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없이 ‘1승8패 악몽’ 경험했는데… 한숨 나오는 불운, KIA 시험대 올랐다

김태우 기자 2024. 4. 8.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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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찬호는 몸에 맞는 공이 발단이 돼 결국 1군 엔트리까지 말소되는 불운을 겪었다 ⓒKIA타이거즈
▲ 지난해 박찬호가 없는 시기 팀 승률이 좋지 않았던 KIA는 열흘간 팀 구상이 복잡해졌다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지난해 포스트시즌 진출을 놓고 마지막까지 경쟁을 벌인 KIA는 9월 중순에서 말까지로 이어지는 일정을 그르치며 끝내 6위로 밀려났다. 두 선수의 부상이 복합적인 악재를 불렀다. 박찬호(29)와 나성범(35)이었다. 팀 전력의 비중에서는 나성범이 더 크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단순히 팀 성적만 놓고 보면 박찬호의 영향력이 더 컸다는 분석도 있다.

박찬호는 지난해 9월 12일 삼성전에서 5회 유격수 땅볼을 친 뒤 1루에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다 왼쪽 네 번째 손가락 인대를 다쳤다. 애당초 3주 정도 휴식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을 정도로 가볍지 않은 부상이었다. 공교롭게도 팀 추락은 박찬호의 부상과 함께 시작됐다. 박찬호는 9월 25일 선발 라인업에 복귀했는데 9월 13일부터 9월 24일까지 KIA는 9경기에서 딱 1승을 거두는 데 그쳤다.

9월 13일까지만 해도 60승54패2무로 리그 5위를 달리고 있었던 KIA는 이 기간 승부에서 실패하며 9월 24일 승률 5할(61승61패2무)로 떨어졌다. 순위도 6위로 밀려났다. 이 기간 KIA는 3루를 보던 김도영을 유격수로 돌리고 최정용 변우혁 등 대체 자원들을 3루에 넣었으나 공·수 모두에서 박찬호의 비중을 대체하지는 못했다. 공격은 그렇다 치고 수비 쪽에서의 공백이 도드라졌다.

물론 이 1승8패가 단순히 박찬호의 공백만으로 이뤄진 것은 아니겠으나 이제 박찬호라는 이름 석 자 없이 KIA 라인업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을 실감하기에는 충분했다. 각고의 노력으로 예상보다 빨리 복귀한 박찬호지만 10월 4일 kt와 경기에서 팔목에 공을 맞으며 이탈했고, 분쇄골절 판정을 받으며 그대로 시즌 아웃됐다. 탄력을 받지 못한 KIA의 포스트시즌 희망도 며칠 지나지 않아 꺼졌다.

오랜 기간 팀에서 공을 들인 유격수인 박찬호는 2022년을 기점으로 공격 생산력이 올라오기 시작하며 이제는 골든글러브를 노려볼 수 있는 선수로 성장했다. 이전부터 에너지 넘치는 수비력과 주력은 정상급 평가를 받고 있었고 마지막 퍼즐이었던 공격에서도 인정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박찬호는 지난해 130경기에서 타율 0.301을 기록하며 유격수 규정타석 3할이라는 쉽지 않은 업적을 세우기도 했다.

올해 출발도 좋았다. 이범호 신임 감독이 리드오프로 낙점한 가운데 첫 11경기에서 타율 0.364를 기록하며 기막힌 스타트를 끊었다. 수비에서도 원숙한 경기력으로 올해 유격수 골든글러브 레이스를 주도하는 선수 중 하나였다. 그런데 이번에도 부상이 발목을 잡는다. 박찬호는 7일 광주 삼성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KIA 구단 관계자는 “왼쪽 흉추부 타박상 부종 소견을 받았고, 결장 기간은 열흘 정도”라고 설명했다.

3월 31일 두산전에서 최지강의 몸쪽 공에 허리 부위를 맞았는데 당시에 멍이 크게 드는 등 조짐은 있었다. 경기에 나서지 못할 정도는 아니라 계속 출전했으나 6일 광주 삼성전에서 주루 도중 이 부위의 통증이 심해졌다. 아주 큰 부상은 아니지만 관리를 해줄 필요가 있어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몸에 맞는 공 하나가 불씨가 돼 1군 엔트리 제외까지 이어진 것이다. 페이스가 좋았기에 개인적으로나 팀으로나 아쉬운 일이다.

▲ 박찬호의 부상 공백은 공수 모두에서 크게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KIA타이거즈

물론 장기 결장은 아니고 열흘을 쉬면 다시 1군에 올라올 수 있다. 그러나 KIA 부상이 잊을 만하면 튀어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뒷맛이 개운치는 않다. KIA는 시범경기 당시 나성범이 햄스트링을 다쳐 개막 출전이 불발됐고, 이어 황대인의 햄스트링 부상, 임기영의 옆구리 부상에 이어 이번에는 박찬호가 다쳤다. 나성범 황대인 임기영은 아직 복귀 시점이 미정인 가운데 일단 박찬호의 공백을 잘 메우는 게 관건이다.

이범호 감독은 8일 경기에서는 최근 타격감이 좋은 서건창을 리드오프로 세우고, 유격수 자리에는 캠프 기간 내내 내야 백업 시험대를 거쳤던 박민을 선택했다. 서건창은 1안타 1볼넷, 박민은 안타 두 개를 치며 분전했다. 다만 박민이 수비에서 실책 세 개를 저지르며 불안감을 남겼고, 이는 선수가 빨리 털어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이번에도 패배가 모두 박찬호 공백 때문은 아니었겠지만, 공교롭게도 그가 빠지자마자 팀이 패한 상황. KIA는 박찬호 없이 최소 7경기를 해야 한다. 지난해 성적과 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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