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라미드 게임’ 신슬기 “삼수까지 한 피아노 전공 아깝지 않냐고요?”[스경X인터뷰]

하경헌 기자 2024. 4. 8.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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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드라마 ‘피라미드 게임’에 서도아 역을 연기한 배우 신슬기. 사진 티빙



티빙 드라마 ‘피라미드 게임’에 출연한 배우 신슬기는 모두의 선망을 받는 ‘연예인’ ‘배우’라는 직업을 갖기 이전에도 모두가 부러워하는 삶을 살았다. 빼어난 외모에 붙임성이 있는 성격, 거기에 피아노 전공으로 예체능적 재능이 있었으며 이를 통해 서울대 기악과를 나온 재원이기도 하다.

여기에 서울 강남에 있는 유명병원 성형외과의인 아버지를 뒀고, 연예인 데뷔 전부터 이미 넷플릭스의 예능 ‘솔로지옥 2’을 통해 유명세를 알렸다. 그가 원하는 모든 것은 다 잘 되는 것 같았고, ‘피라미드 게임’의 출연과 배우로의 데뷔 역시 그의 다재다능을 증명하는 에피소드로 보이는 것도 같다.

하지만 그를 가리고 있는 베일을 살짝 들어보면 나름 20대로서 자신의 삶에 치열했던 청춘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래서 아직은 그의 연기에 대한 탐구보다는 신슬기라는 사람의 탐구가 조금 더 흥미로운 부분도 있다. 그는 ‘피라미드 게임’에서 게임의 중재자이자 반장 서도아 역을 맡았다.

티빙 드라마 ‘피라미드 게임’에 서도아 역을 연기한 배우 신슬기. 사진 티빙



“오디션을 보고 합류했어요. 제가 받았던 대본에는 도아가 없었어요. 캐릭터 중 어떤 것을 할까 신경을 쓰고 임했죠. 박소연 감독님이 오디션 막바지에 안경을 써보라고 주시는 거예요. 순간 ‘안경을 쓴다면 도아인데’라고 생각했죠. 비언어적 표현을 하는 서도아의 역할이 흥미로웠고 재미있었어요.”

모두가 알다시피 신슬기의 연기 도전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보통 배우들이 연기를 시작할 때는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확신이 정립된 상황이 많다. 예를 들면 ‘평생 배우를 할 텐데…’라는 생각으로 시작하는 식이다. 하지만 신슬기의 경우는 연기 역시 하나의 ‘도전’으로 받아들인다는 점이다. 그가 20대에 하고 싶은 일 중 하나가 연기였고, 그는 그 도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피라미드 게임’ 자체가 진입장벽이 있고, 이를 설득하는 게 중요하다고 봤어요. 좀 더 정확하고 명확하며 똑 부러지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예전 아나운서를 준비할 때 배웠던 딕션이나 발성의 화술이 도움이 됐어요. 실제 도아와 비슷한 학창시절 친구가 있었죠. 그 꼿꼿한 자세와 동작을 떠올렸어요.”

티빙 드라마 ‘피라미드 게임’에 서도아 역을 연기한 배우 신슬기 출연장면. 사진 티빙



연기는 지금까지 신슬기가 했던 일 중 가장 흥미로운 일 중 하나였다. 일을 하기 위해 본래 자신을 완벽하게 지우고 길었던 머리도 짧게 잘랐다. 무엇보다 촬영장에서 카메라를 바라보는 일부터 호흡법, 몸을 쓰는 요령 등도 새로웠다.

“대학교에 들어가면서 다양한 도전을 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연기 공부를 시작했어요. 예능으로도 물론 사랑을 받아서 감사하지만, 그 이후에 연기 공부를 하면서 도전을 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어요.”

어린시절부터 피아노를 좋아해 전공으로 삼기 시작한 신슬기는 예원학교와 서울예술고에 진학하며 피아노 학도의 꿈을 키웠다. 하지만 그의 부모님은 신슬기가 전공에만 매몰된 삶을 사는 일을 원하지 않았다. ‘선한 영향력’에 대해 배웠다. 의료봉사를 가는 아버지와 늘 자립을 강조하는 어머니로 인해 다양한 도전의 중요성을 배웠다.

티빙 드라마 ‘피라미드 게임’에 서도아 역을 연기한 배우 신슬기 출연장면. 사진 티빙



“모두 제게 부족함 없는 삶을 예상하실 수 있지만 제게도 ‘헝그리 정신’ 같은 것이 있었던 것 같아요. 부모님을 보면서 의지하고 싶지 않았고 제 의지로 이뤄나가고 싶었어요. 제가 하는 예술은 ‘선한 영향력’에 있어서는 좋은 일이었거든요. 연주를 하고 백스테이지에 찾아와 눈물을 흘리며 좋아해 주시는 분들을 보면서 많은 분들에게 드리는 울림을 느끼게 됐죠.”

그렇게 피아노를 좋아하고 삼수까지 해서 기악과에 들어갔지만, 그에게는 그 결과보다는 과정에서 얻는 교훈들이 중요했다. 연기 역시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울림을 주고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일이었다. 그가 기악과의 전형적인 진로를 벗어나 방송에 나오고, 연기를 시작했을 때 실제 음악을 하는 후배들이 ‘그런 길이 있다는 걸 알게 돼 좋았다’고 하는 말들이 더욱 뿌듯하게 다가왔다.

“물론 제가 처운도 있었지만, 운 이전에 정확한 목표를 가져왔다고 생각해요. 그에 맞는 노력도 했고요. 스스로 부족한 면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부끄럽지 않게 해왔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더욱 인정받고 사랑받는 쪽으로 노력하고 싶어요. 이제 시작하는 신인이니까 더욱 노력할 부분이 많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티빙 드라마 ‘피라미드 게임’에 서도아 역을 연기한 배우 신슬기. 사진 티빙



서울대 출신의 피아노 전공자, 아나운서 준비 경험, 미스춘향 출신, 병원장인 아버지, ‘솔로지옥 2’ 덱스의 썸녀, 주목받는 연기 신인. 사실 이 모두는 신슬기의 모습이기도 하지만 모습이 아니기도 하다. 우리는 조금 더 이 젊은 배우의 뜨거운 의지를 주목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그 모습에서 조금 더 삶의 의지와 활력을 느끼는 일이 중요할 듯하다. 그것이 신슬기는 보는 가장 ‘슬기로운’ 방법이 아닐까.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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