했습니다.

선정된 낙찰 예정사는 입찰 견적서를 미리 공유했고, 들러리 업체는 이보다 높은 금액을 적어 일부러 떨어졌습니다.

담합 입찰이 끝나면 단체 채팅방에서 수고했다거나 이대로 천년만년이라며 결의를 다졌습니다.

공정위는 이런 짬짜미로 아파트 분양원가가 올라, 국민들이 84제곱미터 기준 25만 원 안팎의 분양가를 더 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31개 업체에 시정명령과 함께 931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 인터뷰 : 황원철 / 공정거래위원회 카르텔조사국장 - "장기간에 걸쳐 전국적으로 광범위하게 지속해 온 가구업계의 담합 관행을 근절함으로써 국민의 주거생활과 밀접한 특판가구 시장에서의 경쟁을 회복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과징금이 가장 많은 한샘은 "책임을 통감한다"며 「"구시대적인 담합 구태를 철폐하고 윤리경영을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고 했습니다.」

이번 담합 건과 관련해 8개 가구업체와 전·현직 임직원 12명은 형사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MBN뉴스 정주영입니다. [jaljalaram@mbn.co.kr]

영상취재 : 김영호 기자 영상편집 : 오광환 그래픽 : 고현경

Copyright © MB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