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 질환’ 혼자 고민하다 치료 시기 놓치지 마세요[경희대한방병원 명의토크]

이병철 교수 경희대한방병원 신장·내분비내과 2024. 4. 8.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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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은 방광 아래에 위치해 요도를 둘러싸고 있는 남성의 생식기관이다. 정액의 30%를 생산하고 요로감염을 방어하는 역할을 한다. 이밖에도 20~30개의 작은 전립선관을 통해 정자와 함께 배출된 전립선액은 강산성인 질 내부를 중화시켜 정자가 살아남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수정을 위해 나팔관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에너지를 제공한다. 이러한 전립선에 이상이 오면 배뇨 및 난임에 관계되는 여러 증상이 초래된다.

경희대한방병원 신장·내분비내과 이병철 교수



대표적인 전립선 질환으로는 전립선염과 전립선비대증이 있다. 전립선비대증은 나이가 들며 나타나는 노화에 따른 생리적인 현상이지만 전립선염은 세균감염, 호르몬 이상, 자가 면역 이상, 근육 신경계 이상 등으로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과거 전립선염이 성병으로 발생한다는 인식이 많았지만, 최근 공중보건 등의 획기적인 개선으로 성병으로 인한 세균성 전립선염은 발생 빈도가 매우 적다. 상대적으로 스트레스나 호르몬 불균형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비세균성 전립선염이 훨씬 많다. 전립선염 환자들은 회음부 골반 등의 통증과 더불어 배뇨장애, 성기능 저하 등 증상으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느낀다. 이에 따라 한의학에서는 침이나 한약 치료를 시행한다. 만성 전립선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 따르면, 경희대학교한방병원 신장·내분비내과가 개발한 전기침 치료와 한약처방으로 약 70%의 환자가 뚜렷한 증상 개선 효과를 보였고, 기존 치료로 개선되지 않았던 환자에게서도 효과가 나타났다.

전립선 비대증은 40대 중반부터 전립선이 커지며 요로의 폐색을 유발해 소변의 배출이 어렵게 된다. 주요 원인은 노화지만, 복부비만 등 대사성 질환이 동반됐을 때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므로 배뇨장애 증상과 더불어 대사성 질환도 동시에 치료해야 한다. 전립선 비대가 전립선암으로 진행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두 질환은 전립선 내에서 발생 부위나 원인 및 양상이 완전히 다른 별개의 질환으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

최근 5년간 여성 불임 환자가 2% 증가했지만, 남성 불임 환자는 9% 이상 증가하고 있다는 보고가 있다. 이는 국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성뿐 아니라 남성에서도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한의학에서 보는 남성 불임의 주요 원인은 남성 호르몬 이상, 고환 생식기 이상, 생활 습관 등으로 인한 신정 부족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원인을 알 수 없는 특발성 불임인 경우도 있다. 원내 방문하는 환자들은 정자 수 감소, 정자 활동성 감소, 정자 기형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OAT 증후군’ 환자가 대부분으로, 임신 능력 저하를 유발하는 주요 원인 질환이다.

경희대한방병원 신장·내분비내과 이병철 교수



한약 치료로는 수백 년 전부터 남성 불임 및 남성 성기능 저하증 치료에 매우 효과적인 구기자, 토사자, 복분자, 차전자, 오미자 등으로 구성된 ‘오자연종환’을 처방한다. 평소 생활 습관 개선도 중요하다. 금주 및 금연과 체중조절이 반드시 되어야 하고, 적절한 유산소 운동과 스트레스 관리해야 한다. 새로운 정자가 만들어지기까지는 3개월 정도가 걸리기 때문에 남성 불임 치료는 반드시 3개월 이상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남성 불임이나 전립선 질환은 남성성과는 무관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남성성과 자신감의 감소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실제 증상이 있음에도 혼자 고민하다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빈번하다. 어렵게 병원을 방문해도 자신의 증상에 대해 말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환자의 마음을 충분히 공감하면서 환자의 말에 귀를 기울여 안정감을 가지고 마음을 열 수 있도록 진료에 임하고 있으니, 증상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치료하기를 권한다.

이병철 교수 경희대한방병원 신장·내분비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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